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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광진 Feb 28. 2020

학자금 부채탕감, 국가가 책임져야

개인 책임이 아니다. 대학 진학 경쟁으로 줄 세운 국가와 사회 책임이다.

취업하고 갚으라고 국가가 빌려준다. 그런데 이자가 웬만한 특별목적 대출보다 훨씬 높다. 이자 장사한다. 


우리 사회는 청소년기에 대학을 가야 한다는 압박을 상당히 가한. 학교에서, 학원에서, 집에서, 심지어 친구들 사이에서. 모두가 대학 못 가면 사회 루저가 된다고 겁박한다. 그렇게 경쟁시킨다. 


그렇게 입학한 대학은 졸업까지 한 학기 500만 원, 8학기 4천만 원, 자취하면 방값, 통학하면 교통비, 학원, 어학연수와 자격증 시험까지 하면 대충 1억이 든다. 1억을 쉽게 부담할 학생도, 부모도 별로 없다. 그래서 학자금 대출을 받는다. 

그런데 대학을 나와도 취업이 안된다. 이제 학생 탓으로 돌린다. "네가 못한 거야" 5명을 뽑는데 100명이 지원한다. 떨어진 95명은 돌아가서 자신을 탓한다. "내가 무능해" 다시 딛고 일어나거나, 한없이 작아져 우울증에 빠진다. 다시 딛고 일어나도 서류와 면접을 100번 이상 떨어지다 보면 못 버틴다. 100번 떨어지고 괜찮으면 정신 미쳤거나, 사이코패스라 고통에 감각이 없거나. 그래도 사회는 아프니까 청춘이라고, 괜찮으란다. 

떨어진 95명이 5명이보다 못하다고 면접관이 어떻게 평가하나? 사람을 한번 보고, 서류상으로 평가할 수 있나? 직무능력을? 정말 아이러니이다. 한 청년의 20년 인생을 인사담당자가 판단한다고? 그마저도 특혜 채용이 있다. 정치인 취업 청탁은 단골 뉴스다. 그렇게 5자리는 3-4자리가 된다.

근본 원인은 재벌 대기업이 청년을 뽑지 않는 데 있다. 일자리가 없다. 한강의 기적의 열매는 더 이상 나누지 않는다. 하청과 비정규직을 싼값에 부리는데 왜 정규직 뽑나? 자선 사업하나? 이건 경제 위기 운운하며 비정규직법, 파견법 등 만든 정치인과 관료들의 범죄행위이다. 살찐 재벌들과 정치인들이 열매를 독점하고, 안 나눠 주는 거다.

그래서 사회체제의 문제다. 그렇게 대학 가라고 해놓고, 전부 대학 가게 줄 세워놓고, 대학 모자라서 300개나 설립 해놓고, 이제 구조조정 한단다. "대학가야 사람 취급받는다" 고등학교 흔한 교훈이다. 선생님, 부모님의 가르침이다. 사회적 가르침이다. 그런 가르침이 지금 경제체제에서는 폐기됐다. 지금은 "대학가도 사람 안된다." 

이 정도로 국가적 차원에서 대학 진학 독려하면, 국가 정책이다. 진학률 높은 것을 교육열로 치환하는 것도 책임 회피다. 대학 못 가면 사람 취급 못 받는다는데, 어떤 부모가 공부 안 시키나. 모정을 교육열로 치환하는 건 비열한 프레임이다. 부모는 자식의 생존을 걱정했을 뿐이다.

국가 비전이 실패하면 정치인과 국가 관료는 책임져야 한다. 물러나는 것은 물론 원상복구해야 한다. 3-4000만 원 학자금 부채만 덩그러니 남겨두고, "정책실패니, 미안해. 이제 바꿔볼게." 하면 끝인가? 이 부채를 앞으로 10년 이상 갚아야 하는 청년은 무슨 죄인가? 이마저도 취업 성공한 학생들. 취업 못한 사람들은? 신용불량자 된다.

국가 비전 실패, 정책 실패에 대한 책임지는 것은 학자금 부채 탕감이다. 이걸로 대학 가지 않은 사람들과 형평성 문제 제기할 수 있다. 그런데 취업 성공하는 대부분은 금수저이다. 취업도 대물림된다. 이들은 학자금 대출 안받는다. 다 갖춰서 공부와 자기개발에 집중하는 학생들. 당연히 취업에 유리하고, 더군다나취업 청탁이라는 안전장치도 있다. 대물림 못받은 학생들은 대학 나와도 중소기업 간다. 비정규직도 간다. 이들이 1억씩 들인 대학교육은 삶에 얼마나 유리한가? 고졸 노동자 차별 철폐와 학자금 부채 탕감 중에 우선순위 따지는 것은 무의미 한다. 다들 열매를 나눠갖지 못한 사람들이다.

형평성 문제보다 국가 정책 실패에 대한 책임을 봐야 한다. 이게 이학자금 탕감이 되어야 하는 명이다. 더 나아가 정규직 채용 안 하고 싼값에 사람 부리는 재벌 대기업, 그렇게 아껴서 수십조 영업이익 남기고, 수백조 불로소득 버는 재벌들의 통제해야 한다. 근본적으로는 노동으로 가치가 창조될 때, 이익을 어떻게 나눌 것인지 상상해야 한다. 최초 노동 이후 생긴 자산 분배가 공정하면 굳이 "재분배" 하지 않아도 된다.(물론 지금은 자산불평등이 심하니까 자산"재분배" 먼저해야 한다.) 공동체 파괴하는 원인, 그 뿌리는 도려내야 한다. 안 그러면 모두 파멸이다. 그렇게 로마가 망했고, 중국의 모든 제국이 망했고, 조선이 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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