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광고
왜 애니메이션 광고가 뜨는 걸까? 우선 연예인이 나오는 광고는 광고의 콘셉트를 제대로 전달할 수 없다. 유명인이 나와 따봉 하나 날리는 게 이 음식과, 자동차와 무슨 상관인가. 아직도 인플루언서의 힘이 크긴 하지만 역 트렌드로 일반인, 애니메이션, 얼굴 등장하지 않는 광고 등도 힘을 얻고 있다.
광고는 유명인을 내세운 이미지뿐 아니라 내용 전달, 재미 등이 전부 중요하다. 특히 요즘은 콘셉트와 진정성이 강조된다. 그래서 지금 소개하는 애니메이션 광고도 늘었지만 일반인이나, 사내 직원을 대상으로 한 광고, 얼굴이 나오지 않은 광고들도 인기를 끈다. 진정성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신세계인터내셔널의 텐먼스는 지난 3월 사내 모델 6명을 대상으로 화보를 찍었고,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사내 모델들이 등장하는 코디 인스타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사내모델은 연예인 모델을 보며 느끼는 거리감을 줄여주고 친근감을 준다. 또한 직원이 직접 추천해준다는 느낌에서 신뢰감도 줄 수 있다. 매일유업 맘마밀의 광고는 40초 동안 얼굴이 등장하지 않는다. 손이 이유식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보여주며 이렇게 많은 과정을 거치며 정성이 들어감을 보여줄 뿐이다.
애니메이션 광고는 재미있다. 자동차나 금융 등 잘 모르는 분야의 광고는 일반인이 보면 이해가 어려울 때가 많다. 드라이빙 기능이 어떻고 금리나 금융이 어떤지 이야기를 아무리 설명해도 지식이 있지 않은 이상 짧은 광고 안에서 그 정보를 다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그때 애니메이션 광고는 재미있게 설명하는 수단이 된다. OK저축은행의 광고에는 노후를 위협하는 금융 사신과 경기를 위축시키는 금융 빙(氷) 신이 등장한다. 이들의 등장으로 경기가 위축되고 사람들은 허둥지둥할 때 '읏'맨이 등장한다. OK를 옆으로 눕힌 '읏'맨은 저축의 힘으로 금융 괴물들을 한 방에 물리친다.
현대자동차의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소비자 가전 전시회) 2019 광고에는 민감한 개복치가 등장한다. 민감해서 연애나 업무처럼 일상생활조차 어려운 개복치에게 운전은 위험한 일이다. 운전 중 햇빛과 튀어나온 까마귀를 보고 기절한 개복치는 큰 사고를 당할 것 같지만 자율주행의 힘으로 위기를 넘긴다. 애니메이션을 통해 어려운 기능에 대한 설명 없이 '저축하면 금융위기를 견딜 수 있다', '자율주행은 위기상황 시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다.
애니메이션 캐릭터는 구설수에 휘말릴 일이 없다. 유명인이 지자체 광고나 기업 광고를 했다가 구설수에 휘말린 사례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송혜교는 2009년 모범납세자상을 받았다가 이후 3년 간 탈루한 의혹을 받았다. 고영욱은 2012년 인도 어린이 바나나 합창단의 홍보대사로 위촉됐으나 2013년 미성년자 성폭행 및 강제 추행 혐의를 받아 징역 2년 6일과 전자팔찌 3년 부착 판결을 받은 바 있다.
크리에이터나 방송인도 논란에 휩싸이면 광고나 프로그램에 차질이 생기곤 한다. KT는 400만 유튜버 보겸(당시 300만)과 함께 10 GIGA 인터넷 광고를 찍었다가 데이트 폭력 논란이 일자 삭제했다. KT 위즈는 2018년, 보겸을 초청하여 시구를 할 예정이었는데 논란이 일자 시구 또한 취소했다. 방송인 김민아는 7월 2일 중학교 남학생에게 한 발언이 성희롱 논란이 되자 유튜브 왜냐맨과 라이엇 게임즈 LCK서머 분석에서 하차했다. 몇 방송은 촬영분이 폐기됐고 출연을 이어가는 방송에도 하차하라는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애니메이션 캐릭터라면 발언이나 행동이 문제가 될 일은 없을 것이다.
한국에는 기억에 남는 애니메이션 광고가 손에 꼽지만 해외에서는 이러한 광고가 꽤 보인다. 앞서 소개한 현대차도 국제적 행사인 CES 2019에서 캐릭터를 활용한 광고를 선보였다.
