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웃집 루시 Dec 29. 2023

7년 차 UI/UX 디자이너의 1년 회고


이직한 후 벌써 1년이 빠르게 흘렀다. 퇴직금이란 것도 생겼다.

연말이라 인사평가가 이루어지면서 자기 평가서도 작성했다. 나 스스로 되돌아보니 정말 기특한 구석도 많았고 아쉬운 구석도 있었다. 벼는 익을 수록 고개를 숙인다지만 나는 벼가 아니니까 패스하고 1년을 어떻게 살았는지 조금 더 살을 붙여서 공유를 해볼까 한다.


1. 새로운 시스템 도입과 체계 구축

이직한 회사에 피그마 도입

디자인 시스템 제작(진행 중)

스톡 이미지 구독(스톡이미지 견적 내본 썰은 여기서 확인)

https://brunch.co.kr/@lovelylucia/182


개발자로만 시작했던 현재 회사는 개발자로만 프로젝트를 론칭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단다. 결국 그게 아니란 걸 깨닫고 디자이너를 채용하게 된 게 나다. 입사하면서 제품 파악을 하고 문제를 정의하며 해결을 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그 과정에서 피그마를 결제해 달라고 했고 개발팀은 이제 피그마를 통해서 협업해야 한다고 제안했었다. team plan을 결제하고 리디자인을 하고 계속 회의를 하면서 우여곡절 끝에 1차 론칭까지 하게 되었다.


아직도 후회되는 게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모든 CRM 화면을 그리지 못한 것, 컴포넌트를 제대로 만들지 못한 것, 디자인 시스템을 제대로 구축하지 못한 게 후회된다. 1년이 지난 지금도 다른 프로젝트 론칭 때문에 시간에 허덕이고 있으니 말이다.


아무튼 피그마 도입으로 개발팀은 훨씬 효율적으로 개발할 수 있게 되었고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질 수 있게 되었다. 괴발새발 디자인이더라도 머릿속에만 있는 것과 시각적으로 드러나 있는 것은 거의 박나래와 한혜진 키 차이 급이다.


2. 다른 디자이너들이 자리를 잘 잡을 수 있도록 중심 역할 수행

초기 스타트업들의 고질적인 문제는 팀 빌딩이 얼마나 잘 이루어져 있느냐다. 보통 두 가지를 많이 봤는데 매너리즘에 빠질만한 C레벨급의 인재들이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것. 아니면 주니어급 인재들이 맨땅에 헤딩하는 경우, 이 두 경우를 제일 많이 본 것 같다. 전자의 경우는 C레벨급의 몸값이 워낙 높기 때문에 투자를 엄청 많이 받은 스타트업이 아닌 이상 보기 힘든 케이스이다. 보통은 후자의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시니어 디자이너가 없으면 디자이너들이 입사를 잘 안 하려고 하는 경향이 크다.


우리 회사 같은 경우에는 다행히 미들급 인재들이 중심을 잘 잡아주고 있어서 프론트엔드팀이든 벡엔드팀이든, 팀 확장이 잘 된 케이스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현재 부산 디자인팀과 서울 디자인팀을 합치면 총 7명의 디자이너가 있는데 처음에 나 혼자로 시작했던 디자인팀이 이 정도 자리 잡기까지엔 내가 중심을 그래도 잘 잡고 있어서(!) 그러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퇴사만 안 하고 자리만 잘 잡고 있어도 이 역할은 잘 하지 않았나,하는 좀 오만한 생각도 든다. 나 말고 미들급 한 명은 1년도 안 돼서 퇴사를 했으니 말이다.


3. 브랜딩에 기여

나는 UI/UX 디자이너이지만 시니어 디자이너로서 브랜딩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 명실상부 요즘은 브랜딩의 시대다. 퍼스널 브랜딩 시대에서 살고 있는 만큼 개인이든 기업이든 브랜딩은 꼭 필요한 요소이다. 마케팅팀에서도 그런 목소리가 나온다. 요즘 바이럴 & 숫자로 하는 마케팅도 지났다고. 지금은 브랜딩 마케팅 시대라고.

 조직이 구성되고 기업이 성장하려면 브랜딩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현재 전문 BX팀은 없지만 항상 염두에 두면서 디자인했다. 브랜딩 기여에 대해 데이터로도 수치화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특히 채용쪽 이미지에 신경을 많이 썼다. 복지 참 좋은 기업


4. 다수 프로젝트에 성실히 참여

 디자이너는 뭐니 뭐니 해도 디자인 아웃풋으로, 시각적 결과물로 자신을 드러내야 한다.

비록 드롭된 프로젝트도 있지만 그것마저도 사업 확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한다. CRM도 결과적으로 그럴듯한 수익까지 이어졌으면 참 좋았겠다만 아직까지는 좀 아쉽다. 내년을 기약해보려고 한다. 나름대로 회사가 특허권도 받았고 론칭도 했으니 그런대로 결과물은 좋다고 생각한다.


5. 아쉬운 점

디자인 실력이 많이 늘었나 라고 묻는다면 대답은 no! 이다. 여전히 내 디자인은 그지같고 답보 상태다. 동료 디자이너들이 늘었으니 내년엔 나도 적극적인 피드백을 받아보면서 성장해보려고 한다. 시니어도 주니어, 중니어에게 피드백을 받아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항상 열려있는 사고를 해야한다.


6. 내년 계획

내년엔 주니어 디자이너들이 좀 더 성장할 수 있도록 디자인팀의 내실을 다지려고 한다. 주니어 디자이너들 뿐만 아니라 다른 디자이너들도 좀 더 성장할 수 있도록 계획중이다. 기획팀과 함께 고객여정지도를 만들면서 사용성 개선을 한다든지 사내 디자인 컨퍼런스를 개최한다든지 말이다. 여러 가지 도전을 해보려고 한다. 디자인 시스템도 더 디벨롭시키고 동기부여를 줄 수 있도록 계획 중이다. 좀 더 다듬고 성장하고 함께 나아가서, 나도 잘되고 너도 잘되고 모두 돈 좀 더 버는(이게 중요하지) 디자이너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보려고 한다.


 블렌더도 공부해볼 계획이고 디자인 컨퍼런스에도 참여해볼 생각이다. 회사가 좋은게 이런 참여 기회를 많이 권장한다. 디자인뿐만 아니라 투자 쪽에도 좀 더 공부해야지. 책도 더 읽고 100대 명산도 한 10개는 더 가봐야 하고. 이래저래 할 일이 많은 2024년도가 될 것 같다.




회고란 건 정말 필요한 작업이다. 누군가에게 꼭 어필하고자 하는 의도뿐만 아니라 나의 성장을 위해서라도 꼭 필요한 작업이니 꼭 해보았으면 한다.


한 해동안 정말 감사한 일이 많았던 것 같다. 한 해 마무리 잘 하시고 새해에는 멋진 일들만 가득하시길 바란다.




매거진의 이전글 디바이스 가독성, 흰색 바탕에 검정글씨가 최선일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