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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빵꼼 Oct 15. 2020

01. 관리소의 업무

관리사무소는 뭐하는 곳일까.

 "대체 관리사무소는 무슨 일을 하십니까?"


 관리사무소에서 일하고 있으면 종종 입주민들에게 듣게되는 말이다. 글쎄, 이제 겨우 7년차인 내가 간단하게 답할 수 있는 질문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래도 최대한 간단하게 답을 해보자면,

 '아파트에 사는 모든 입주자들이 불편을 최소화하고 편안한 주거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돕는 기구'

라고 할 수 있겠다.

 "나는 그런거 없어도 혼자 잘 살 수 있는데, 굳이 필요한가요?"

라고 물을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럴 수도 있다. 혼자 산다면 말이다. 관리사무소가 무슨 일을 하는지 알아보기 전에, 아파트... 그러니까 공동주택에 대해서 먼저 알고 시작해야 할 것 같다.


<주택법 제1장 2조 1-3항>   

     "주택"이란 세대(世帶)의 구성원이 장기간 독립된 주거생활을 할 수 있는 구조로 된 건축물의 전부 또는 일부 및 그 부속토지를 말하며, 단독주택과 공동주택으로 구분한다.

     "단독주택"이란 1세대가 하나의 건축물 안에서 독립된 주거생활을 할 수 있는 구조로 된 주택을 말하며, 그 종류와 범위는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공동주택"이란 건축물의 벽ㆍ복도ㆍ계단이나 그 밖의 설비 등의 전부 또는 일부를 공동으로 사용하는 각 세대가 하나의 건축물 안에서 각각 독립된 주거생활을 할 수 있는 구조로 된 주택을 말하며, 그 종류와 범위는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우리가 모두 따로따로 떨어진 단독주택에서 살면 알아서 내 집만 관리하면 되고 불편할게 없을 것 같지만... 알다시피 우리나라는 땅덩어리가 좁은 나라라 단독주택을 구입해서 사는 것이 어렵다. 나라 차원에서도 효율적이지 않고. 그래서 아파트에 사는 인구는 이미 작년에 절반을 넘었다. 아직도 지방 곳곳에 농가들이 가득한 것을 생각하면 엄청난 비중이다.

 공동주택에는 분명히 장단점이 존재한다.


 일단 장점.

단독주택으로는 누리기 힘든 고층이나 넓은 공유공간을 사용할 수 있고, 단독주택에 산다면 신경써야 할 방화, 위생, 안전에 대한 문제들을 어느정도 보장받을 수 있다. 시설에 대한 자재들이 어느정도 규격화되어있어서 유지보수가 단독주택에 비해 쉬운 편이고, 그마저도 관리사무소를 통해서 처리하기 때문에 신경을 쓸 필요가 없다. 실제로 단독주택에 거주하면 기본적인 집수리정도는 할 수 있어야 하고 은근히 잡다하게 신경써야 할 일이 많은데 공동주택에 거주하면 이런것들을 아예 신경쓸 필요가 없다.


그리고 단점.

개인 공간이 있지만, 모두가 같이 사용하는 공용 공간과 시설물 또한 있기 때문에 이로 인한 다양한 갈등이 생길 수 있다. 층간소음, 누수, 미화, 주차, 시설물 점거 등등... 정말 다양한 갈등이다.



결국 정리하자면 혼자 살려면 신경써야 하는 것들을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대신, 타인들과 함께 살아가면서 겪을 수 있는 갈등을 감내해야 하는 곳이다. 그리고 신경써야 하는 것들을 신경쓰지 않게 하기 위해, 그리고 타인과의 갈등을 어느정도 완화시켜주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관리사무소다. 관리사무소는 나라에서 규정한 '공동주택관리법'과 이를 토대로 만들어진 우리 아파트 '관리규약'을 기준으로 삼고 주민의 편의를 위한 다양한 업무를 수행한다.



관리실의 업무를 굳이 정리해보자면 아래와 같다.   


관리비 부과

공용부분의 유지관리(건축, 소방, 전기, 설비, 안전, 통신, 미화, 보안)

공사, 용역 등에 대한 입찰관리와 감독 및 준공검사

재해보험 관리

우리 아파트 관리규약의 해석 자문

입주자의 제안, 질의, 민원사항에 대한 접수 및 처리결과 회신

입주자대표회의와 입주자간의 소통 지원



특수하게 몇가지 중요한 업무들이 더 있기는 하지만, 얼추 정리하면 이 안에 다 들어있다. 앞으로 주기적으로 이곳에 하나하나씩 뜯어보면서 정리해본다면, 시간이 흘러 언젠가는 이 공간에 관리사무소의 거의 모든 이야기가 들어가게 되지 않을까. 그로 인해 서론에서 말했듯이 누군가는 관리사무소에 대한 막연한 오해를 풀고, 누군가는 관리사무소 업무를 시작하면서 알아야 할 큰 흐름을 얻어가게 되기를 바란다.



아, 물론 이 글을 정리하면서 업무의 흐름을 잘 정리하고 두고두고 사용하며 이득을 얻을 사람은 나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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