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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쭹이 Nov 20. 2018

대학교의 혜택을 똑똑하게 챙겨 먹어라

모두 다 당신이 낸 등록금이다.

 “내가 진짜 대학만 가봐라. 미친 듯이 놀 거야.”     

대부분의 고3들이 때 야자를 마치고 학원이란 강행군을 더하며 이렇게 이를 바득바득 갈았을 것이라 예상한다. 그래서 그런 것일까? 정말 미친 듯이 놀기만 하는 사람들을 많이 봤다. 

1학년 땐 신입생 환영회와 갖가지 동아리에 가입해 훈남 선배와 걸그룹을 닮은 누나들을 기대하며 대학생활 1년의 반은 술로 그리고 여태껏 누리지 못했던 억압된 나를 풀어주며 원 없이 놀아 볼 것이라고 생각한다.(물론 요즘 취업난이 심해 1학년 때부터 취업을 준비하는 친구들도 있다고 듣긴 했다. 하지만 흔치는 않다.) 대부분의 대학교 1학년 신입생의 모습은 별반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 자유를 만끽하지 말라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1년이면 충분하지 않은가? 그냥 술 마시고 공강 시간에 카페 가서 수다 떨고 당구장 가서 자장면 한 젓가락 먹고 한 큐 치고, 피시방 가고 그러면서 시간을 있는 마음껏 여유롭게 흘러가도록 나를 놓아주는 것은 1년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이제 1년 동안 질리도록 그 생활을 했으니까 나머지 3년 정도는 혹은 2년 정도는 대학교에서 주는 선물에 관심을 좀 가져 보자.     


요즘이나 예전이나 등록금이 어마어마하다. 

공립은 물론 사립이라면 어휴 한 학기 다니는데 뭐 이렇게 비싼지. 그만큼 배워 가는 것 같지도 않은데 말이다. 술 마시고 땡땡이치는 강의도 많고 수업에 들어가서 잠도 많이 자는데 숙박료 치고는 너무 비싼 것 같다.     


그러면 내가 낸 등록금을 어디서 뽑아 먹어야 할까?

여러분들의 등록금으로 교수님들의 월급을 주고도 남는다.

그렇기 때문에 학교는 그 돈을 어떻게 잘 유용하게 운영해야 할지 많은 교직원들과 학교의 임원들이 고민을 해 프로그램을 만들어내고 등록금을 쓸 궁리를 하게 된다.

정말 작게는 봉사활동부터 시작해 크게는 국가에서 지원해주는 돈으로 해외 대기업에 인턴도 할 수 있는 기회들이 많다.         


그러나 학생들은 그다지 관심이 없는 것 같다.

내가 학교를 다닐 때만 해도 그런 제도들이 있는 것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태반이었고 꼭 하는 사람이 다른 것들도 지원해서 결국 좋은 기회들을 독식하게 되는 것을 참 많이도 봐왔다.

그러나 그들을 욕할 것이 아니다. 나머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지 않은 무관심의 결과니까.     


나도 학교의 혜택을 톡톡히 챙겨 먹은 사람 중 한 명이다.

우연찮은 기회로 학교가 지원하는 좋은 프로그램을 접하게 되었고 한 번의 기회를 접해 보고는 그 이후로도 나에게 도움될 만한 좋은 기회들을 다 지원을 했었다.     


첫 기회가 중국에 ‘과학교육봉사활동’을 가는 것이었다.

전산실에 리포트를 뽑으러 갔다가 기다리는 김에 학교 홈페이지를 들어 가봤는데 우연찮게 모집을 하고 있는 것을 본 것이다. 아무 생각 없이 지원을 하고 잊고 지냈는데 면접을 보러 오라고 문자가 왔다. 과방에서 동기들과 놀다가 면접 시간이 다 되어 정말 가벼운 마음으로 핸드폰 하나 딸랑 들고 면접을 보러 갔었다.     


그런데 웬 걸. 다른 사람들은 무슨 노트북이나 A4용지에 중국어로 자기소개를 준비하거나 예상 질문을 뽑아가지고 대기실에서 달달 외우고 있는 게 아닌가. 진심으로 도망가고 싶었다. 면접장에 들어가서 망신을 당할 게 불 보듯 뻔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민을 하던 순간 내 이름이 불렸다. 그렇게 난 억지로 면접장에 들어가게 되었다.      


돌이켜보면 난 그 순간이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나가려는 순간 내 이름을 불러 준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 이왕 이렇게 된 거 솔직하게 모르면 모른다고 얘기하자며 부담 없이 임하기로 했다. 공대생들이 많이 없어서 그런지 나는 대부분의 인문대 학생들 속에 끼여 그렇게 첫 번째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그 이후 난 심심하면 학교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또 어떤 재미있는 것들을 모집하는지 유심히 보았고 학교에서 지원을 해주는 돈으로 많은 경험을 해 보았다.

어쩌면 숫자로 말할 수 없는, 정형화될 수 없는 그런 경험들이 지방대 사립대 여자 공대생을 많은 대기업에 최종 합격하게 해 준 실마리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실제로도 대기업에 입사한 지방대 졸업생 출신들을 보면 학교가 지원해주는 프로그램을 똑똑히 챙겨 먹은 사람들이 많다.      


그만큼 많은 경험을 하면 그 사람의 시선과 사고가 넓어지는 것이다. 

하지만 대학생 때는 학생이란 신분에 부모님께 용돈을 타 쓰고 경제적으로 변변치 않다. 해외로 여행도 다니고 싶고 이것저것 하고 싶은 건 많은데 쉽게 말해 돈이 없다. 부모님께 등록금도 부담인데 더 이상의 지원을 받기엔 너무 염치없어 보이고.     


그럴 때 학교를 충분히 이용해라는 것이다. 어차피 여러분들이 낸 등록금이다. 

그 등록금 똑똑하게 회수해라는 말이다. 정말이다. 

그때의 추억들이 직장인 5년 차인 지금에도 생각해보면 참 많은 것을 느꼈고 소중한 경험이라는 것이 다시금 깨닫는다. 잊지 못할 추억이 될 뿐만 아니라 토익이나 학점으로는 채울 수 없는 내 몸으로 겪어낸 내 몸이 증명한 진정한 스펙이 생기는 것이다.     


이번 글을 다 읽었다면, 지금 학교 홈페이지를 접속해 보는 게 어떨까?


이 순간에도 많은 프로그램들이 날 좀 써먹어달라고 여러분들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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