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크리위 Dec 05. 2022

10개월 아가와 강원도 여행 1편

처음으로 아가와 떠나는 자동차 여행

예상치 못한 목돈이 조금 생기고, 내년 엄마의 복직 이전에 추억을 쌓을 겸 국내 여행지를 물색했습니다. 처음에는 제주도에 가서 보름 정도 있다 올까 했는데, 현실적으로 아직 어른 아가와 가기에 어려움이 많을 것 같아서 강원도 양양을 3박 4일간 다녀왔습니다.


아기를 자동차 태우고 가장 오래 이동해 본 시간이 한 시간 반 정도입니다. 아가가 카시트에 앉아 있는 것이 지루하고 답답할까 봐 항상 이유식이나 분유를 먹이고 낮잠을 잘 타이밍에 맞춰 이동하곤 했습니다. 차에서 잘 자는 편이라 이러면 좀 수월하더라고요. 가끔 차가 막혀서 1시간이 넘어가면 아기도 깨어나서 답답한지 마구마구 울어대서 달래느라 진이 빠졌던 기억들이 있습니다.


저희는 그래서 작전을 잘 짰습니다. 서울 저희 집에서 양양고속도로를 타고 낙산비치호텔까지 2시간 30분이 걸리더라고요. 그래서 아기 컨디션이 제일 좋을 때 출발해서 중간 휴게소에서 이유식을 먹이고 충분히 쉬고 놀다가 다시 남은 거리를 이동하며 아가가 울 때는 떡뻥신공(아기가 찡찡거릴 때 떡뻥을 쥐어줘서 잠시간의 시간을 버는 것)으로 버티어 보자는 것이었습니다.

다행히 차도 안 막히고 아기 컨디션도 잘 따라줘서 양양 낙산까지 수월하게 올 수 있었습니다. 낙산비치호텔을 체크인하고 인근 낙산사를 둘러보았습니다. 겨울바다라 바람이 매서워서 아기를 꽁꽁 싸매고 다녀왔네요. 호텔은 아가가 아주 어릴 때는 아기침대 혹은 아기침대+가드를 선호했는데, 이제는 너무 굴러다녀서 온돌방을 예약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무래도 잘 때 마음이 편하긴 하더군요. 다만 온돌 특성상 바닥은 뜨겁, 공기는 비교적 차갑고 이래서 아기가 감기가 걸리지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했습니다.

요새 저희 아가는 이곳저곳 돌아다니면서 잡고 일어 서보고 서랍도 열어보고 하는 것을 좋아해서 온종일 눈을 뗄 수가 없습니다. 아기와 함께 하다 보니 저녁 메뉴도 고민입니다. 저녁 메뉴보다도 아기의자가 있는지, 이유식을 먹일 수 있는 환경인지를 먼저 생각하게 됩니다. 그리고 아기가 찡찡거리기도 많이 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가 안 가도록 가능하면 룸을 예약하거나, 이도 저도 안되면 5시쯤 해서 빨리 먹고 오게 됩니다. 

바다에 왔으니 횟집에 가야지 하고 먹고 왔는데 아기가 찡찡거려서 진땀을 빼고 왔습니다. 그래도 무사히 10개월 아가와 강원도 여행을 시작했습니다. 따땃한 온돌방에서 밤새 뒹굴거리고 다음날 일어나거든 또 다른 숙소로 이동할 예정입니다.

작가의 이전글 아기의 도리도리, 짝짜꿍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