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 전완의 중요성
골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헤드를 닫는 방법을 아는 것이다. 골프는 기본적으로 골프 클럽이라는 도구를 이용한 운동이고, 도구의 움직임을 이해하고 도구를 잘 사용해야 효율적인 스윙이 가능하다. 즉, 적은 힘으로 정확하고 멀리 공을 칠 수 있다는 것이다. 퍼터를 제외한 모든 골프 클럽은 헤드의 한쪽에 샤프트가 연결되어 있고, 반대쪽이 무겁다. 헤드가 열렸다가 닫히는 움직임이 스피드와 임팩트를 만들어 내는 것이며, 그 동작을 우리는 릴리즈라고 한다. 릴리즈는 풀어준다는 의미로, 헤드의 움직임을 임의로 조작하거나 구속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움직이게 함으로써 원하는 타이밍에 최대의 스피드를 이끌어내는 데 있다. 반드시 명심해야 할 내용 하나는 헤드를 조작함으로써 절대로 내가 낼 수 있는 최대 스피드를 구현할 수 없다는 것이다. 골프 클럽이 만들어진 의도대로 움직여 주는 것이 일정한 타이밍에 최대 스피드를 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처음 골프를 시작하는 골퍼가 가장 어려워하는 것이 릴리즈, 즉 헤드를 자연스럽게 닫히게 하는 동작이다. 골프 클럽의 모양을 보고 내가 헤드를 조작해 내가 원하는 타이밍에 헤드를 닫으려고 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그래서 대부분의 골퍼는 헤드를 늦게 닫거나, 헤드를 닫지 못한다. 헤드를 일찍 닫는 골퍼는 빠른 성장 가능성이 있다. 어쨌든 헤드를 닫는 방법은 아는 셈이니까. 비거리를 내기 위한 모든 클럽 헤드는 - 그래서 퍼터는 제외 - 헤드의 토우 부분이 돌아가면서 닫히게 된다. 그리고 이는 클럽을 잡고 있는 손목과 전완의 움직임으로써 가능하다. 헤드가 자연스럽게 닫힐 수 있도록 손목과 전완의 움직임을 부드럽게 가져가는 것이다. 그래서 레슨 프로가 그렇게 손목에 힘을 빼라고 귀에 못이 박히도록 외쳐대는 거다. 내가 헤드를 닫지 말라고, 헤드를 스퀘어로 만들어서 갖다 대지 말라고, 헤드가 자연스럽게 돌아가도록 내버려 두라고 가르치는 거다. 이게 참 어렵다. 힘 빼는데 3년 걸린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그렇다면 헤드를 일정한 타이밍에 닫히게 하는 손목의 움직임은 무엇일까? 관절의 움직임으로 정확하게 설명하면, 손목의 움직임이 아니라 전완의 움직임이다. 그리고 오른손잡이 골퍼 기준으로 오른 전완의 움직임이다. 간혹 왼팔 전완의 움직임을 이야기하는 프로가 있으나 궁극적으로 전완이 돌아가는 힘을 쓰는 것은 오른팔의 역할로 왼팔은 돌린다기보다 돌아가는 것을 방해하지 않고 비켜준다는 느낌에 가깝다. 왼팔로 치라고 하는 레슨 프로의 대표적인 공통점은, 전반적으로 근육량이 많고 힘이 좋은 경우가 많다. 왼팔을 돌려 비켜주기만 하면 오른팔이 알아서 힘을 쓰는 것이다. 그래서 전완근이 약하고 악력이 약한 여성 골퍼나 일부 남성 골퍼가 왼팔 전완을 돌리려는 연습을 하는 것은 옳지 않다. 차라리 오른 전완을 돌리는 느낌과 힘을 키워주는 것이 더 빠르다. 일단 돌리는 힘을 알고 그다음에 비켜주는 연습을 하는 것이다. 왼팔 전완을 강하게 돌리는 힘으로는 절대 원하는 비거리를 얻을 수 없다.
