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업무 구조 점검 예시
이전 글들에서 조직의 구조(외과) 적 측면을 파악하는 것을 소개했습니다. 여기에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면 쉽고 간단하게 점검을 할 수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가령 헬스케어 제품들을 파는 커머스 플랫폼 회사를 가정해 보겠습니다.
1) 역할 정의 (포지션)
자 제일 먼저 파악해야 할 것은 ‘역할’인데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첫 번째 포인트는 ‘헬스케어 제품 판매’라는 상품과 서비스에 연관된 가장 핵심이 되는 역할을 정하는 것입니다.
제품을 소싱하고 홍보하는 MD, 마케팅
제품을 보여주고 판매할 플랫폼의 개발, 디자인, 운영
판매된 매출과 비용을 정산하는 회계
작은 회사일 경우, 직접적 연관성이 없는 예를 들어 대관, 인사총무와 같은 일을 위의 역할들과 동급으로 정리하면 안 됩니다. 반면에 위와 같은 핵심적인 역할들을 빼먹지 않도록 주의합니다.
‘우리는 개발은 외주를 주니까 개발 역할은 없는 거야.’
이런 식으로 생각하시면 안 됩니다. 필수적인 역할인데 조직 점검에서 빼놓고 이야기하면 안 됩니다. 개발 기능은 플랫폼 사업의 핵심이니, 언젠가는 여유가 되면 회사 내로 개발 기능을 내재화해야 하니까요.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중요 역할은 상시 관리하고 모두에게 인식시켜야 합니다. 회사의 심장, 엔진과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너무 복잡하게 정리되어도 관리가 어려워지고, 오히려 이해하기 어려워집니다. 위와 같이 핵심만 정리될 수 있도록 합니다. 중고등학생이 딱 봐도 ‘제품은 MD, 마케팅이, 플랫폼은 개발, 디자인, 운영이 담당하는구나.’라고 구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제품에 하자가 있다는데 누구 담당인가요?’라고 물어보는 상황을 만들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제품이면 당연히 MD 아닌가?”라고 짜증 섞인 목소리가 나와도 안됩니다. 애초부터 역할은 명확하고 쉽게 정리되어 있어야 합니다.
2) 담당 배치 (포지셔닝)
위와 같이 정해진 역할에 배치된 담당자에 대하여 점검합니다. 담당자의 경력과 스킬을 아주 심플하게 조사합니다.
MD는 헬스케어 제품 기획자였던 마이클, 잘 팔리는 제품을 선별하고 구성하는 재능 보유
마케팅은 광고 회사를 다녔던 수잔, 디지털 프로모션 아이디어가 뛰어나
개발은 커머스 플랫폼들을 외주 개발해왔던 다니엘, 특히 프런트엔드 코딩 실력 우수
디자인은 재택 알바로 다양한 디지털 웹/앱을 디자인했던 사라, 직장 경험은 처음
운영은 커머스는 아니지만 영화관 예약 홈페이지를 운영해 본 경험이 있는 제임스
회계는 광고 회사의 재무팀에서 사업 정산 업무를 경험한 제인
누가 봐도 이해가 가는 배치가 가장 바람직한 배치입니다. 골을 넣어야 하는 손흥민을 수비수로 쓴다든지 하는 일이 벌어져선 절대 안 됩니다. 위와 같은 배치도 시간이 지나면 변화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아주 간단하게 경력과 능력 두 가지에 대해서 역할 담당자의 배치 적합성을 판단해야 합니다.
신입 혹은 문제가 있는 사람을 배치, 활용해야 하는 경우에는 매칭 수준이 낮다는 것을 항상 염두 해야 합니다. 경쟁상대 혹은 일반적인 해당 포지션의 수준에 대해 계속해서 비교하면 해당 포지션을 관리 감독해야 합니다.
개발 다니엘 : 직접 개발이 아닌 외주 관리(디렉팅) 능력 모니터링 필요
디자인 사라 : 알바로만 디자인해서 직장 생활에서의 디자이너 적응 관찰 필요
운영 제임스 : 커머스는 처음이므로 제품과 결재 서비스 운영 노하우 축적 여부 점검 필요
담당의 배치는 복잡하고 어려우면 안 됩니다. 누가 봐도 고개가 끄덕여져야 합니다. 배치는 ‘당연함’입니다.