명상 앱 헤드스페이스는 명상이 스트레스를 낮추고 집중력을 높임을 하루 일과를 보내는 캐릭터를 통해 보여준다. 구글은 구글맵과 연동하여 태양광으로 전기 절약 추정치를 볼 수 있음을 애니메이션으로 설명했다. 윔블던은 윔블던의 역사와 테니스의 역동성을 애니메이션에 담았다. 게토레이는 심지어 7분짜리다. 우사인 볼트의 이야기를 보여주어 선수에 대한 존경심을 표하면서 브랜드 가치를 높였다. 제품 이미지가 광고에 직접 들어가지는 않았어도 이 광고들은 브랜드의 홍보효과를 가져왔다.
옆 나라 일본은 어떨까. 애니메이션 강국이라는 이름답게 일본은 애니메이션 광고도 남다르다. 2018년 11월, 롯데의 70주년을 맞아 만든 3분짜리 애니메이션에는 곳곳에 롯데의 제품이 등장한다. 우리에게 익숙한 가나, 크런키, 자일리톨이 보이고 롯데의 로고도 계속해서 나온다. 뻔한 광고가 아닐까 싶지만 이 광고는 '소녀에게 가나초콜릿으로 마음을 전하려는 소년'이라는 스토리와 일본의 유명 밴드 'Bump of chicken'과의 협업으로 1800만 조회수를 기록했다.
일본의 식품회사 닛신은 만화 원작 <원피스>를 사용했다. 원피스는 단일 작가가 만든 시리즈증 가장 많이 발행된 만화로 2015년 기네스북에 올랐다. 2016년에는 전 세계 누적 발행 부수 3억 8000만 부를 넘었으며 96권 발행에는 4억 7000만 부를 돌파했다. 이 광고는 현대를 살아가는 주인공을 소재로 한다. 게다가 애니메이션 성우와 같은 성우를 기용하고, 만화의 한 장면을 오마주 하여 많은 팬들의 감탄을 이끌어냈다. 이 영상은 트위터에서 15만 건의 좋아요를 받았고 6.7만 번 공유됐다.
한국에서도 화제가 됐던 몇몇 애니메이션 광고가 있다. 2016년에는 동서식품의 '맑은 티엔'이 있었다. 이 광고는 우연히 만난 남녀가 사랑에 빠진다는 내용의 애니메이션이다. 회사 제품인 맑은 티엔이 계속해서 나오지만 시청자들은 반발하지 않았다. 오히려 시리즈는 1400만 조회수를 기록했고 소비자들도 '찾아와서 보게 만든다' '한국 역시 애니메이션 잘 만든다' '이제부터 맑은 티엔 만 마신다' 등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웅진식품은 2017 '하늘보리'에서 나무늘보의 이미지를 따온 캐릭터를 만들었다. 하늘보리를 마시고 느긋하고 여유롭게 살자는 내용의 광고 시리즈는 850만 조회수를 기록했다.
잘 만든 애니메이션 광고와 유명인이 등장한 광고를 제시하며 마무리하겠다. 요즘 게임 광고는 그래픽이나 내용보다는 유명인을 내세운 광고가 많아지면서 "광고만 봐서는 어떤 게임 인지도 모르겠다"는 의견이 많았다.
2019년 공개된 넥슨의 트라하 광고가 그랬다. 토르로 이름이 알려진 크리스 햄스워스를 출연시켰지만 게임에 대한 내용이 하나도 없었다. 소비자들도 배우가 바뀌었을 뿐이지 흔한 광고랑 다를 게 없다는 반응이었다.
반면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던 애니메이션 광고도 있었다. 클래시 로열은 아기자기한 캐릭터로 게임 속 장면을 재현했고, 붕괴와 에픽 세븐은 게임 속 스토리를 애니메이션으로 표현했다. 소비자들은 애니메이션을 통해 게임의 스토리와 특징을 예상하기에 좋은 반응을 얻었다.
또한 크리에이터 장삐쭈의 플레이스테이션 광고처럼 완전히 재미에 치중한 광고도 있었다. 눈치 보며 게임을 사는 남편과 이에 동조하는 남자들에게 많은 사람들이 웃고 공감하여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광고인지 몰랐다는 반응도 많았다. 실제로 장삐쭈 채널은 영상 4~6개 당 1개의 광고가 업로드되는데도 사람들은 광고라고 욕하지 않는다. 조회수 상위 8개 영상 중 3개가 광고영상이기도 하다.(SNL,콜롬비아나, 플레이스테이션)
<출처 각 사 유튜브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