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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하룻길

마음 읽는 밤(시)

by 호박꽃

붙박이 장롱 같은 거 말고
자유롭고 싶다고

네가 미처 읽지 못한 페이지
보드랍게 읽어 준다면

글 배우는 아이처럼
손가락으로 짚어가며
또박또박 읽게 될까

넌 마음을 읽느라
달빛이 등뒤로 흐르는 줄도 모르겠지

새벽녘 개운한 기지개 켜며
해사하게 웃으면
샛별이 유난히도 반짝일거야

어느 봄날 우리 느리게 걷자

넌 읽어 둔 마음을 내게 말하고
난 너로 인해 슬프고
너로 인해 벅찰 테니

부디
그 봄까지 무탈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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