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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경태 Mar 05. 2018

로열티는 줘도 남는다

아까워말고, 노하우를 사는 게 득이다

실제 있던 사례를 통해, 로열티가 체인사업에서 쏠쏠한 수익임을 간접 체험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물론, 이 사례는 체인과는 거리가 멀다. 그냥 로열티.라는 관점에서 봐주면 좋겠다.


0 산에 면 요리로는 이름 높은 사람이 있으니 별명이 쇼타다. 왜 닉네임이 그러냐고 물어보니 만화 주인공 이름이 그렇다는 단순한 답을 들었었다. 그 쇼타가 만든 여러 가지 음식 중에서 필자가 꽂힌 음식이 바로 붓카케 우동이다. 일명 국물 없는 우동이다. 쯔유(간장 소스)에 수타면을 비벼 먹는 우동인데 그 맛이 일품이다. 일본 여행에서도 즐기는 음식인데 필자는 본토의 그것보다 쇼타의 우동이 더 맛있다는 쪽이다. 그래서 늘 그 메뉴를 가지고 식당을 하나 차리겠다는 의지를 갔던 어느 날, 파주 프로방스 언덕에 있는 작은 식당을 계약하고자 그 메뉴를 런칭하기로 결심했다. 모두가 나들이길에 푸짐한 식탁으로 승부하려고 할 때, 오히려 반대로 찬도 없이 딸랑 우동 맛 하나로 승부하는 고관여 식당을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쇼타와 제자가 될 춘자에게 제안을 한다. 

1. 단발로 전수비용 1천만 원을 주고받고서 끝낼 것인가?

2. 1년간 우동 한 그릇당 4%의 로열티로 보다 오래 관계할 것인가?     

전수를 해주는 입장은 목돈이 좋다. 왜냐면, 쪼개어 받기로 하고 가르쳐 준 음식이 성공하지 못한다면 로열티는 언감생심 받을 길이 없기 때문이다. 매출이 나지 않는데 줄 로열티가 어디 있겠는가? 실제 두세 달 동안 우동은 팔리지 않았다. 국물 없는 우동이 뭔지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우동을 파는 건 역시나 어려웠다. 그러나 서로에게 다행스러운 일이 발생했다. 우연한 기회에 공중파가 아닌 케이블에 방송 출연을 하게 되었는데, 국물 없는 우동이라는 희소성으로 금세 맛집으로 부상했다. 재료가 없어서 못 팔 정도로 문전성시를 이뤄냈다. 그 결과 초기 2~3개월을 제외하고, 나머지 기간 동안 로열티로 제공한 돈이 1천을 넘어섰다. 가르쳐 준 쇼타는 쇼타대로 만족스럽고, 배운 춘자 역시도 목돈을 쓰지 않고 벌어서 남긴 수익의 일부를 떼어줬기 때문에 빼앗긴 돈이라고 생각지 않았다.


게다가 춘자에게 필자가 “주기로 약속한 로열티는 판매 가격 7천 원을 8천 원으로 올리면, 로열티를 주고도 남는 장사”라는 조언을 들었기 때문에 실제 로열티 손실은 없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7천 원을 받고 팔았으면 280원이 로열티였는데, 8천 원을 받고 팔았기 때문에 320원을 로열티로 지불하고도 7천 원을 받았을 때보다 680원을 더 남길 수 있었던 것이다. 만일 로열티가 아니었다면 가격을 올리지 않았을 것이다. 로열티를 주어도 아깝지 않을 계산법을 찾아서 올렸기에 양쪽이 더 좋은 결과를 얻어낼 수 있었던 사례다.     


로열티는 정해진 액수로 받는 방법과 매출에 따라 받는 방법이 있다. 어느 것이 좋다? 가맹점 매출을 늘릴 자신이 있으면 후자가 좋고, 그냥 약속된 로열티만으로도 만족한다면 정해진 액수를 선택해도 좋다. 그거까지 어느 게 더 낫다.라고 훈수를 두지 않겠다. 그 정도의 선택은 스스로 해야 장사라는 고비를 언제든 뛰어넘을 것이다. 

포스에 찍힌 순 매출액 기준으로 2% 정도가 적당하지 싶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이것도 어느 정도 설득력이 있어야 이해될 것 같으니까, 이경태 식의 계산법으로 설명하겠다.      


식당에서 일평균 100만 원은 의미 있는 숫자다. 열에 여덟이 하루 100만 원의 매출을 팔지 못한다. 어렵다. 진짜 어렵다. 그 어려운 매출 하루 100만 원이면 월 3천의 매출이다. 3천에 2%면 60만 원이다. 1년이면 720만 원이다. 가맹점 1곳에서 연 로열티로 500을 받는다면, 절대 나쁜 수치는 아니다. 가맹점 열 곳이면 5천, 스무 곳이면 1억의 로열티 수익을 올릴 수 있다. 720만 원에서 220만 원은 가맹점을 위한 노하우 개발에 투자할 수도 있고, 가맹점이 힘들 때 인간적 도움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 


물론, 본사의 유지비가 적게 든다는 전제 아래 하는 소리다. 본사의 임대료가 비싸고, 직원이 많아서 인건비와 품위 유지비를 생각한다면 필자의 말은 개가 짖는 소리일 것이다. 그게 무슨 사업이냐? 고 빈정거릴 것이다.

그래도 좋다. 돈은 얼마를 벌어야 한다는 기준은 스스로가 세우는 것이다. 1억이 소원인 사람도 있고, 100억이 있어도 더 돈에 갈망하는 사람도 있는 것처럼 이다. 직영점 3곳을 운영하면서 버는 수익과 가맹점 20곳을 관리해서 1억 정도를 가외로 모아낼 수 있다면, 필자는 당연히 이 방법을 선택할 것이다. 혼자서 20곳 정도는 관리도 가능하고, 실질적으로 도움 주기에도 버거운 개수가 아니란 걸 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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