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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이 Nov 02. 2020

우리나라 하루 평균 자살자는 38명입니다.

숲에서 본 자살에 대해서

자살 신고다. 심정지 추정. 감염 보호복을 입고 지령서에 찍힌 주소로 간다. 차 안에서 자살한 것 같다고 한다.  또 다른 구급차, 구조차가 보인다. 경찰차도 보인다. 경찰차를 줄줄이 따라갔다. 어느 외제차가 보인다. 불빛을 비쳐봤다.

 한 남성이 운전석에 누워있다. 구조대원은 차문을 개방했다. 구급대원은 맥박 촉지에 실패했고 턱을 만져보니 턱이 움직이지 않았다.

경찰에게 물었다. 어떻게 찾으셨는지요? 자살 암시 문자가 와서 수색을 했네요.

 스마트폰이 없었을 때는 더 어려웠겠다는 생각이 든다. 심전도를 측정해봤으나 무수축. 집도의에게 연결을 해보니 사망 판정을 내렸다. 우리의 일은 끝났다. 20대 남성, 연탄불을 이용해서 자살했다. 한국에서는 통계상으로 하루에 38명씩 자살을 한다고 하는데 오늘 그 한 명과 만났다.


 너의 이름은(2018)이란 일본 만화 영화가 있다. 남자와 여자가 운명 끝에 만난다는 내용인데 여기서 (전전 전세)라는 OST가 나온다. RADWIMPS라는 일본 밴드가 부른 노래이다. 85년생 4명의 친구로 구성되어 있는데 원래도 유명한 밴드이지만 (전전 전세)라는 노래로 더욱 유명해졌다. 여러 의미를 부여할 수 있겠지만, 전생부터 너를 찾고 있었어, 정도로 해석하면 되겠다. 삶과 죽음의 ON  OFF 스위치의 중간에서 분투하는 우리들 소방관이다. 하지만  조금 더 '전전'으로 가서 왜 이렇게 자살을 많이 하는지 알고 싶었다. 근무를 마치고 사는 곳 근처에 자살예방센터로 방문했다. 나의 졸저 "오늘도 구하겠습니다!"를 선물로 든 채.


구멍이 송송 뚫린 아크릴판을 사이에 두고서 자살예방센터 직원분들에게 2가지만 여쭈어봤다.


1) 우울증은 자살로 이어지는가?

2) 우리나라는 왜 자살공화국이 되었을까?



1)에 대한 답변 정리


우울감은 누구나 있을 수 있다. 우울감이 2주 이상 지속되면 우울증이다. 우울증의 여러 증상 중에 죽고 싶다는 마음이 있을 수 있다고 한다. 신경학적으로 접근하면 도파민 분비가 약해지는 것이 원인이라고 한다. 햇빛을 쬐는 것도 좋은 방법 중에 하나이다. 우울감은 여러 압력이나 돈 문제 때문에 발생한다. 치료를 위해서는 상담도 중요하지만, 약이 중요하다. 약에 중독된다는 말도 있지만 약은 그런 우울증을 완화시켜준다고 한다. 그래서 약을 먹으면 자살 확률이 줄어든다.  


2) 우리나라는 왜 자살공화국인가에 대한 답변 정리


3가지 정도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첫째로 돈이 문제인 것 같다. 성적으로 인한 자살, 중년의 사업 실패도 결국에는 돈이 문제라고 볼 수 있다. 성적도 결국에는 거칠게 말하자면 돈이 목적인 것이 문제이다.  

둘째로는 중독이다. 알코올 중독, 도박중독, 결국 내 뇌가 내 것이 아니고 내 뇌는 알코올의 소유가 되고  도박의 소유가 된다. 그들에게 빼앗기고 결국 목숨까지 빼앗긴다.

셋째로는 자살방지 시스템의 부족함도 원인이 될 수 있다. (나는 부차적이라고 생각한다) 선진국만 하더라도 누군가 자살을 하려고 하면 돈과 인력을 투자해서 자살하지 않게끔 도와준다고 한다.


소방관들은 떨어지는 사람의 손을 잡아주는 역할뿐이다. 절벽으로 걸어오지 않게 해야 되는데, 도대체 어떻게 해야 될까? 서점의 수많은 괜찮아! 책들(나는 나대로 살기로 했다. 애쓰지 않고 편안하게, 상관없는 것 아닌가? 존재해줘서 고마워, 지금 이대로가 좋다 등등)을 읽으면 해결해줄까? 머리가 아프다.

 버릇처럼 유튜브를 켰다. 즐겨 찾는 채널에서 도올 김용옥 선생님이  강의를 하고 있다. 바로 노자 이야기이다. 윤리 책에서 봤던가? 맞다. 무위자연의 노자! 그 노자다. (이름도 놀자와 비슷한 노자!)  도올 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어보왔다.

한마디로 요약해보면 '결대로 살자'이다. 국어사전을 빌리자면 [나무, 돌, 살갗 따위에서 조직의 굳고 무른 부분이 모여 일정하게 켜를 지으면서 짜인 바탕의 상태나 무늬]이다. 물을 부으면 흘러가는 그런 곳이 바로 결이다. 조금은 거칠게 말하면 훌륭한 사람이 되지 말자는 것이다. 너무 잘 되려고, 너무 강한 쾌락을 얻으려고, 좋은 대학 가려고, 하다가 자살 공화국이 된 거 아닌가 싶다. 내 결 대로  한뻠 한뻠 자라면 된다. 전 국민들이 도올 선생님의 [노자가 옳았다]를 읽자! 정부는 도올 선생님의 책을 우수도서로 선정하여 도서관과 학교에 무료 보급하길 바랍니다. 십수 년 내로 자살률 세계 1위를 벋어나리라 믿는다.

P.S 글을 퇴고하는 시점에 희극인 박지선 님의 안타까운 소식이 들렸습니다. 천국에서는 더 행복한 삶을 사시길 기도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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