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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꾸바 Oct 31. 2019

다 너 잘되라고 하는 소리야

피드백받을 준비되셨나요

내가 컴플레인을 할 때는 개선을 원하기 때문인데 주로 제품의 결함, 계약과 다른 서비스를 제공받았을 때가 그렇다. 하지만 직원의 태도나 말투 등에 실망했을 때는 보통 피드백을 주지 않는다. 나도 우리 직원들이 매장에서 어떻게 일하고 있는지 잘 알고 있기에 그렇기도 하지만 사실 태도나 말투는 고치기가 어렵고 나의 주관적인 평가가 들어가며 개선의 의지가 없는 사람들에게는 피드백 조차가 아깝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피드백 이야기를 할 때 자주 사용하는 예시가 있다. 아침에 출근할 때 얼굴에 밥풀이 붙은 직원을 보고 차마 이야기를 못해줬는데 퇴근할 때까지 붙어있더라. 피드백을 당장 주고받는 순간은 서로 민망하지만 적절한 시기를 놓치면 상대방은 남들에게 그 민망함을 더 많이, 오랫동안 준다는 것이다. 밥풀이 얼굴에 붙은 직원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게 되고 사실은 아닌데 지저분한 사람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

한 사람의 잘못된 행동을 고쳐주지 않으면 그 사람도 잘못됨을 인지하지 못하고 더 많은 사람을 불편하게 만들고 그 사람에게 오해를 심어줄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상대방을 위해서 우린 피드백을 준다. 그 사람이 잘못되는 것을 원치 않기에. 결국 애정이 있으니 개선을 요구하는 것인데 피드백을 줘도 개인적으로 받아들이면 문제는 달라진다. 다음부터 A제품은 여기에 진열하세요 라고 피드백을 줬는데 내가 일을 못한다고 구박한다고 개인적으로 받아들이면 기분 나쁜 잔소리로 생각되는 것이다.


피드백을 줄 때도 '평가'의 느낌이 나면 개인적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A제품 저기에 두면 어떻게 해요? 보기 싫게..라고 해 버리면 이미 잘못된 진열에 평가를 해 버리는 것이고 상대방은 평가당했다는 느낌이 드니 당연히 기분이 좋지 않다.



우리 회사는 직원의 소리를 듣는 서베이를 종종 한다. 직원들은 당연히 본인의 매니저나 회사에 대한 평가를 작성하게 되는데 어떤 사실에 의거하여 문장을 압축시켜 버리는 경우에는 제대로 전달이 어렵다. 우리 매니저가 예전에 지각을 한 직원에게 소리를 질렀습니다. 매니저의 태도에 화가 납니다.라는 내용을 '우리 매니저는 자제력이 없습니다'로 압축시켜 버리는 것이다. 피드백을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도 받아들이기 힘든 내용이다.



피드백을 솔직하게 주고 성숙하게 받아들이는 연습은 나도 필요하다. 순간의 감정으로 독설을 뱉고 나면 후회가 물밀듯 밀려온다. 다행히 요즘은 즉각적인 사과로 상황을 수습하지만 나도 아직은 부족한 것이 많은 사람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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