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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oljstyle Jun 13. 2024

캐치패션 CMO로 일했던 2년간의 회고 Part.1

온라인 럭셔리 공급 구조와 스타트업 입사 전 던져야 할 질문들.

1. 가품을 팔 수도 (가능성이) 있습니다?


온라인에서 럭셔리 패션을 구매해 본 사람은 알 것이다.


이 사이트 저 사이트 돌아다니며 상품을 수차례 검색하고..… 재고를 확인하고… 가격을 비교하고… 가품인지 아닌지 걱정하며 사게 된다는 것을.


캐치패션은 이러한 고객의 Pain point를 해결하기 위해  서비스를 론칭하였다.


 온라인에서 명품을 구매할 수 있는 방법 중,

 (1) 해외 명품 브랜드 공식 사이트

 (2) 해외 백화점 공식 사이트 (Saks fifth avenue, Harrods, harvey nichols)

 (3) 명품 브랜드가 지정한  공식 유통 플랫폼 (Matchesfashion, SSENSE 등 40여 개) 만을 한정하여

이들의 500만 개가 넘는 상품을 한 번에 검색하고 가격을 비교할 수 있는 서비스로 구성하였다.


 사실 발란이나 머스트잇과 같이 병행수입이나 구매대행을 통해 사입을 하거나, 오픈마켓 형태로 해당 업체를 공급망에 포함하면  명품 수급을 훨씬 더 쉽게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어렵게 위와 같은 공급처를 택한 이유는 가품 가능성을 원천 봉쇄 하기 위해서이다.


 고객이 캐치패션에서 제품을 검색하고 구매를 결정하게 되면 해당 데이터가 공급처로 보내지고, 공급처에서 고객에게 직접 상품을 보낸다.   


 고객입장에서는 해당상품을 캐치패션 조차 거치지 않기 때문에 유통구조가 한단계 줄어들어 가품이 섞일 가능성이 줄어들고 캐치패션 입장에서는 재고 비용 및 Fullfilment 구축에 필요한 비용 또한 필요치  않아서 비지니스의 효율이 증대되게 된다. 

   

일반적으로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 등은 전체 생산 물량의 70%를 직영매장 및 백화점/면세점, 공식파트너사에 공급하고 나머지를 병행수입의 공급처가 되는 부티끄에 공급한다

이러한 공급 구조가 내가 캐치패션에 합류하게 된 가장 큰 이유였다.


명품 업체는 브랜드 Equity를 극대화를 위해 항상 공급을 철저하게 통제하는데도 불구하고 covid-19 당시수요가 폭발하자 온라인에 명품이 넘쳐나기 시작했다.

 

 발란의 나이키 x트래비스캇 콜라보 덩크, 무신사 에센셜 후드 등 가품 사고가 발생한 것이 이때 즈음이다.


가품은 주로 병행 수입 구조에서 나오게 된다.

병행수입은 브랜드에서 고객에게 도달하기까지 여러단계를 거치게 되고 그 과정이 상대적으로 투명하게 기록되고 관리 되기 어렵다.


가품을 팔 가능성이 있는 회사에서 일하고 싶지 않았다.

 캐치패션은 서비스 론칭 이후 폐업까지 6년 동안 단 1건의 가품 사고도 발생하지 않았다.




 2. 쎄한 느낌을 잘 캐치하는 쌔믈리에라고 생각했지만...


 입사 결정 전에 해당 회사에 대해서 충분한 리서치를 하는 편이다.


 회사 사이트를 방문하고 서비스를 면밀히 살펴보는 것을 시작으로,


(1)최근 1-2년간의 주요 뉴스기사를 정독하고  

(2)DART(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서 재무재표 체크

(3)The VC를 통해 최근 투자 현황 체크, 그리고 Value-up과 Exit 경험이 많은 투자사들이 투자에 참여 했는지를 확인한다.


  블라인드나 원티드의 기업평판은 고려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첫째, 사측의 입장을 들어볼 수 없을 뿐더러(내가 양측의 의견을 듣기전에는 중립기어를 박는 편이기도 하고…)

둘째, 주로 부정적인 분들이 적극적이며,

마지막으로 회사에 개선할 점이 많기 때문에 높은 연봉을 주고 C-level로 영입한다고 생각해서 이다.


 인터뷰 시에는 다소 민망하고 감점의 리스크를 감안해서라도 궁금한 점은 면접관에게 집요하게 물어보는 편이다.


 만약 질문 과정에서 면접관(C-level의 경우 대부분 스타트업 대표, 마케터 직무일 경우 마케팅 헤드)이 아래 내용에 대해 공개를 꺼리거나 대답을 못할 경우 다시 한번 입사 여부를 고려해보길 권하고 싶다.

  

 (1) 최신 IR문서 열람 요청

 (2) 잔존 현금, 월별 Cash-Burn 또는 영업이익, 공헌이익률 등 재무 관련 질문.

 (3) CAC(Customer Acquisition Cost), CVR(Conversion Rate), 재구매율 등 주요 고객 지표.

 (4) 세부 조직 구성 및 기본적인 사내 문화 등 HR관련 질문

 

위의 질문을 통해 해당 기업의 기본적인 비즈니스에 대한 대략적인 상황을 파악해야 한다.


 물론 위의 질문 + 100을 해도 막상 입사하면 생각지도 못했던 상황이 펼쳐져 있고 여기저기서 이슈가 생기기 마련이지만...


 역시나 캐치패션에서도 상상조차 못했던 사실들을 불과 입사 이틀만에 확인하게 되었고

 엎친데 덮친 격으로 입사 채 한 달이 되지 않아 꿈도 꾸기 싫은 대형 사건이 터졌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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