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문화 이야기 EP.2
싱가포르에서 룸메들과 살던 시절 격주로 클리닝 도우미 V가 우리 집에 와서 청소를 해주었다. 처음엔 이 서비스를 당연하게 여기는 룸메들이 신기했다. 내 입장에서도 방 세 개, 부엌, 화장실, 거실 다 해주는데 인당 겨우 2만 원 남짓이었기 때문에 마다할 이유는 없었다.
알고 보니 그녀는 한 가정에서 메이드로 풀타임 일하고 쉬는 날 부업으로 우리 집 같은 곳들에서 청소일도 하고 있다고 했다.
이렇게 싱가포르에서는 한 집에서 메이드를 고용하여 숙식을 제공하고 집안일이나 노인/아기 케어 등 도움을 받는 것이 흔한 풍경이다.
사진은 V와 파스타를 같이 먹은 날.
V가 왔을 때 마침 내가 저녁 식사 준비 중이었고 풍기는 냄새에 미안해 두 그릇을 퍼버렸다. 한국에서 온 귀한 오미자차까지
필리핀에 있는 그녀의 자식들, 손녀 애기 사진들을 보여주며 재잘대는 그녀를 보고 있으니 그녀의 힘의 원천을 조금이나마 짐작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커버 사진 by Nguyen Thu Hoa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