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무보수 너튜브 채널을 무려 5년 하고 몇 개월이 지나 드디어 수익화에 성공했다. 몇 년째 무보수 구글 직원이었던 나는 성공 궤도를 달리는 수많은 너튜버 회사의 영업사원과 싸우며 (물론 혼자 싸우지만) 무보수임에도 내 자리에서 열심히 달렸다. 높은 연봉의 직원들이 부럽고 존경스러웠다. 늘 보고 배우지만 막상 내가 만든 제품들은 늘 신통치 못하다. 알고리즘이 항상 나만 비켜가는 것 같은 기분. 그렇게 무보수 직원으로 5년을 보내고 드디어 천명 그리고 4000시간의 성공으로 수익에 성공했지만 작고 귀엽다 싶은 월급도 아닌 두, 세 달에 걸쳐 찍히는 통장을 보며 치킨에 통닭 한 마리 뜯으면 다시 원점이다.
영상미가 떨어지는 것도 이슈 되는 주제도 남들은 심지어 AI로도 돈을 번다는 너튜브 회사에서 나는 늘 초라하고 부족한 기분이다. 감각도 없고 편집도 못하고 그럼에도 포기하지 못하는 내가 너무 안타깝고 언젠가 성공하겠지 언제가 터지겠지 기대하는 내 모습이 가끔은 도박판에 눈깔 돌아간 그런 사람처럼 보였다. 깔끔하게 포기하면 될 것을 미련을 못 버리는 성격에 또 하나의 채널을 서브로 시작했다. 물론 그것 역시나 개설한건 수년전이며 제대로 업로드를 한 것도 크게 오래되지는 않았다.
주제는 확 바뀌었지만 영상 수준은 거기서 거기다. 어느 날 벼락이라도 맞고 감탄사 절로 나오는 영상미의 영상 기술이라도 생기면 좋겠다 싶다가도 어느 날은 돈이라도 많으면 영상 제작이라도 맡기지 싶다가 또 어떤 날은 촌스러운 영상도 다 대박인데 왜 내 껏만 이래? 원망스럽고 이건 영상만의 문제가 아니라 제작과정 자체가 문제인가 싶어 다른 영상을 보지만 현실은 고만고만.
딱 100일만 포기하지 말고 쉬지 말고 곰이 쑥과 마늘을 먹는 심정으로 딱 100일만 100개만 올려보기로 했다. 거의 말기 환자에 가까운 안락사 일보직전의 세컨드 유튜브를 호기롭게 실력은 없지만 열정만 남은 명의 되고 싶은 주인장이 다시 100일의 기적을 만들어 보겠다며 새롭게 시작했다.
하루, 이틀 그리고 100일이 지났다. 쑥과 마늘을 먹고 웅녀가 되듯 나의 두 번째 유튜브도 개과천선 대박 아니 중박 아니 소박이라도 터질 줄 알았지만 100일의 인고시간으로는 부족했나 보다. 두 번째 채널도 그냥 고만고만하게 얇고 길게 가야만 하는 건가? 이것 역시 5년이 필요한 건가??? 이무기가 하늘 승천해서 몇 번을 환생하고도 남겠다 싶은 인고의 시간이 나에게는 도대체 얼마인가. 다음 영상은 뭘로 만들지? 뭘 올려야 대박이 될까?아침저녁으로 누워서도 고민하는 시간의 연속들.
그렇게 100개만 쉬지 말고 올려보자 하던 내 두 번째 채널은 다시 또 지원 무보수 구글사원이 되었다.
다시 200개가 넘는 영상과 200일이 넘는 시간이 흘렀다. 여전히 잭팟은 터지지 않고 구글 사장님은 여전히 나 몰라라 하지만 어느 날 도착한 메일.
클래스 101의 강의 제안 메일이다.
메일을 받고 하루 종일 웃었다.
진짜 너무 재미있어서 하루 종일 웃었다.
구독자가 만명도 아니고 천명도 아니고 아직 천명되려면 차례 멀은 내 채널에 강의 제안이라니.
사실 내가 꿈꾸던 강의 루트는 이것이 아니었기에 더욱 웃겼다. 민망해서 웃기고 부끄러워서 웃기고 이 사람은 내 유튜브를 보긴 본 건가 싶은 게 아무나 걸려라고 메일을 보내나? 싶었다.
첫번째 메일을 보고 치우고 두 번째 읽고 회신 없이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세 번째 메일이 왔다.
아 진짜인가? 3번이나 보낸 거라면 한번 설명이나 들어볼까?
그렇게 화상회의 일정을 잡고 클래스 101의 전반적인 흐름과 수익구조에 대해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인생 참 재미있다. 예상치 않은 일이 일어날 때면 오래 살고 볼일이구나 싶다.
하지만 단 한 번도 강의 주제로 생각해 본 적이 없던 것. 내가 두 번째 채널을 만든 목표에서 다소 예상 못한 액션이라 더욱 고민스럽다. 지금도 모든 영상이며 제작을 혼자 하는 상황에서 강의까지?
수업이 어려운 게 아니라 이 영상 제작이 어렵고 늘 그걸로 부족함을 느끼는 나에게 이런 제안 기회인가 계륵인가. 아직 결정하지 못하고 안내 메일만 며칠째 읽고 또 읽는다. 내가 생각했던 강의가 아니기에 걱정스럽고 내가 잘하는 주제가 아니기에 조심스럽다. 과연 이번 강의를 개설하면서 난 중박 정도의 구글 직원이 될 기회가 올까? 오늘도 잠 못 드는 밤이 이어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