3) 역할 구성 (포메이션)
1) 역할 정의에서 언급했던 내용입니다만, 상품과 서비스에 대해 조금 더 넓게 생각해 보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는 대관 업무와 같은 역할은 후순위입니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경우가 발생한다고 가정했을 때, 이야기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만일, 헬스케어 제품 중 정부 정책에 민감한 분야의 특정 제품군들을 다루는 사업이라고 하면 어떨까요? 이럴 경우는 정부의 허가나 금지, 제재 명령을 받을 수도 있으므로 대관 업무가 매우 중요해집니다. 그러면 대관을 주요 역할로 넣어서 담당을 지정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아직 마케팅 본격적인 마케팅은 하면 안 되니 제외할 수 있습니다.
제품은 MD * 마케팅 제외
플랫폼은 개발, 디자인, 운영
판매, 비용 정산은 회계
정부 허가 및 정책 대응은 대관 * 담당은 대표가 직접
현재 회사가 닥쳐있는 환경과 이슈에 따라 역할의 구성과 중요도를 조정해야 합니다. 주기적으로 역할 포메이션을 점검하고 조정 여부를 판단합니다. 이를 위해 CEO와 HR은 회사의 전략과 조직의 구조, 구성에 대해 연관을 시킬 수 있어야 합니다.
4) 평가 (평점)
일정 기간 동안의 해당 포지션에 대한 담당업무를 평가합니다. 이 평가는 정기적인 인사평가 제도가 있다면 해당 평가 결과를 연계시키면 됩니다. 만일 없다면 직접 평가 점수를 매깁니다. 점검 주기 내의 주요한 업무 수행에 대한 내용을 평가합니다. 수행 업무는 당연히 정의된 역할의 내용이어야 합니다.
MD는 제품 소싱을 평가하는 것이고, 그 제품의 양과 질 그리고 소싱의 노력 과정 등을 고려합니다.
마이클은 목표인 20개를 론칭했고 해당 제품들의 판매량도 높음. 2달 동안 열심히 서칭과 미팅을 했으며, 열정적으로 제품 검토를 해서 팀원들에게 브리핑하고 의견을 수렴했으므로
8.5 / 10
운영은 플랫폼의 운영 상 문제점에 대해 점검하고 모니터링하여 고객 서비스에 차질이 없게 하는 것인데
제임스는 전체적인 운영 이해도는 있으나, 제품의 교체나 홍보 그리고 가격의 결재 반영 속도가 아직 느린 상황
6.5 / 10
이런 식으로 각 역할에 대한 평가를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지난 글에서 설명했다시피 CEO는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입니다. 해당 역할이 잘하고 있는지 못하고 있는지를 평가할 수 있어야 합니다. 너무 업무에 대해 깊게 들어가도 안되고 너무 방치해도 안됩니다. 적어도 예시 정도의 관리는 꼭 하셔야 합니다.
축구의 선수 평점 시스템도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활동량을 중점적으로 체크하다가 포지션 특성 반영 안 했다고 욕먹고, 전문가들 의견으로 했다가 정성평가라고 욕먹고. 아직도 어떻게 측정하는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각 사이트마다 자신들의 로직을 가지고 평가합니다.
회사의 수행 평가도 마찬가지입니다. 포지션별 특성이 다르고 다양한 관점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평가 결과에 대해 담당자의 동의를 꼭 구할 필요는 없습니다. 불만이 있으면 그 불만이 합당한지 보고 다음 평점 부여 때 반영하면 됩니다. 중요한 것은 CEO가 이끌어야 할 방향으로 평가하면 됩니다. 그것이 리딩이고, 그것이 리더의 권한이자 책무입니다. 대신 왜 그렇게 평가했는지에 대한 명분과 일관성이 꼭 있어야 합니다.
가장 좋은 것은 이 평점이 모두에게 공유되는 것입니다. 축구 경기 후 선수 평점을 전 세계 사람들에게 공유되는 것처럼,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평점은 전부 공유되면 가장 이상적입니다. 하지만 실제 회사에선 쉽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외부 기관에서 평가하는 것이 아닌 조직을 이끌어야 하는 리더(대표)가 평가하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확실한 명분이 있고, 누구나 그렇게 생각한다고 하면 평가 결과를 공유할 수 있습니다. 최종적으로는 그렇게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공정한 평가로 가는 과정이 될 것입니다.
[역할, 담당, 평가를 한꺼번에 정리합니다.] (포지션/포지셔닝/평점)
[상품과 서비스에 연결된 역할, 담당, 평가로 정리합니다.] (포메이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