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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연습장 레저 시설 사고, 손해배상 책임은 누구에게?

by 박현혜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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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이면 놀이공원, 워터파크, 스포츠 센터 같은 레저 시설이 많은 사람들로 붐빕니다. 활기 넘치는 공간에서 우리는 즐거움을 만끽하지만, 예기치 않은 사고가 발생하는 순간 모든 것이 달라집니다.


최근 한 야구 타격 연습장에서 공에 맞아 시각 장애를 입은 사고가 있었습니다. 법원은 피해자에게도 주의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며 손해배상 책임을 일정 비율로 나누었습니다. 단순한 사고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법적 관점에서 보면 이용자와 운영자의 책임이 어디까지인지가 중요한 쟁점이 됩니다.


레저 시설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과연 누구의 책임일까요? 그리고 손해배상의 범위는 어떻게 결정될까요? 오늘은 이 문제를 깊이 있게 들여다보겠습니다.




레저 시설 사고, 법적 책임 원칙


레저 시설에서 사고가 발생했을 때 법적 책임을 결정하는 핵심 기준은 이용자의 부주의인가, 운영자의 과실인가 하는 점입니다. 이를 판단할 때는 두 가지 법적 원칙이 적용됩니다.


민법 제750조 (불법행위 책임)


고의 또는 과실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경우, 가해자는 그 피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습니다. 따라서 시설 이용 중 사고가 발생하면, 누가 잘못했는지를 따져야 합니다.


민법 제758조 (공작물 등의 점유자·소유자의 책임)


레저 시설 운영자는 시설을 안전하게 관리할 의무가 있습니다. 만약 시설물의 결함이나 관리 소홀로 인해 사고가 발생했다면, 운영자는 그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을 져야 합니다.


하지만 이용자 역시 기본적인 주의 의무를 다해야 합니다. 시설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위험을 무시한 경우, 사고의 책임을 운영자에게만 돌릴 수는 없습니다. 결국, 사고 원인과 책임 범위를 따져 이용자와 운영자의 과실비율을 나누게 됩니다.




과실비율은 어떻게 정해질까?


과실비율이란, 사고 발생에 대한 책임을 이용자와 운영자가 각각 얼마나 부담해야 하는지를 나타내는 비율입니다. 법원은 이를 결정할 때 몇 가지 중요한 기준을 고려합니다.


이용자의 자기 책임 원칙


이용자는 시설 내 위험 요소를 충분히 예상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놀이공원의 제한구역에 무단으로 들어갔다가 사고가 발생한 경우, 이용자의 과실이 더 크다고 판단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시설 운영자의 안전 의무 범위


운영자는 시설의 구조적 문제나 장비 이상을 사전에 점검하고, 사고를 예방할 책임이 있습니다. 이를 소홀히 하면 운영자의 과실이 높게 인정될 수 있습니다.




야구 타격 연습장 사고 판례 분석


최근 판결 중 하나인 야구 타격 연습장 사고는 과실비율이 어떻게 정해지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사고는 피칭머신이 오작동하면서 발생했습니다. 이용자가 타격 연습을 하던 중 피칭머신에서 연속으로 공이 나오지 않았고, 이를 이상하게 여긴 피해자가 홈플레이트 부근으로 이동했습니다. 그러나 갑자기 14번째 공이 빠르게 날아와 피해자의 왼쪽 눈을 강타했습니다.


이로 인해 피해자는 좌안 외상성 시신경병증과 시력 저하를 입었습니다. 법원은 이용자의 과실을 70%, 시설 운영자의 과실을 30%로 인정했습니다.


피해자는 연습장 내에서 공이 날아올 위험성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었습니다.
헬멧을 착용할 수도 있었지만, 이를 선택하지 않았습니다.
타격 연습이 완전히 끝나기 전, 홈플레이트 근처에서 이동하는 것은 위험한 행동이었습니다.



반면, 운영자의 책임도 인정되었습니다.


피칭머신이 오작동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해야 했습니다.
공이 일정 시간 동안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이용자에게 사전 안내를 했어야 했습니다.
연습장에서 사용하는 공은 일반적인 스크린 야구장보다 더 빠르고 단단하기 때문에, 운영자는 이에 맞는 안전 조치를 강화했어야 했습니다.


