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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곡동이박사 Oct 11. 2019

워런 버핏의 투자원칙

잘 모르는 곳에 투자하지 마라

당신은 워런 버핏(Warren E. Buffett)을 아는가? 주식투자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이름 정도는 들어봤을 것이다. 당신은 그에 대해 그저 돈 많은 미국 할아버지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을 수도 있고, 워런 버핏의 주주서한이나 관련 서적을 탐독할 정도로 워렌의 팬일 수도 있다. 간단하게 소개하자면, 워런 버핏은 그만의 독특한 투자철학으로 수십 년 동안 주식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투자성과를 이루어낸 투자의 귀재라고 불리는 사나이다. 워렌은 그의 지주회사 Berkshire Hathaway를 통해 2019년 9월 현재 250조 원에 달하는 주식을 운용하고 있으며, 약 100조 원 이상의 개인 재산을 보유하고 있는 대표적인 슈퍼리치이다.




세상에 돈 많은 투자가는 많다. 하지만 왜 그는 유독 독보적으로 유명해졌을까? 그 이유 중 하나는 워런 버핏의 투자철학이 현대 주류 투자이론과 대치되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그럼 그 현대 주류 투자철학이란 무엇인가? 언젠가 한 증권회사의 TV광고에서도 소개된 적이 있는 격언,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로 요약될 수 있다. 즉 투자자는 여러 가지 다양한 자산에 투자(분산투자) 하여 일어날 수 있는 위험 (일정 자산가치 폭락)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아이디어는 앞선 글에서도 소개한 바와 같이 Markowitz에 의해서 이론으로 체계화되었고, 뮤추얼 펀드의 이론적 존재 근거를 마련하는 바탕이 되었다.


오마하의 현인이라 불리는 세계적 투자가 워런 버핏 (Warren E. Buffett)


하지만 워런 버핏은 이런 주장에 고개를 가로젓는다. 그는 분산 투자를 하는 것이 항상 옳다고만 생각하지 않는다. 현대 투자이론과는 다른 의견이다. 워런 버핏은 내가 아는 곳에만 집중 투자를 하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이런 투자 철학은 그의 투자행위에서도 잘 나타나 있다. 2019년 7월 현재 그의 보유주식을 보면 100조 원대 자산가의 포트폴리오로서는 다소 단출하게 단 46개의 주식만을 보유하고 있다. 그중 금융주가 약 40% 정도를 차지하고 있고 단일종목으로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은 애플의 주식이다.

2019년 7월 워런 버핏 보유주식 (보유금액기준 Top 10 / 출처: CNBC Berkshire Hathaway Portfolio Tracker)




아는 곳에 집중 투자를 하는 만큼, 워런 버핏은 모르는 곳에는 투자를 하지 않는다. 얼마 전에 아마존 주식 약 9억 불 정도 (워렌의 250조 원가량 되는 전체 주식 운용 규모를 고려하면 비교적 소액이다.) 매입하긴 하였지만 이전까지 애플과 IBM의 주식을 매입한 것 이외에는 IT 관련주에 대한 투자를 극도로 기피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워런 버핏은 본인이 IT 관련 산업 전반을 잘 모른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워렌은 이런 투자철학에 대한 질문을 종종 받는다. 특히 몇 년 전 Berkshire Hathaway의 주주총회에선 왜 아마존에 투자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해 "아마존은 기적과 같은 일을 이루어낸 기업이고 존경스러운 기업이지만, 나는 기적에 투자하지 않는다."라고 답변했다. 이러한 언행은 본인의 지식과 상식 내에서만 투자행위를 한다는 그의 확고한 철학을 대변한다. 결과론적인 이야기일지 모르지만 이러한 그의 철학 덕분에 그는 닷컴 버블을 피해 갈 수 있었다.


결국 넓은 시각에서 보면 현대 투자이론과 워런 버핏의 투자철학은 위험을 가능한 한 최소화한다는 점에서 일맥상통한다. 하지만 현대 투자이론이 분산투자라는 전문적 지식이 없이도 실행 가능한 투자기법을 대중화시켰다면 워런 버핏은 해당 투자 분야에 대한 자기 지식수준을 냉정하게 판단함으로써 위험을 회피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워런 버핏의 투자철학이 주는 교훈은 주식 매입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소액 투자자들이 투자한 기업 상황에 대해서 정확하게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직면한 위험을 과도 평가해 해당 주식을 매도하는 상황도 왕왕 일어난다. 최근 일본 수출규제와 반도체주의 주가에 관련된 투자 케이스들이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일본의 한국 수출 백색 국가 제외가 현실화될 즈음인 올 6월 말쯤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수출규제의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는 비관적인 분석이 많았다. 많은 소액투자자들이 해당 주식을 매도했지만, 2019년 10월 현재 해당 기업들은 일본 수출규제에 대한 자구책을 마련했고 주가 또한 상승했다. (삼성전자 7월 1일 46,600원 -> 10월 10일 48,550원 / SK하이닉스 7월 1일 70,000원 -> 10월 10일 79,000원) 아직 한일갈등이 봉합되지 않은 시점이고, 장기적으로 주가 변동 추이를 관찰해야 하겠지만, 그때 불안해서 주식을 판 사람들은 미칠 노릇이다. 결국 투자자가 해당 시점에서 두 기업이 일본 수출 규제를 버텨낼 수 있는지에 대한 판단을 할 수 있는 정보나 지식이 부족했던 것이 매도의 큰 이유가 아니었을까.




모든 투자자 개인이 각자 본인만의 위험 선호도, 그리고 위험 내구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투자선택은 결국 본인의 문제다. 하지만 소위 '한방'과 '불기둥'을 쫒아 바이오 테마주에 몰렸던 수많은 소액주주들을 생각하면 안타까울 따름이다. 예외의 경우도 있겠지만 얼마나 많은 투자자들이 해당 바이오 테마주에 대한 전문지식이 있었을까? 확실한 호재라고 생각했던 뉴스들, 혹은 내부자 정보일지 모른다고 생각했던 정보들이 과연 신뢰할 만한 것이었을까? 결국 해당 섹터 혹은 기업에 대해서 해박하게 알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많은 수의 투자자들이 실패를 한 것은 아니었을까.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투자의 격언대로 분산투자를 를 했던 투자자라면 이러한  잘못된 투자 판단은 치명타로 다가오지 않을 수 있다. 특히, 많은 소액투자자들은 본업이 있고 먹고살기 바쁘기 때문에 기업의 역량, 내부 사정, 그리고 관련 정보를 꾸준히 체크하고 조사할 여유나 역량이 없다. 그래서 분산투자 혹은 투자전문가를 통한 투자행위를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지만 당신이 몇 개 소수종목에 집중투자, 소위 말하는 몰빵을 하고자 한다면? 오마하의 현인은 아마 당신에게도 똑같은 대답을 할 것이다. "모르는 곳에는 투자를 하지 말라"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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