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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경태 Mar 04. 2018

로열티는 주고받아야 한다

달라는 본사, 주려는 가맹점이어야 한다

장사도 비즈니스다. 돈을 벌기 위해서 하는 일이다. 체인사업도 복제를 통해 보다 안정적인 수익과 매출을 기대하는 윈윈의 게임이다. 그런데 공급자인 본사가 수요자인 가맹점을 통해 매출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관리를 해야 할 일이 있을까? 관리를 하지 않으면 가맹점의 매출 하락은 불 보듯 뻔한 일일 것이다. 그렇게 가맹점이 점점 부실해져서 아파 드러누우면 결국 본사나 본점 역시도 그 영향을 받게 될 것이다.

복제를 통해 함께 좋아지는 미래를 기대했지만 결과는 그렇지 못한 현실로 귀결될 것이다. 따라서 반드시 주고받음이 있어야 한다. 서로가 주고받아야 한다. 일방적인 줌과 받음만으로는 관계는 오래갈 수 없다. 본사는 노하우를 자꾸 제공해야 하고, 가맹점은 피드백과 개인의 경험을 본사와 공유해서 보다 나은 전략과 전술을 세울 수 있게끔 도와야 한다. 그리고 거기엔 돈이 반드시 필요하다. 


돈을 받아야 노하우를 제공한다. 돈을 줬으니 노하우를 요청할 수 있다. 돈을 계속 받아야 책임과 게으름에서 벗어난다. 돈을 계속 주니까 안정적인 관리와 더 나은 기법을 공유받아 경쟁자보다 나은 결과를 맺을 수 있다. 끊임없이 돌고도는 뫼비우스의 띠와 같은 맞물림이 일어나게 된다. 돈 때문이다. 돈이 없으면, 돈으로 주고받지 않으면 이 거래는 당연히 지속될 수 없다.      


쪼개어 받는 로열티는 여러모로 합리적이다. 쪼개면 부담이 적어진다. 부담이 적으니까 큰 불평이 없다. 그게 많이 모이면 본사는 단단해진다. 단단해질 수밖에 없다. 필자가 아는 한정식 브랜드가 당시 가맹비를 쪼개어 받았다. 일시금으로 받았다면 아마도 절대 2,400만 원의 가맹비를 받아낼 수 없었을 것이다. 그렇게 주고 한정식 노하우를 전수받을 사람은 없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걸 24개월로 나누어 받을게요.라고 하니까 별로 두렵지도 어렵지도 않다. 매달 100만 원이면 된다. 한정식을 할 정도의 식당은 규모가 최소 7~80평은 넘는다. 그만한 식당에서 한 달 100만 원 지출을 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거기에 주는 입장에서는 매달 100만 원을 받기 위해서, 그것이 쪼갠 가맹비라고 할 지라도 그만한 무언가를 얻을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도 갖게 된다. 반대로 본사 역시 매달 쪼개어 받는 가맹비지만 그냥 맨입으로 받을 수는 없으니 매달 신메뉴 하나라도 가르쳐주려고 한다. 100만 원을 받기 위해서 메뉴 개발에 투자를 한다. 가맹점 하나가 아니다. 수십 개의 가맹점에게 한 달에 하나의 신메뉴면 충분하다. 그 메뉴 하나를 위해 투자한 돈의 가치는 ‘100만 원 * 가맹점 수’이기 때문에 본사 입장에서는 남고도 충분한 장사다. 결국 쪼개진 가맹비를 받기 위해서 투자를 하고, 가맹점은 일시에 내지 않아서 부담을 덜은 것과 더불어 매달 새로운 메뉴를 공급받기에 기꺼이 100만 원을 투자하게 되는 선순환을 타는 것이다. 모두가 만족하는 결과란 바로 이런 것이다. 단, 안타깝게도 그 브랜드는 신메뉴 외에 특별한 노하우를 지속 공급하지 못한 탓에 24개월 후 계약이 연장되는 힘은 떨어졌다. 신메뉴뿐만 아니라 가치 있는 경영 노하우를 공급하기를 지금도 마음에서 진심으로 바란다.     


그래서 로열티는 약속이다. 본사가 계속 노하우를 공급해서 가맹점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약속이다. 그런데 대한민국은 로열티 수익이 목적이 아니니까, 이것을 뺀다. 본사 입장에서는 아무리 노하우를 제공해도 ‘그건 가맹점에게 당연히 공급해줘야 하는 공짜 서비스’라고 생각해서, 로열티는 포기하고 개설 수익에 비중을 둔다고 말하곤 한다. 맞는 말이다. 줄 사람이 주지 않겠다고 마음을 먹으니까 어떡하든 바보일 때 빼앗아와야 한다고 생각하는 건 맞는 말이다. 


하지만 길게 보자. 내 식당을 운영하고, 내가 직영점 여럿을 운영해서 그 수익만으로도 행복하다면 욕심을 비우면 된다. 거대한 사업으로 확장시키지 않아도 충분히 존경받으면서 사업을 할 수 있다. 돈 아무리 많다고 하루 10끼를 먹는 것도 아니고, 매 끼니마다 랍스터를 먹는 것도 아니다. 욕심은 결국 실패와 친구 하게 된다.    

 

로열티를 받자. 받은 가맹비로 인심을 얻으면 된다. 개설수익 따위는 탐하지 않음을 이해시키면 된다. 물류는 제각각 받도록 하자. 그럼 당신은 가맹점에게 얻은 것이 없다. 대신 신용은 얻었다. 그 신용을 바탕으로 노하우를 지속 제공하면 된다. 그리고 매달 정해진 로열티를 달라고 하면 된다. 그리고 그 돈을 받기 위해서 끊임없이 이타적인 서비스를 하고 있음을 주지 시키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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