이 사건을 통해 알 수 있듯이, 법원은 이용자가 위험을 예측할 수 있었는지를 중요하게 봅니다. 동시에 운영자도 시설 관리에 최선을 다해야 하며, 이를 소홀히 할 경우 일부 책임을 져야 합니다.




운영자와 이용자가 주의해야 할 점


레저 시설에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운영자와 이용자 모두가 각자의 역할을 다해야 합니다.


운영자가 해야 할 안전 조치


시설을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장비 이상 여부를 확인해야 합니다.
이용자에게 안전수칙을 충분히 설명해야 합니다.
보호 장비를 제공하고 착용을 적극 권장해야 합니다.


이용자가 주의해야 할 행동


시설을 이용하기 전, 안전수칙을 반드시 숙지해야 합니다.
경고 문구 및 운영자의 안내 사항을 준수해야 합니다.
보호 장비가 제공된다면 반드시 착용해야 합니다.


레저 시설에서는 운영자와 이용자가 모두 안전을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작은 부주의가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레저 시설에서 사고를 당했다면, 피해자는 어떻게 해야 할까?


레저 시설에서 사고를 당했다면 신속하고 정확한 법적 조치를 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음은 피해자가 취할 수 있는 법적 대응 방법입니다.


1. 사고 현장의 증거를 확보해야 합니다.

사고 직후 시설의 상태, 장비 결함 여부, 안전시설 미비 등을 사진이나 동영상으로 기록해야 합니다.
시설 내부에 CCTV가 있는 경우, 사고 장면이 담긴 영상을 요청해야 합니다.


2. 사고 경위를 상세히 기록하고 신고해야 합니다.

사고 발생 시간, 장소, 경위 등을 구체적으로 기록해야 합니다.
시설 운영자에게 사고 사실을 알리고, 사고 경위서 작성 및 확인을 요청해야 합니다.


3. 병원 진료를 받고 진단서를 발급받아야 합니다.

부상이 발생했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고, 진단서를 발급받아야 합니다.
치료비, 향후 예상되는 치료비 등을 포함한 의료 기록을 철저히 관리해야 합니다.


4. 시설 운영자의 책임 여부를 따져야 합니다.

시설 운영자가 안전 조치를 소홀히 했는지 검토해야 합니다.
사고가 시설물의 결함이나 안전수칙 미준수로 인해 발생했다면, 손해배상 청구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5. 법적 대응을 준비해야 합니다.

시설 운영자와 원만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변호사 상담을 받아 법적 조치를 준비해야 합니다.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진행할 경우, 과실비율 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모든 증거를 확보해야 합니다.




레저 시설에서 발생한 사고는 단순한 부주의에서 비롯될 수도 있고, 시설 운영자의 관리 소홀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단순히 피해자의 입장만 고려하지 않습니다. 과실비율을 따져 이용자와 운영자가 각각 얼마만큼의 책임을 져야 하는지를 명확히 판단합니다.


최근 판례들을 보면, 법원은 이용자의 주의 의무를 강조하는 방향으로 판단을 내리고 있습니다. 시설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예상할 수 있는 위험이 존재한다면, 이용자도 그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방이 최선이지만, 만약 사고가 발생했다면 신속한 대응이 필요합니다. 증거를 확보하고, 부상 여부를 기록하며, 법적 조치를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안전한 레저 활동을 위해서는 이용자와 운영자 모두가 각자의 책임을 다해야 하며, 법적 권리를 지키기 위한 노력도 중요합니다.


사고 발생 시 대응 방법

사고가 발생하면 즉시 증거를 확보해야 합니다. (사진, CCTV 영상 등)
시설 운영자에게 사고 경위를 설명하고, 사고 보고서를 요청해야 합니다.
법적 대응이 필요하다면 변호사와 상담 후 손해배상을 청구해야 합니다.


레저 활동은 우리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줍니다. 하지만 안전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즐거움은 한순간에 불행으로 바뀔 수 있습니다. 운영자와 이용자 모두가 각자의 책임을 다할 때, 비로소 안전하고 즐거운 공간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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