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인은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신중하게 진료해야 하며, 치료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과 위험 요소를 사전에 충분히 설명할 의무가 있습니다.
특히, 한약과 같은 전통의학 치료에서도 환자가 복용할 약재의 부작용이나 위험성을 미리 안내해야 하는지 여부는 의료 과실 소송에서 중요한 쟁점이 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에서 한의사가 한약의 부작용을 사전에 설명하지 않은 것이 의료 과실에 해당한다는 판결이 나왔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한약을 복용하던 환자가 간 기능 저하로 사망한 후, 유족이 한의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이 한의사의 배상 책임을 인정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대법원 판결의 주요 내용과 법적 쟁점, 의료인의 설명 의무, 그리고 환자가 의료 과실로 피해를 입었을 때 취할 수 있는 법적 대응 방법을 살펴보겠습니다.
이 사건의 피해자인 박씨(당시 20세, 여성)는 평소 접촉성 피부염 등의 증상으로 치료를 받아오던 중 충북 청주의 한 한의원에서 '소화기 장애로 인한 면역체계 이상'이라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이에 한의사 김씨(63세, 여성)는 **"1년간 한약을 복용하면 체질이 개선되어 완치될 것"**이라고 설명하며 장기적인 한약 복용을 권유했습니다.
박씨는 한약 복용을 시작한 후 3개월 동안 다른 병원에서 추가적인 진료를 받지 않고, 해당 한의원에서 조제한 한약을 매일 복용하면서 침 치료와 뜸 치료도 병행했습니다. 그러나 복용을 지속한 지 약 3개월이 지난 후, 고열과 두통, 눈동자 및 소변이 노랗게 변하는 황달 증상이 나타났습니다.
박씨는 황달 증상이 심해지자 한의사 김씨에게 이를 상담했습니다. 하지만 김씨는 **"변비로 인한 독성 때문"**이라고 진단하며, 기존에 복용하던 한약과 성분이 크게 다르지 않은 한약을 처방했습니다.
그러나 증상은 더욱 악화되었고, 결국 박씨는 서울의 병원에서 급히 간 기능 관련 수술을 받았으나, 급성 신부전과 간 기능 상실로 사망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씨의 부모는 **"한약 복용 시 장기간 복용할 경우 간 수치 상승과 간부전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사전에 설명하지 않았다"**며 한의사 김씨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의사나 한의사는 의약품을 투여하기 전에 환자에게 질병의 증상, 치료 방법의 필요성과 내용, 예상되는 위험성과 부작용 등 환자의 의사 결정을 위해 중요한 사항을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환자가 자신의 치료 방향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의료인의 설명 의무를 명확히 강조한 것입니다.
또한, 법원은 **"환자에게 적절한 치료를 하기 어렵다면 신속히 전문적인 치료가 가능한 다른 병원으로 이송했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는 한의사가 환자의 상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한약 복용을 지속하게 한 것이 명백한 과실이라는 판단입니다.
1심과 2심 재판부 또한 한의사의 과실을 인정했습니다. 법원은 한의사 김씨가 환자의 황달 증상을 확인하고도 한약 복용을 지속하도록 했으며, 양방 병원에서 추가 검사를 받도록 안내하지 않은 것이 잘못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한약을 장기간 복용하면 간 수치 상승과 간 기능 저하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설명하지 않은 것은 의료 과실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결과적으로 법원은 한의사가 환자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할 의무를 소홀히 했다고 판단하며, 한의사가 박씨의 부모에게 손해배상금을 지급할 책임이 있다고 판결했습니다.
의료인의 설명 의무는 환자가 치료를 받을 때 치료 방법과 예상되는 부작용, 위험성을 충분히 안내받고 스스로 치료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의무를 말합니다.
� 의료인이 환자에게 반드시 설명해야 하는 내용
치료 방법의 필요성과 목적
치료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과 위험성
예상되는 치료 효과
대체 가능한 다른 치료 방법
설명 의무를 다하지 않으면, 환자가 치료 과정에서 예상하지 못한 부작용으로 피해를 입었을 경우 의료 과실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한약은 자연 유래 성분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안전하다고 생각하지만, 체질에 따라 간 손상이나 신장 기능 저하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장기간 한약을 복용할 경우 간 기능 이상이 발생할 위험이 있으므로, 한의사는 이를 환자에게 미리 안내해야 합니다.
이번 대법원 판결은 한약 치료에서도 서양 의학과 마찬가지로 충분한 설명 의무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판결로 평가됩니다.
환자가 의료 과실로 인해 부작용을 겪거나 심각한 건강 피해를 입었을 경우, 법적으로 보호받기 위해 신속하고 체계적인 대응이 필요합니다. 의료 과실을 입증하는 과정은 복잡하고, 의료진의 책임을 명확히 밝히기 위해서는 충분한 증거를 확보하고, 전문가의 의견을 통해 의료 과실 여부를 객관적으로 판단받는 과정이 필수적입니다. 환자가 의료 과실 피해를 입었을 때 취할 수 있는 구체적인 법적 대응 절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의료 과실을 주장하려면, 의료진이 치료 과정에서 실수를 했다는 사실을 객관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 증거가 필요합니다. 법원에서 의료 과실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환자 본인의 주장만으로는 부족하며, 관련 기록과 객관적인 자료가 필수적입니다.
� 필수적으로 확보해야 할 증거 자료
진료 기록 및 처방전: 병원에서 받은 진료 기록, 처방받은 약물 목록 등을 확보해야 합니다.
