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초보를 위한 팁 (2) 금리 제대로 알기
은행에서 파는 예적금도 '상품'이다. 1000만원의 종잣돈이 있어 예금에 넣어두고 이자를 챙기려고 한다면, 1000만원짜리 물건을 사듯이 꼼꼼히 따져가며 예금을 골라야 한다. 예금에 '가입'하는 것은 예금을 '구매'하는 것과 같다.
A. 금리(金利)는 돈(金)에 붙는 이자(利)를 말한다. 금리와 '이자율'은 거의 같은 말로 쓰인다.
은행이 예금 상품을 판매할 때는 보통 기본금리와 우대금리를 나눠서 정해둔다. 기본금리는 말 그대로 그 상품에 적용되는 기본적인 금리로, 다른 조건을 따지지 않고 상품에 가입하기만 하면 적용해 주는 이자율이다.
우대금리는 어떤 조건을 걸어 기본금리에 더 얹어주는, 우대해 주는 이자율을 말한다. 우대금리까지 적용받으려면 단순히 상품에 가입하는 것뿐만 아니라 은행이 내건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예를 들어서 A은행이 정기적금을 내놨는데, 금리 설명에 이렇게 되어있다고 가정해보자.
●기본금리: 연 4.5%
●우대금리: 최대 연 1% (1~3 중복적용 가능)
1) 당행 입출금통장에서 자동이체해 적금 납입할 경우: 0.5%
2) 첫거래 고객 우대: 0.3%
3) 마케팅 동의 시: 0.2%
이런 경우, 만약 우대금리 조건 3가지에 아무것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해도 이 적금에 가입해서 적금액을 제때 잘 넣기만 하면 연 4.5% 이자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A은행을 처음 이용하는 '첫거래 고객'이라면 0.3%포인트를 더 받을 수 있다. A은행의 입출금통장에서 이 적금으로 자동이체를 걸어둔다면 0.5%포인트를, 마케팅 광고 수신에 동의한다면 0.2%포인트를 더 받는 것이다. 중복 적용이 가능하다고 되어있으니 3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하면 연 5.5% 이자를 받게 된다.
이렇듯 예적금에서의 우대금리는 기본금리 위에 더 얹어주는 금리를 의미한다. 반대로 대출 상품에서의 우대금리는 금리를 깎아주는, 할인율로 변한다. 내가 받으려는 대출의 기본금리가 연 6%인데 우대금리가 0.5%포인트 적용된다면 내가 실제로 내야 하는 이자의 이자율은 연 5.5%가 된다.
가산금리도 대출에서 쓰이는 이자율로, 기본금리에 더 얹어지는 금리를 말한다. 만약 대출의 기본금리가 연 6%지만 나의 신용점수 등 조건에 따라 1%포인트 가산금리가 붙는다면, 실제 대출의 이자율은 연 7%가 된다.
A. 단리, 복리는 이자를 계산하는 방식의 차이를 의미한다.
단리는 처음 넣은 원금에 대해서만 이자를 붙이는 이자 계산 방식이다. 매월 원금에 이자가 붙어도, 이자를 원금에 합산하지 않는다. 반면 복리는 매달 원금에 발생한 이자를 원금에 합산해 다음 달 이자를 계산할 때는 원금+이자를 합친 돈에 대한 이자를 계산한다. 같은 상품에 가입한다고 했을 때 복리식으로 가입하면 단리식으로 가입했을 때보다 최종적으로 더 많은 이자를 받게 된다.
보통 적금은 단리식으로 나온다. 물론 월복리 방식으로 제공되는 적금 상품도 가끔씩 나온다.
반대로 예금은 보통 복리식으로 나온다. 복리식을 선택할 경우 단리보다 이자가 더 많이 붙는 대신 만기 때 이자를 한 번에 받게 된다. 이자지급방법이 '만기일시지급식'이라고 쓰여있는 경우 복리식 상품이라고 보면 된다.
