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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이 Jan 21. 2023

땀이 나는 훈련이었는가?

훈련과 실전 


1년에 한 차례씩 긴급구조종합훈련(이하 훈련)을 한다. 각종 재난 상황을 대비하여 종합적으로 훈련하는 것이다. 그 시초는 아마 삼풍백화점 및 성수대교 붕괴사건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올해는 예식장에서 여러 상황을 대비하여 훈련했다. 나는 자원대기소 운영을 했다. 자원대기소 운영이란 현장으로 들어가는 소방 인력을 통제하는 것이다. 호텔화재 같은 경우 인력탐색으로 오랜 시간이 걸린다. 너무 피곤하지 않게 인력을 투입하고 나오게 하는 센스가 필요한 일이다. 훈련 중에 퇴출하는 동료들이 힘들다고 물을 가져다 달라고 한다. 아. 이거 실전이구나!     

헬리콥터가 옥상에 착륙하려 했을 때 옥상에 있던 지저분한 물품들이 땅에 떨어져서 위험했다. 고가사다리차가 사다리를 펼쳐서 방수했고, 무인 파괴 방수차가 전기차를 파괴했다. 긴급상황이 벌어졌을 때, 구조대원들은 옥상에서 로프로 탈출했고 구급대원들은 다수사상자 훈련을 겸해 사상자 분류에 구슬땀을 흘렸다. 시나리오가 2차원이라면 훈련은 3차원이다.      

17개 단체가 동원되었다. 가스, 전기, 보건소, 시청 등 많은 인력과 장비들이 모였다. 내가 왜 이런 훈련을 해야 하는가?라는 인력들이 조금 있는 것 같다. 그들의 눈을 보면 안다. 나도 가끔 그렇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훈련을 해야, 땀을 흘려야 된다. 재난은 반복되며 훈련의 양만큼 피해는 줄어든다. 본 훈련이 끝나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3일 뒤에 이태원 압사사고로 156명이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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