치료 과정에서 받은 설명 내용: 한약을 처방받을 당시 한의사가 어떤 설명을 했는지 메모하거나, 가족 또는 지인이 동행했다면 그들의 진술을 정리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부작용 발생 이후의 의료 기록: 한약 복용 후 건강 상태가 악화된 경우, 다른 병원에서 받은 진료 기록을 확보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한약 복용과 건강 악화 간의 인과관계를 입증할 수 있습니다.
증상 변화에 대한 사진이나 영상 자료: 황달, 피부 이상, 체중 감소 등의 증상이 나타났다면 사진이나 동영상을 촬영하여 보관하는 것이 좋습니다.
환자 본인의 진술 및 일지 작성: 증상이 나타난 시점, 의료진의 설명 내용, 치료 경과 등을 일기 형식으로 기록해 두면 법적 분쟁에서 유리한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의료 과실 소송에서는 단순히 환자가 피해를 입었다는 사실만으로 의료인의 책임을 인정받기는 어렵습니다. 환자의 건강 악화가 의료인의 과실로 인해 발생했다는 점을 입증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전문가의 의학적 의견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 의료 과실 입증을 위해 전문가의 의견이 중요한 이유
법원은 일반적으로 전문가(의사, 한의사, 의학 교수 등)의 감정을 통해 의료 과실 여부를 판단합니다.
환자의 증상이 치료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일반적인 부작용인지, 아니면 의료인의 잘못으로 인해 발생한 것인지 전문가의 소견이 필요합니다.
피해 환자 측에서는 의료 전문가를 통해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의료진의 설명 부족으로 인해 환자가 부작용을 충분히 인지하지 못했다"는 점을 입증해야 합니다.
✅ 전문가 의견을 받는 방법
대학병원이나 공신력 있는 의료기관에서 추가 진료를 받고 소견서를 발급받기
의료 분쟁 조정 기관(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 감정 요청하기
의료 소송 경험이 많은 변호사를 통해 법원 감정을 신청하기
전문가 소견은 의료 과실 소송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므로, 신뢰할 수 있는 의사의 소견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의료 과실로 인해 피해를 입은 경우, 바로 소송을 제기하는 것이 아니라 먼저 의료 분쟁 조정 절차를 거칠 수 있습니다. 이는 소송보다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방법이며, 의료진과 환자 간의 합의를 유도할 수 있습니다.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은 의료 사고로 인해 분쟁이 발생했을 때, 법적 소송 없이 조정을 통해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 기관입니다.
✅ 의료 분쟁 조정 절차
의료분쟁조정 신청: 환자 또는 유족이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 조정을 신청합니다.
사건 조사 및 감정 절차 진행: 의료진의 과실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의학 전문가의 감정이 이루어집니다.
합의 조정 시 손해배상 결정: 의료진과 피해자가 합의하면 조정안을 따르며, 합의가 불가능할 경우 정식 소송으로 진행됩니다.
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서 조정이 성립되면, 소송보다 빠르게 보상을 받을 수 있으며, 법적 절차가 간소화됩니다.
의료 분쟁 조정 절차에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거나, 의료진이 명백한 과실을 인정하지 않는 경우 민사 소송을 통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 손해배상 소송에서 고려되는 요소
의료진의 설명 부족 여부: 한약 복용의 부작용을 사전에 충분히 설명하지 않은 것이 과실로 인정될 수 있는지 여부
환자의 건강 악화와 한약 복용 간의 인과관계: 한약 복용이 직접적으로 간 손상을 유발했는지, 다른 원인이 개입했는지 여부
적절한 의료 조치가 이루어졌는지 여부: 한의사가 이상 증상이 나타났을 때 적절한 대처를 했는지 여부
✅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할 때 요구할 수 있는 배상 항목
치료비: 피해자가 치료를 받으면서 발생한 병원비, 약값 등
위자료: 환자 본인이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한 보상
일실수입: 피해자가 건강 악화로 인해 경제적 활동을 하지 못한 경우, 예상되는 소득 손실에 대한 보상
장례비(사망한 경우): 의료 과실로 인해 환자가 사망한 경우, 장례비 청구 가능
소송을 진행하는 경우, 법률 전문가와 상담하여 승소 가능성을 충분히 검토한 후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의료진의 과실이 단순한 부주의를 넘어 중대한 과실에 해당하는 경우, 형사 고소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 형사 고소가 가능한 경우
의료진이 명백한 위험을 인지하고도 부적절한 처치를 지속한 경우
의료진이 환자의 상태를 확인하지 않고 무리한 처방을 지속한 경우
환자의 사망 또는 심각한 후유증 발생이 의료진의 중대한 과실로 인한 경우
형사 고소를 진행할 경우, 경찰이나 검찰에 의료 과실에 대한 증거를 제출하고 조사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 다만, 형사 처벌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의료 과실이 범죄로 인정될 정도로 중대해야 하며, 법적 판단이 까다로울 수 있습니다.
의료 과실로 인해 피해를 입은 환자는 의료진의 책임을 묻기 위해 충분한 증거를 확보하고, 전문가의 의견을 받아 체계적으로 대응해야 합니다.
법적 절차는 복잡할 수 있지만, 의료 분쟁 조정을 통해 원만한 해결을 시도하고, 필요할 경우 민사 소송을 진행하여 정당한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이번 대법원 판결은 의료인이 환자에게 치료 방법과 예상되는 부작용을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는 원칙을 다시 한번 강조한 중요한 사례입니다. 의료진이 적절한 설명을 하지 않거나 부작용을 경고하지 않으면, 법적 책임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환자는 치료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선택할 권리가 있으며, 의료 과실로 피해를 입었다면 적극적으로 법적 대응을 해야 합니다.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의료진과 환자 모두 신중한 자세로 치료 과정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