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과적 점검 단계의 마무리
조직에서 역할을 정의하고 담당자를 잘 배치했다면 이제 잘하고 있는지 평가해야겠죠?
이것 또한 축구에서 경기를 마친 후 팀의 전략과 각 선수의 경기력을 분석하는 것과 같습니다. 매 경기 선수의 기여도에 따라 평점이 매겨지죠. 감독의 포메이션 전략, 교체 전술에 대한 평가도 이어집니다. 조직에서도 각 인재가 맡은 역할을 얼마나 잘 수행했는지, 그리고 그 결과가 조직 전체의 기능에 어떻게 기여했는지를 평가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평가의 핵심은 단순히 개인의 능력이나 성과만을 측정하고 끝내는 것이 아닙니다. 궁극적인 목적은 조직의 기능적 수준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마케터 홍길동은 5점 만점에 4점이야."가 중요한 게 아니라 우리 조직의 마케팅 기능은 5점 만점에 4점 수준이다"라고 판단되어야 합니다. 이는 조직의 신체적 건강 수준을 확인하는 과정입니다. 마치 사람이 시력이 0.1라면, 실제 눈의 능력 측정이긴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은 잘 보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상대평가를 반대합니다. 특히나 소규모 조직일 경우는 더욱 그렇습니다. 조직 내부적으로의 비교는 의미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하는 일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진심으로 조직 경쟁력을 높이고 싶다면 경쟁사 혹은 외부 기업의 직무와 우리 회사의 직무 간 비교하는 상대평가를 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A 회사에 100명이 있는데 S, A, B, C 4단계 평가를 한다고 하면 5% 20% 70% 5% 와 같이 상대 비율을 정하는 것이 아니라 A 회사의 영업팀은 경쟁사 B사의 영업팀에 비교해서 작년보다 아주 잘했으면 S, 잘했으면 A, 못했으면 C 비슷하게 했으면 B 이런 식으로 비교해 주고, 경쟁 비교가 어려운 부서들은 전사 실적을 반영한다든지, 이상적인 목표를 정해놓는 것이 필요합니다. 해당 팀 내에서의 상대평가는 하는 일이 유사하다면 가능하다고 생각됩니다. 그러나 직무(역할)이 다른 사람 혹은 부서를 다 모아서 상대평가하는 것은 문제가 있습니다.
또한 평가는 일의 결과만을 가지고 평가하면 안 됩니다. 일의 과정도 반영이 돼야 합니다. 일이라고 하는 것은 과정(노력, 환경)과 결과의 복합적인 개념입니다. 에너지입니다. 우리는 이 일을 평가해야 합니다. 결과만을 가지고 평가하게 되면 바로 코앞에 닥친 일만 신경 쓰게 됩니다. 미래를 챙기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성과가 없는데 과정(노력, 환경)만 따지면 생존에 위협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평가는 항상 일의 과정과 결과를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다만, 실적이 너무 안 좋거나 영업과 같이 경영실적이 중요할 때는 결과의 비율을 더 높이고, 신규 사업 개발을 한다든지, 경험이 축적돼야 하는 부서들은 과정의 비율을 더 높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절대 일의 과정이나 결과 한쪽 측면으로만 평가되면 절대 안 됩니다.
역할(담당업무)의 평가: 일의 결과와 과정 중심으로
모든 구성원들은 담당 업무를 중심으로 평가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이는 축구에서 각 선수의 경기 후 평점이 매겨지듯, 해당 업무를 얼마나 성과 있게 수행했는지, 그 과정은 어땠는지를 평가하는 방식입니다. 돈가스 식당의 외식업 운영을 예로 들면, 재료 관리, 음식의 질, 서비스 제공 등 각 과정에서 성과를 직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평가의 복잡성이 아니라, 그 평가가 조직 운영에 실질적인 인사이트를 제공하는지입니다.
리더 평가: 조직 일 평가 X 리더십 평가
리더의 평가는 리더십에 대한 평가가 추가 고려되어야 합니다. 역시 단편적인 요소나 한두 가지 지표로만 이루어져서는 안 됩니다. 리더는 조직 방향을 결정하고 성과에 책임을 지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에, 현실 인식력, 전문성, 추진력이라는 세 가지 핵심 요소를 해당 팔로워들의 설문평가, 인터뷰 다면 평가 등을 통해서 반드시 체크해야 합니다. 더 많은 요소들을 체크할 수도 있지만 복잡해지면 안 되기 때문에 최대한 심플하게 조사합니다.
사실 리더의 일(과정) 안에 리더십이 들어 있다고 판단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좀 더 리더십을 별도 차원으로 관리하고 싶다면 분리해서 분석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리더십만을 판단하거나, 조직의 성과로만 평가하는 오류를 범하지 않으면 됩니다.
리더의 평가는 조직의 일 나누어볼 수 있습니다. 이 방법을 통해 우수한 리더, 개선이 필요한 리더, 조직에서 부적합한 리더 등을 분류할 수 있습니다. 특히 리더십 평가에서는 더 많은 요소를 고려할수록 조직 진단의 정확도는 높아집니다.
A. 일도 잘하고 리더십도 있는 리더
최고의 리더다. 반드시 조직에 필요한 사람이다.
B. 일은 잘하나 리더십이 없는 리더
운이 좋을 수도 있고, 덕이 없을 수도 있다. 리더로선 문제가 있으니, 전문가처럼 역할을 한정하여 단독플레이를 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큰 조직을 맡기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C. 리더십은 있으나 일은 잘 못하는 리더
운이 나빴을 수 있고, 직원들에게 인기만 있는 사람일 수 있다. 기회를 더 주고, 일(성과와 과정) 적인 부분에 더 도전적인 목표를 부여하여 재평가한다.
D. 일도 못하고 리더십도 없는 리더
빨리 리더 교체 필요. 팀원으로서 기회를 줘보고 기여할 수 있게 한다.
평가의 목적은 조직의 기능 수준을 파악하는 것
이러한 평가는 개인의 ‘좋고 나쁨’을 따지는 것으로 오해하면 안 됩니다. 평가는 우리 조직이 해당 기능을 얼마나 잘 수행할 수 있는지에 대한 판단입니다. 조직은 각 기능이 제대로 수행되고 있는지를 체크하고, 이를 바탕으로 앞으로의 개선 방향을 설정할 수 있습니다.
평가가 잘 되기 위해서 우선 일(역할)부터 잘 정비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역할이 모호하면 평가자는 낮은 평가를 줄 수밖에 없고 피평가자는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역할 정의 - 담당 배치 - 수행 평가 이 세 단계가 잘 구축되고 분석되면 조직의 구조가 건강한지 판단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점검된 조직의 구조 문제를 해결하면 그리고 더 나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더 높은 수준의 운영 체계를 구축할 수 있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