만약 예금을 단리식으로 가입하는 경우 이자를 매달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상품마다 다르지만 단리식 예금을 선택하는 경우 매달 이자를 다른 계좌로 받을 수 있게 하는 금융사가 많다. 예금에 넣어둔 원금이 수천만원 수준으로 크다면, 보통 매달 이자도 10만원대 정도로 나오기 때문에 이자만 따로 빼서 또 다른 소액 적금에 들면서 짠테크로 활용할 수도 있다. (하지만 예금 가입자 중 90% 이상이 복리를 선택한다)
A. 일단 금리가 높으면 이자를 더 많이 받는 거니까 나쁠 건 없다. 하지만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 높은 금리를 내건 상품들은 그만큼 가입 조건이 까다롭거나 우대금리 요건을 충족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최근에는 금융사들이 앱 접속자를 늘리기 위해 매일 '미션'을 제공하고 앱에서 인증해야 우대금리를 제공한다든지, 매주 추첨번호를 부여한 후 추첨에서 당첨돼야만 우대금리를 제공하면서 금융당국의 쓴소리를 듣기도 했다.
그리고 시중은행보다 저축은행 같은 2금융권에서 판매하는 예·적금 금리가 더 높다. 이유는 '리스크' 때문이다. 시중은행보다 안정성이 낮기 때문에, 저축은행의 금리가 시중은행과 비슷하면 사람들은 저축은행에 돈을 맡기기보다는 시중은행을 선택할 것이다. 고객 유치를 위해 저축은행의 예·적금 금리는 보통 은행보다 1%포인트 더 높다.
A. 일상생활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 예금은행을 1금융권이라고 부른다. 대표적으로는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NH농협은행 등 주로 '시중은행'이라고 부르는 일반은행이 있다. 이외에도 IBK기업은행, Sh수협은행 같은 특수은행을 비롯해 BNK부산은행, DGB대구은행, 광주은행 같은 지방은행도 포함된다.
1금융권 은행들은 전국 곳곳에 지점망을 갖추고 있어 많은 사람들이 쉽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인터넷 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토스뱅크 역시 1금융권으로 분류된다.
2금융권은 은행은 아니지만 은행 업무를 담당하는 금융회사로, '비은행금융기관'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전문적인 금융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만들어진 금융회사를 통칭하는데, 증권사, 보험사, 자산운용사, 신용카드사, 캐피털사, 리스사, 저축은행을 비롯해 신협, 새마을금고 같은 상호금융사도 포함된다.
A. 비은행권이라고 해서 예금을 떼일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지난번 글에서도 다뤘지만, 금융사가 혹시라도 파산하는 경우를 대비해 예금자보호제도가 마련돼 있어 5000만원까지는 예금을 보호받을 수 있다.
최근 실리콘밸리은행(SVB) 등 건실했던 금융사가 순식간에 파산하는 경우가 있어 국내 예금자보호제도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자세히 알아보자면, 예금자보호한도는 1인당 5000만원이지만 여기엔 원금과 이자가 포함되고 한 금융사당 5000만원씩 적용된다. 금융사 한 곳에 예·적금 여러 개를 들어뒀다고 해도 합산해서 5000만원까지 보호되는 것이다.
저축은행, 상호금융사 등 2금융권에 예금을 많이 들어두는 분들은 이 점을 고려해 4700만원씩 여러 곳에 분산해서 예·적금을 들어두는 경우도 많다.
만약 이자를 포함해 A금융사 예금에 4000만원, 적금에 2000만원이 있고 B금융사 예금에 3000만원이 있는 경우를 가정해보자. A, B사가 모두 파산한다면 A사에 있는 6000만원 중 5000만원까지는 예금보험공사에서 보호해 주고, B사에 넣은 3000만원은 5000만원 한도 내에 있기 때문에 3000만원을 보호해 줘서 총 8000만원을 되찾을 수 있다.
다만 실제로 보호대상이 된다고 해도 돈을 돌려받기까지는 수개월이 소요되기 때문에 최대한 안정적인 자금운용을 원한다면 금융사가 파산하는 경우까지 고려해 3~4개월 동안 쓸 목돈은 현금으로 따로 빼두는 게 좋다.
A. 신협, 새마을금고 같은 상호금융사의 예금은 예금보험공사에서 보호하지 않는다. 대신 신협중앙회,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책임진다. 새마을금고중앙회가 보유한 예금자보호준비금은 2022년 말 기준 2조4000억원에 달한다.
상호금융권에서도 마찬가지로 1인당 5000만원까지 보호한다. 상호금융사의 경우 한 법인마다 5000만원을 카운트한다. 같은 새마을금고라고 해도 신반월새마을금고, 가락새마을금고 이렇게 앞에 붙은 이름이 다르면 다른 법인이다. 신반월에 5000만원, 가락에 5000만원을 넣어뒀다면 각각 5000만원씩 모두 1억원을 보호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