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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이 May 29. 2022

기억해야 하는 이유

순직

1. 9·11 테러의 어느 소방관

2021년 9월 11일 뉴욕, 아메리칸 항공 소속 비행기가 오전 8시 46분 세계무역센터 1번 타워에 충돌했다. 곧바로 소방관들에게 출동 지시가 내려졌다. 1952년생 패트릭 대장은 현장으로 출발한다. 빌딩에서 사람들이 내려오고, 패트릭 대장을 포함한 소방관들은 건물 위로 올라갔다. 수 많은 사람들을 구하는 도중, 오전 10시, 지휘부를 남은 소방관에게 대피를 지시한다.

“All unit evacuate the building!”

하지만 일부 소방관들은 이 명령을 듣지 못했고, 일부 소방관들은 대피 명령을 무시하고, 계속 계단을 올라가거나 부상자들을 도왔다. 10시 30분, 세계무역센터 1번 빌딩이 붕괴하었다. 민간인은 1,462명 사망했고, 소방관들은 127명이 사망했다.

 미국 9·11테러에 관련된 순직소방관을 추모하는 장면을 봤다.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정복을 입은 소방관뿐만 아니라, 뉴욕 대성당 앞에서 추모행사를 벌이고 패트릭 대장이 탔던 소방차는 9·11테러 추모관에 전시되었다. 매월 9월 11일이 되면 뉴욕에서는 추모행사가 벌어질 것이다. 그 슬픔이 가실 때까지 말이다.      


2. 의인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있다. 의인은 돕지 않아도 누가 손가락질하지 않는 일을 나서서 하는 사람들이다. 세월호 사고 당시 민간 잠수사 김관홍, 4층에 매달려 있는 아이를 구해 소방관으로 채용된 프랑스인 마무두 가사마, 지하철 선로에 빠진 사람들을 구해낸 사람도 있었다. 위험을 무릅쓰다가 그 자신이 희생당할 수 있음에도 내면의 목소리를 따라 움직인다. 또 다른 부류가 있다. 국가의 업무수행 중 희생당한 사람들이 있다. 경찰, 군인, 해경, 소방관등이 있다. 소방관으로 그 범위를 한정시켜보면 어떤 대원은 불을 끄다가, 누구는 물에 휩쓸려가는 사람을 구하다가, 누구는 현장 출동하다가 희생 당한다. 누군가 이런 생의 마감이 옳냐고 묻는다면 난 현실적이지 않다고 말한다. 조심스레 이상스럽다고 말할 수가 있다. 사실 이 죽음은 예수와의 죽음과도 비슷하지 않은가? 그렇기 때문에 국가는 최선을 다해서 그 순직한 소방관들에게, 나라를 위해 희생한 영웅들을 기억(보답)해야 한다.        


3. 그 보답 중에 하나였을까? 소방청에서 공문이 내려왔다. 순직 소방관 백서를 제작한다는 공문이었다. 나는 어떤 힘에 이끌려 그 제작 업무에 지원했다. 지금이라도 늦지는 않았다고 생각한다. 자료를 모으고 사진을 찍고, 인터뷰를 하고, 편집을 해야 한다. 백서는 정보와 감동이라고 생각한다. 감동은 이야기에서 나온다. 이 백서에는 순직한 소방관들의 이야기가 주가 되었으면 좋겠다. 남은 자들의 이러한 노력은 결국 그 사건들을 기억하기 위함이다. 그 기억의 목적은 다시 이런 일이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함일 것이다. 하지만, 공동체를 생각하지 않고 나만 생각할 때, 이런 희생은 또 찾아올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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