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민 폭동
차를 가지고 첫 출근을 한 날, 모든 직원들의 관심이 나에게 쏠렸다.
“조니! 정말 귀여운 차다! 한 번 타 봐도 돼?”
퇴근 후 다이안이 나에게 말했다. 조수석에 탄 그녀는 신기하다는 눈으로 차 안 이 곳 저 곳을 구경했다.
“근데 휴지가 왜 차 안에 있어?”
“어? 아 그건 엔진오일 체크할 때 쓰는 거야.”
“흐음?”
다이안이 씩 웃었다.
“아니 대체 뭔 생각을 하는 거야. 있을 수도 있지.”
“그래 뭐 있을 수도 있지. 히히.”
심지어 리셉션 여직원 투아는 마치 자기가 차 뽑은 것처럼 신나했다.
“한 번 몰아 봐도 돼?”
그녀는 놀이기구 타는 소녀의 기분이 된 것 마냥 시운전을 했다. 이 둘 뿐만 아니라 만나는 모든 사람들이 차에 대해 물어댔는데, 이 관심은 촬영 팀이 칼굴리에 왔을 때나, 내가 지역신문 1면에 났을 때보다 더 했다.
아무튼 하루는 차를 가지고 맨날 가던 콜스 슈퍼마켓으로 향할 때였다. 중심가 해넌스에서 수많은 군중들과 경찰들이 모여 있었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아 급히 차를 돌려 집으로 돌아왔다.
“조니! 오늘은 웬만하면 나가지 마. 다칠 수도 있어.”
집주인 잭키가 나에게 말했다. 사건을 대략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다.
어제 한 백인 오토바이 운전자가 시 외곽을 달리다 원주민 소년을 들이받았고, 소년은 그 자리에서 즉사했다. 체포된 운전자는 법원으로 넘겨져 재판을 받았으나, 형량은 원주민들을 만족시키지 못했고, 이에 분노한 원주민들이 정의로운 판결을 요구하며 법원을 습격한 것이다. 이 사건은 꽤 심각했는지 호주 전역에 뉴스로 방송되었다.
더 심각해 질 뻔 한 폭동을 중지시킨 건 다름 아닌 한 원주민 소녀였다. 소녀는 죽은 소년의 사촌으로, 시위가 격렬해지자 신고 있던 신발을 벗어 경찰 앞에 팔을 벌리고 섰다. 원주민들은 이 소녀를 다치게 할 수는 없었으므로 시위를 중단하고 돌아간 것이다. 이 용감한 소녀의 행동은 칼굴리를 넘어 WA 주 전역에 보도되었다.
소년의 장례식은 사건 한참 이후에 진행되었으며, 이를 위해 퍼스 광역경찰청에서 추가 인력을 칼굴리에 파견했고, 장례식은 평화적으로 진행되어 사건은 마무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