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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곡동이박사 Feb 27. 2018

타이밍보다 분산에 집중하면 중간은 간다

해리 마코위츠 박사의 포트폴리오 이론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적은 노동으로 쉽게 돈을 벌어보겠다는 생각으로 주식에 투자를 하고 있다. 이런 개인 주식투자자들 중 한탕주의, 대박을 꿈꾸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들이 주로 범하는 실수가 어떤 한두 개 종목이 굉장히 유망하니 이에 돈을 "몰빵" 하는 투자행위이다. 몇 년 전의 통계이긴 하지만 삼성증권 고객 조사에 의하면 2013년 기준 해당사의 고객들의 40%가 한 종목에만 투자를 하는 이른바 몰빵투자를 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투자행위는 결코 건전한 투자가 아닌, 도박에 가까운 행위이다.


물론 종목 정보를 검색하다 보면 한두 종목이 아주 좋아 보여서 이 종목에만 투자를 하면 시장 평균 수익률을 훨씬 웃도는 수익을 낼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하지만 이런 몰빵 투자는 대부분의 경우 생각보다 낮은 수익률 혹은 손실을 보는 경우가 많다. 많은 개인 투자자들이 해당 기업의 내부정보나 전문지식이 없어 정확한 가치투자를 하기 어렵다는 측면도 있지만, 사실 장기적으로 볼 때 주가에 반영되는 예측 불가능한 요소들은 개인 투자자들은 물론 주식 전문가도 예측할 수가 없는 부분이 많다.




그럼 우리 개미들의 대책은? 다양한 주식에 골고루 투자하는 것이다. 심지어는 딱히 분석을 하지 않고도 아주 많은 수의 다양한 주식에 투자하면 손실 위험은 전보다 감소시키면서 시장의 평균과 비슷한 수익률을 낼 수 있다. 이것을 미국 시카고대학교의 경제학자 해리 마코위츠가 "포트폴리오 이론"을 통해 수학적으로 증명해냈고, 이 업적으로 인해 1990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다.

포트폴리오 이론을 제시한 해리 마코위츠 교수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이론이니 복잡한 수학식이나 어려운 개념이 들어가 있어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힘들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핵심은 간단하다. 미래의 주가를 예측하는 행위는 매우 어려우니 분산투자를 통해 위험(변동성)을 피하고 시장 평균 수익률을 추구하자는 것이다. 이론의 수학적 증명은 우리가 이해할 필요가 없다. 이 핵심만 알고 있어도 "포트폴리오 이론"을 충분히 활용한 투자를 할 수 있다. 우리가 자동차를 만드는 원리를 몰라도 운전하는데 아무 문제가 없는 것처럼.




여기서 구체적으로 분산투자를 어떻게 해야 할 것이냐라는 의문이 들 수도 있다. 완전한 분산투자는 시장에 발행되는 주식 전부를 사는 것인데 이런 투자는 소액 투자자들에게는 불가능하니, 10~30개의 다양한 종목을 각자의 투자 전략과 철학에 맞게 투자하는 것이 우리 개미들이 할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분산투자라고 할 수 있다. 고등학교 수학 정규분포를 관심 있게 공부하셨던 분이라면 "표본의 개수가 30개 이상이면 표본 평균의 확률분포는 정규분포(가우스 분포)를 보인다"라는 것을 기억하실지도 모르겠다. 비슷한 이유로 30개 이상 종목의 보유는 위험 감소 효과가 미미하다. 기억이 안 나셔도 상관없다. 우리는 이미 이런 연구의 결론인 숫자 30을 알고 있으니.


그렇다면 또 그 10~30개의 종목을 어떻게 골라야 할지 모르는 개미투자자들도 있을 수 있다. 그 경우에도 대안은 있다. 상장지수 펀드(ETF)에 투자하면 된다. 상장지수펀드는 특정한 자산의 가격에 수익률이 연동되는 투자상품인데, 이 상장지수펀드의 대다수는 주가지수와 연동이 되어 있다. 예를 들면 KOSPI200지수를 투자자산으로 삼는 상장지수펀드가 있다고 가정하자. 만약 10만 원을 주고 이 상장지수 펀드를 1주 산다면, 10만 원이라는 돈이 KOSPI의 200개 우량주에 분산투자가 되는 효과가 있다. 굳이 표현하자면 (주)대한민국의 주식을 1주 산 것과 다름없다. 특히 개인투자자들은 투자금이 적어 현재 200만 원을 호가하는 삼성전자의 주식 등은 살 수 없지만, 상장지수 펀드 투자를 통해서 이런 대형 우량주에 분산투자를 한 효과까지 얻게 되니 개미들로써는 아주 유리한 투자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오늘도 주식시장에는 주식투자로 대박을 터트리려는 개미 투자자들이 많다. 하지만 우리가 피 땀 흘려, 그야말로 알토란같이 모은 돈을 도박과 같은 투자행위에 날려서는 안 된다. 워런 버핏은 본인의 투자원칙 두 가지를 1) 돈을 잃지 않을 것, 그리고 2) 1번을 절대 잊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Rule No. 1: Never lose money. Rule No. 2: Never forget rule No. 1.") 분산투자는 분명 "돈을 잃지 않을 것"이란 그의 첫 번째 룰의 아주 간단하고 구체적인 실행 방법임에 틀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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