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빗구미입니다.
세상은 늘 바뀐다고들 말하지만, 막상 살아보면 잘 모르겠습니다. 하루는 또 하루와 비슷하고, 뉴스의 소음은 같은 이름을 바꿔 달며 되돌아옵니다. 그래서 가끔은 의심하게 됩니다. 우리는 정말 더 나아지고 있을까요, 아니면 조금 다른 모양의 같은 자리를 맴돌고 있을까요?
〈트루 디텍티브〉 시즌1의 러스트와 콜은 ‘정의’를 말하기보다 ‘끝까지’ 가는 법을 보여준 사람들입니다. 〈살인의 추억〉의 형사들은 증거와 직감 사이에서 흔들리다가, 끝내 잡히지 않는 진실 앞에 멈추어 섭니다. 그리고 〈윈드 리버〉의 코리와 제인은 이름조차 남지 못하는 삶들을 위해 눈 속의 발자국을 하나하나 더듬습니다. 세 작품은 조용히 같은 말을 건넵니다. 진실은 종종 추악하고, 더 자주 미완이며, 그럼에도 누군가는 끝까지 바라봐야 한다고.
어떤 사람은 자료를 붙잡고, 어떤 사람은 직감을 붙잡습니다. 누가 옳다고, 누가 틀렸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시간 속에서, 그들이 붙드는 것은 결국 서로의 등입니다. 러스트가 콜을, 박두만이 서태윤을, 제인이 코리를 바라보며 버티는 방식. 영웅의 서사가 아니라, 서로의 체온으로 연장되는 신념의 서사입니다. 진짜 형사는 아마도 ‘정답’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 ‘증언’을 멈추지 않는 사람일지 모릅니다.
이번 글에서는 세 작품을 통해 ‘끝까지 가는 사람들’—진짜 형사의 태도—를 이야기하려 합니다. 해결보다 기억, 결말보다 질문, 승리보다 견딤에 가까운 말들입니다. 사건은 종종 끝나지 않지만, 기억은 누군가의 손에서 다음 손으로 옮겨집니다. 진실은 그렇게 천천히, 그러나 분명히 살아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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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0월 세번째
-<트루 디텍티브>시즌1, <1987>, <브이 포 밴데타>
진짜 형사에 대하여 - 〈트루 디텍티브〉 시즌1
밤이 길어진다. 창문을 닫아도 바람이 새어 들어오고, 방 안은 자꾸 어둑해진다. 요즘은 그런 어둠이 싫지 않다. 조용하고, 느리고, 조금 외롭다. 어느 날 문득,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진짜 형사는 아직 있을까.” TV 속, 기사 속, 뉴스 속 형사들은 너무 완벽하거나, 너무 비극적이거나, 너무 설명적이다. 그런데 〈트루 디텍티브〉 시즌1 속 두 사람은 달랐다. 그들은 ‘정의’를 말하지 않았다. 대신, ‘끝까지’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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