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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국 방문기 4

파크로쉬 이틀째, 오징어불고이와 오대산 풍경

by 꿈꾸는 노마드

고국을 방문할 때 솔직히 남편과 내가 가장 주력하는 건 한국 음식 경험이다.

한국에 살 때 먹어본 음식 외 우리가 떠나 있는 동안 새롭게 개발되었거나 각광받고 있는 음식, 혹은 미처 알지 못했던 음식들을 경험해 보는 건 색다른 즐거움이 분명하니까.

그런 이유로 이번 여행에서도 그런 색다른 음식 경험에 대한 기대가 컸다.

해서 여행을 떠나기 전 맛집도 검색해 보고 어머니와 동생, 우리 부부 네 사람의 음식 취향을 조합해 알맞은 식당을 찾기에 주력했다.

보통 어머니를 제외한 세 사람은 뭐든 잘 먹는 편이긴 하지만, 물 빠진 고기를 좋아하지 않는 동생을 위해서도 최대한 배려해 식당 찾기에 골몰했다.

정선이나 오대산 부근에는 워낙 산채정식 등 나물을 주류로 하는 음식이 발달됐지만 그 외 조금 다른 음식을 찾던 중 우린 오징어불고기로 유명한 한 식당을 점심 장소로 결정했다.

우리에겐 2인 조식 3박, 즉 6번의 조식 뷔페식당 이용권이 있었지만 그날은 조식 식당을 찾지 않았는데, 이유는 웰니스 프로그램에 좀 더 집중하기 위해서였다.

해서 아침 일찍 동생과 숙암요가를 마치고 2박 이상 투숙객에게만 허용되는 특별 프로그램에 참가한 후 우린 점심 식사를 위해 식당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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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서 오징어불고기와 더덕구이를 주문한 우리는 느긋하게 기다렸다.

가져온 반찬을 맛보며 생각보다 빨리 익는 오징어불고기를 먼저 맛봤다.

예상대로 맛있었고, 대부분은 만족스러웠다.

굳이 불만을 꼽자면 밥의 퀄리티와 함께 나온 미역국 정도?

좀 더 좋은 쌀을 사용해 밥을 지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지만 손님들이 주류와 함께 안주거리를 많이 찾는 식당이라면 상관없는 얘기일 지도.

암튼 남편과 나, 동생은 맛있게 먹고 나왔다. 미역국을 좋아하시는 어머니께서는 조금 불만족스러운 표정이셨지만 따로 말씀은 없으셨고.

우린 부른 배도 꺼트릴 겸 정선에 오면 꼭 찾는 오대산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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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대산 전나무 숲길. 그 길은 무장애길이라 특별히 우리 가족에겐 더할 나위 없는 곳이었다.

어머니께선 휠체어에 타셨고 동생이 밀고 나와 남편은 느긋하게 걸었다. 물론 시작은 느긋이지만 난 늘 남편을 앞장서게 되고. ㅎ

사진도 찍고 콧 속을 파고드는 전나무 향, 숲 향을 맡으며 전신에 싱그러움을 불어넣었다.

아직 많이는 아니지만 간간이 단풍이 물들고 있는 걸 보면서 한국 단풍은 귀여운 아가 손 같단 생각을 했다.

캐나다 다람쥐보다 훨씬 사이즈가 작은 토종 다람쥐도 구경했다.

가족과 이렇게 함께 자연을 즐기고 시간을 보낸다는 게 문득 축복으로 느껴졌던 시간이었다.

향토엿도 사 먹고, 유유하게 흐르는 냇물도 내려다보면서 흔쾌한 시간을 보내다 호텔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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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오후, 또 다른 웰니스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일명 '듀오볼 테라피'.

어깨 아픈 동생 빼고 남편과 나는 열심히 듀오볼을 이용한 요가 활동 후 룸으로 돌아왔다.

어머니와 동생은 룸에 머물기를 원해 남편과 나만 아쿠아 활동을 위해 1층으로 향했다.

사우나 실에서 옷을 갈아입고 먼저 실내 수영장 존에서 만나 실내자쿠지에 잠시 몸을 담근 후 우린 야외 자쿠지로 직행했다.

비수기, 게다가 식사 시간이라 아무도 없는 자쿠지에 몸을 담그고 우린 오붓한 시간을 즐겼다.

그 후 남편은 룸으로, 나는 사우나로 가 좀 더 힐링의 시간을 이어갔다.

그리고 평소 저녁을 아주 간단하게 먹는 우리 가족은 그날 저녁 역시 간단하게 피자로 저녁식사를 대신하고 일찍 쉼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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