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스트 vs 제너럴리스트

《나만의 게임을 만들어라》 강형근 작가 책을 읽고

지난 1년 동안 가장 잘했던 점은 사업을 통째로 맡아서 관리자 직책에 도 전한 것이었다. 사실 내가 맡게 된 자리는 총괄자가 중간에 그만두고 떠 나버린 사업으로 행여나 실적에 대한 책임을 떠맡을까 싶어 모두가 꺼리 던 일이었다. 하지만 나는 이 사업을 잘 운용해볼 자신이 있었고 머릿속 에 구체적인 계획까지 있었기 때문에 용기를 가지고 도전했다. 실적관리, 예산관리, 조직관리 등 PO(Project Owner)와 PM(Project Manager)의 역할 을 동시에 수행하며 밤낮으로 일에 몰입했다.


주로 했던 일은 신규 사업에 가장 알맞은 시스템과 체계를 만들고, 무 에서 유를 창조하는 개척 영업을 위해 출장을 다니는 일이었다. 일주일에 반 이상을 기차에 몸을 싣고 서울과 지방을 오가며 분 단위로 시간을 쪼 개어 사용할 만큼 바빴지만, 생각보다 일이 적성에 잘 맞았기 때문에 몸은 힘들어도 정신은 항상 선명했다. 부진했던 실적이 조금씩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고 중구난방이었던 사업의 방향성도 정리가 되면서 나와 함께 일 하며 목표를 달성해 줄 수 있는 직원이 필요하게 되었다.


앞으로 어떤 팀이 필요할지 구상하고 인재상을 구축한 후 면접관이 되 어 직원을 직접 채용했다. 많은 면접자 중에서 인재를 알아보고 최종 선 택하는 일은 쉽지 않았지만, 수년간 컨설팅을 하면서 지원자의 숨겨진 역 량을 수면 위로 끌어올리기 위해 했었던 노력과 시간이 실제 HR 업무를 하면서 크게 도움이 되었다. 실제로도 팀빌딩을 해나가는 과정은 사업 운 영 업무 중 가장 흥미로운 일이었다.


내가 일하고 싶은 직원들과 공동의 목표를 위해 협업을 이루니 정말로 일할 맛이 났다. 팀원들이 업무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리더로써 성 심성의껏 도왔고, 사회생활이 처음인 신입은 실무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교육하며 옆에 붙어서 모든 일을 하나씩 가르쳤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우리 팀은 애초에 설정한 목표를 넘어서며 사업 기간 내에 실적을 달성할 수 있었다.


최종 보고서까지 제출하니 맡았던 프로젝트는 종료되었지만, 소속되 어 있던 회사에서의 근무는 두 달 정도가 남게 되었다. 출근 여부가 애매 한 상황에 놓이면서 팀장님과 이 부분을 논의해보기 위해 대화를 요청했 다. 팀장님께서는 회사 밖 근처에 있는 조용한 카페로 나를 부르더니 이 렇게 말씀하셨다. “앞으로 우리 회사에서 직원으로 좀 더 일해볼 생각은 없어?” 나를 무척이나 이뻐한 팀장님의 제안이었기 때문에 이러한 제안이 감 사하면서도 어떤 답변을 드려야 할지 고민이 들었다. 관리자 직책을 맡기 전까지 오랫동안 일해온 컨설팅 분야에 무료함을 느끼고 있었기 때문에 이러한 제안에 귀가 솔깃해지고 마음이 흔들린 것이다.


‘스페셜리스트가 될 것인가? 제너럴리스트가 될 것인가?’ 그 무렵 나의 머릿속은 이 질문에 대한 정답을 내리려고 종일 뇌가 쳇바퀴 돌아가듯 움 직이고 있었다. 그리고 오랜 시간 끝에 결국 확실한 대답을 할 수 있게 되 었다. 나는 앞으로 조직 안에서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제너럴리스트가 되기보다 조직 밖에서 전문성 강한 스페셜리스트가 되고 싶다고 말이다.


지난 시간 동안 조직에서 업무 만족도는 높았지만, 마음 한편으론 남 의 일이 아니라 내 일을 하고 싶다는 욕망이 훨씬 컸다. 위에서 요구한 보 고서를 제출하기 위해 24시간 집중하여 만들었지만, 사실은 제대로 확인 조차 되지 않는다거나 진짜 노동이 아닌 가짜 노동을 위해 사무실에서 나 의 하루를 꼬박 소모하는 것은 나에게 견딜 수 없는 일이었다. 일의 시작 과 끝에서 주도권을 내가 좀 더 가질 수 있다면 분명 삶의 의미를 제대로 찾을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지난날, 매일 하는 일에 더 이상의 발전이 없다고 느꼈지만 나는 새로 운 영역에 망설임 없이 도전했고 팀장님의 결정적인 질문 덕분에 일에 대 한 재정의를 내려볼 수 있게 되었다. 스페셜리스트의 길을 선택했지만, 정상에 도착하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느낀다. 나만의 주특기 분야를 더욱 뾰족하게 가다듬어 그저 지식 보부상이 아닌 사업적 시스템까지 마 련해 볼 수 있는 직업인을 목표로 두고 오늘도 집 밖을 나선다.



ㅇ 어떤 분들에게 추천하나요?

직장에서 나만의 게임으로 목표를 이루고 싶은 분 지금 하는 일에서 어떻게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을까 고민하는 분


ㅇ 무엇을 얻을 수 있나요?

스스로가 HR전문가가 되어서 미래를 설계하는 방법


ㅇ 인상 깊었던 문장은 무엇인가요?

6~10년 차. 결정의 시기다.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제너럴리스트가 될 것 이냐 전문성 강한 스페셜리스트가 될 것이냐를 결정하고 움직여야 한다. 스 페셜리스트가 되고 싶다면 이 시기에 전문성을 위한 과감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 1년 정도 휴직하고 관련 업무를 더 공부하거나 경험을 쌓는 것도 좋다. 깊이를 갖춘 스페셜리스트와 만능재주꾼 제너럴리스트는 커리어 로드가 다 르다. 스페셜리스트는 독립이나 사업으로 확장해 생각할 수 있고, 제너럴리 스트는 관리형 임원을 거쳐 조직의 수장으로 나아간다.


ㅇ 함께 읽으면 좋은 책

《직장인에서 직업인으로》 김호 《내가 가진 것을 세상이 원하게 하라》 최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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