오른팔 전완으로 헤드를 돌리는 것은 어떤 움직임일까? 이걸 쉽게 생각하고 오른 손목을 덮어서 돌리려고 하다가는 소위 엎어치는 스윙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이 움직임을 설명하는 데 있어 글의 한계를 많이 느낀 것이 사실이다. 영상으로 하면 너무 쉬운데, 글로 표현하자니 어렵다. 그리고 이 움직임을 잘못 이해하면 다운스윙에서 오른쪽 어깨가 튀어나오면서 엎어치는 스윙을 연습하게 된다. 최악의 상황이다.
오른 전완의 움직임을 설명해 보겠다. 최대한 자세히 설명할 테니 잘 보고 따라 해주길 바란다. 우선 오른팔꿈치를 몸에 붙인 상태에서 오른손바닥이 위로 오도록 앞으로 내민다. 마치 무엇을 건네받을 때의 자세와 같다. 오른팔꿈치는 정면을 향하고 오른손바닥은 하늘을 보고 있다. 오른팔은 몸에 붙어 있고 오른팔 상완과 전완은 90도를 이루고 있다. 이 상태에서 오른팔꿈치가 정면을 보도록 유지하면서 오른손바닥을 돌려 아래를 향하게 한다. 손바닥 뒤집기를 하는 동작과 동일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손바닥이 뒤집어지는 동안 오른팔꿈치는 여전히 정면을 보고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오른팔의 상완과 전완이 분리되는 과정이다. 이 동작이 가장 중요하다. 이 움직임이 헤드를 닫는 오른 전완의 움직임이며, 릴리즈 동작이며, 로테이션 동작이다.
이번에는 양손을 모아 어드레스 자세를 취하고, 오른팔꿈치가 정면을 보도록 돌린다. 그 상태에서 양팔의 팔꿈치만을 구부려 백스윙을 갔다가, 오른팔꿈치가 정면을 보도록 유지하면서 스윙을 해본다. 몸은 움직이지 않고 팔꿈치와 손목만을 움직여 스윙을 하는 것이다. 이 동작을 해보면 헤드를 닫는 로테이션 동작을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
이제는 앞서 엎어치는 스윙을 흉내 내보도록 하겠다. 똑같이 오른 전완을 돌리는 동작을 하는데, 이번에는 앞으로 나란히를 하듯이 오른팔을 앞으로 쭉 뻗은 상태에서 오른손바닥이 하늘을 향하게 한다. 그리고 오른팔 전체를 돌려 손바닥 뒤집기를 한다. 이것이 잘못된 로테이션 동작이다. 이제는 어드레스를 한 상태에서 백스윙을 들고, 방금 해본 동작으로 손바닥을 돌려본다. 오른쪽 어깨가 앞으로 튀어나오면서 공을 치는 모션이 나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대부분의 골퍼가 처음 골프를 시작할 때 엎어치는 이유는 유도의 업어치기 동작으로 힘을 쓰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오른팔 전체를 돌려 헤드를 닫으려고 하기 때문이다. 모든 동작은 헤드를 닫으려는 의도에서 나오는 것이며, 이것이 필자가 골프 스윙을 설명하는 관점이다.
손목과 전완에 최대한 힘을 빼고 부드럽게 스윙을 해본다. 힘을 뺀다는 것은 헐렁하게 스윙하라는 것이 아니라 헤드를 조작하려고 하지 말고 자연스럽게 움직일 수 있도록 놔두라는 의미로 해석하면 된다. 클럽 헤드의 움직임을 최대한 이용하면 일정한 타이밍으로 공을 강하게 칠 수 있다. 코어 근육은 이 스피드를 견뎌내는 축의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골프 스윙은 궁극적으로 헤드를 닫는 움직임이며, 빠른 헤드 스피드를 유지하기 위해 코어 근육이 최대한 그 스피드를 버텨주는 힘을 쓰게 된다. 축을 지키고 강하게 휘두르면, 좋은 스윙을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