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문화 이야기 EP.4
여권 만료가 다가와 싱가포르에서 사진을 찍게 됐다.
구글 서치를 통해 중심가의 평이 아주 좋은 사진관을 찾았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오래된 동네 사진관 분위기가 느껴졌고 내 차례가 되어 커튼을 치고 들어가니 두 사람 서 있을 작은 공간이 나왔다.
상자 비슷한 것 위에 앉자 아마추어로 보이는 분이 카메라를 들고 들어와 서서 찍었다. 삼각대나 빛이 없어서 어딘가 어색했다.
미리보기로 보여준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전체적으로 어둡고 얼굴에 노란기가 돌아 살짝 범죄자 필이 났다.
한 번 더 찍어달라고 해서 3번을 찍었는데 더 이상 찍어주지 않을 태도를 보여서 포기하고 그중 아무거나 골랐다.
시설이 좀 좋은 곳으로 가면 낫지 않을까 하여 평이 좋은 오차드 쇼핑몰에 있는 사진관으로 갔다.
훨씬 쾌적하고 인테리어가 새것 같아 우선 안도했다.
그런데 곧 사진사/캐쉬어 직원이 DSLR 카메라 하나를 목에 메고 나오더니 나를 가게 밖 쇼핑몰 복도로 데리고 갔다.
그리고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흰 복도 벽에 서도록 시켰다.
잉.................. ??????? ㅠ 설마 여기서 찍는 건 아니겠지⁉️
사람들이 지나가며 쳐다봐서 민망한 기색을 감추려 애쓰며 겨우 찍어냈다.
4번까지 촬영 후 다 부자연스러웠지만 하나를 골랐다.
나중에 알고 보니 잔머리가 내려와 있었고 포샵은 존재하지 않았다.
이렇게 평이 좋은 두 곳에서 찍고 보니 다른 곳에 대한 기대들도 자연스레 사라져 버렸다. 어쩌면 한국의 서비스에 익숙해 나는 너무 많은 걸 바라는 걸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얘 누구냐....... 5년만 쓰고 바꾸지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