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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곡동이박사 Feb 20. 2018

무역전쟁으로부터 내 돈을 지키자

미국발 보호무역주의 강화, 투자자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평창 올림픽에 온 국민적 관심이 쏠려있는 이때, 국내 투자자들에게 불쾌한 뉴스들이 미국으로부터 날아들었다. 미국 상무부가 무역 확장법 232에 의거, 국가안보를 위하여 한국을 비롯한 12개국 철강제품에 대해서 53%의 관세 폭탄을 부과하는 안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제시했다. 뿐만 아니라 한국 GM은 군산공장 폐쇄를 결정했고, 인천과 창원공장에 대해서도 한국 정부로부터의 지원금을 요구하며 한국에서 철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전에 게재한 글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이러한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는 이미 예견된 일이었지만, 철강제품 이전에 세탁기와 태양광 패널에 대해서도 세이프가드 발동 결정을 내렸었고, 미국의 우방국들 중 유일하게 관세 폭탄 부과 대상에 포함되었다는 점에서 이번 미상무부의 관세 부과안은 충격적이다. 중국 철강재의 우회수입경로가 된다는 것이 그 이유로 거론되고 있지만, 이번 무역 확장법 232조의 발동은 미국이 ‘국가안보’를 명목으로 삼아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현실화시켰다는 점에서 향후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미국 국내 정치상황을 보면 안타깝게도 이러한 트럼프 대통령의 한국에 대한 통상압박은 최소 6개월에서 2년 정도는 계속될 것 같다. 2018년 중간선거와 2020년 대선을 앞두고 본인의 지지기반인 보호무역 주의자들의 표를 끌어 모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미 TPP는 탈퇴를 선언했고, 북미 자유무역협정(NAFRA) 재협상이 교착상황에 이른 지금 유일한 타깃은 한미 자유무역협정이기 때문에 걱정이 더 클 수밖에 없다. 철저히 자국 이익 극대화 논리로 움직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얼마큼 잘 대처한 것인지를 보아야 하겠지만, 어떤 대응을 하더라도 장단기 한국 수출에 호재가 아님은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불행히도 우리 같은 개미 투자자들이 이에 맞서서 할 수 있는 일은 현실적으로 거의 없다. 장기적 안목으로 국가 경제를 걱정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한 일이지만 우선 당장은 우리 투자금부터 지켜야 한다. 지금은 소모적인 정치논쟁보다는 이런 국제정세가 개미투자자들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무엇인지 살펴보고 우리가 가진 포트폴리오의 리스크를 최소화시키는 큰 투자전략을 짜야할 시점이다.

 

우리가 당장 1차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악재로써는 우리 수출의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인 철강의 대미 수출 부진이다. 한지만 흥미롭게도 제제가 발표된 19일 철강 관련 주식들의 가격은 요동치지 않았다. 며칠 더 추이를 지켜보아야 하겠지만, 19일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제철주들은 1~7% 정도 하락 출발했으나 이내 외국인의 매수세에 힘입어 0.5% 이내의 보합세를 보였다. 이런 주가 변동을 보면 외국인과 기관은 이번 보호무역조치를 한국 철강산업의 초대형 악재로는 보지 않고 있는 듯하다. 우선 한국 철강협회에 따르면 2017년 기준 국내 대형 철강업체,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경우에는 대미 수출규모가 0.6%, 4.7%로 낮은 수준이다. 물론 세아제강, 넥스틸 등 대미 수출 의존도가 높은 중소 업체들의 타격은 크지만, 국내 철강업계 전체로 보면 대미 수출은 국내 총 철강 생산량의 5% 수준이기 때문에 철강산업 전반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준은 아니라는 분석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번 트럼프 행정부의 조치는 철강산업에 국한된 것이 아닌, 그보다 훨씬 더 심각한 악재들의 전주곡으로 보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왜냐하면 백악관은 작년부터 공공연히 자동차, 항공기, 반도체 등의 산업에서의 수입규모가 미국 국가안보에 위협이 될 만한 규모라고 밝혀왔기 때문이다. 이는 곧, 다음 제제 대상이 해당 산업들이 될 것이라는 예고라고 볼 수 있다. 특히 반도체와 자동차는 우리 수출의 주력품목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미국 보호무역주의로부터 국내 산업이 받을 타격은 생각보다 큰 규모가 될 수도 있다. 구체적인 시점은 아직 예측하기가 어렵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앞서 언급한 대로 2018년 중반과 2020년 말 미국 선거 전에 행동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우선 현시점에서는 철강 관련주의 비중을 줄이거나 최소한 추가 매수를 하지 않는 것이 합리적인 투자방향일 것으로 보인다. 또한 올해 6월 미국 중간선거까지는 반도체와 자동차주에 대해서는 딱히 큰 호재가 예상되지는 않는 만큼 해당 산업에 대한 투자 확대는 바람직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우선 자동차 관련주를 보면 이번 철강 관세를 통해 미국 내 자동차 제조원가가 상승하여 국내 완성차 업계가 반사이익을 누리지 않을까라는 기대가 일부 존재한다. 하지만 대미 자동차 수출은 환율과, 국내외 자동차 수요 등 복합적인 요소가 작용해서 딱히 철강 관세 조치가 호재라고 보기는 어렵다. 반도체 역시 마찬가지로, 작년 말 모건 스탠리의 2018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의 생산능력 확대, 3D 낸드플래시 반도체 생상 경쟁 심화 등의 이유로 호황이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요컨대, 최근 트럼프 행정부의 동향을 고려하면 향후 수개월간 주력 수출품목 관련주에 대한 투자는 축소하는 것이 리스크를 줄이는 방법이 되겠다. 많은 투자전망 보고서가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만큼 경기 소비재, 소재 섹터에 비교적 중점적으로 투자를 하는 것이 현시점에서 타당한 투자전략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이런 예측은 어디까지나 현재의 시정정보에 기인한 것이고 국제 정세 변화에 따라서 바뀔 수 있다. 필자 역시 계속된 업데이트를 통해 보다 나은 투자방향을 찾아가도록 노력하겠지만 현재 국제경제 흐름의 방향이 짧은 시간에 바뀔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철강 관세 부과 안에 4월 11일까지 서명을 하도록 되어있다. 아직 시간이 있는 만큼 우리는 그에 알맞은 포트폴리오 구성으로 리스크를 최소화시키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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