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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안 Feb 01. 2022

레어 아이템 판독기

쇼핑을 하다가

패션디자인을 하는 친구가 있어 이야기를 나누다 패션에 조금 관심을 가지게 됐다. 옷 잘 입는 걸 넘어서 브랜드에 대한 디깅이나, 빈티지 아이템, 옷 생산에 대한 내용도 유튜브나 책으로 공부하고 있다. 그러다 떠오른 아이디어.

무신사는 이미 매출 2조 원을 넘겼고, 이 외에도 29CM OCO 지그재그 브랜디 하이버 등 온라인 쇼핑몰은 엄청나게 늘고 있는데 이런 거를 볼 때마다 웃긴 짤이 생각난다. 가을이면 트렌치코트를 입고, 뉴발란스와 나이키 범고래를 신은, 봄이면 청자켓을 입은, 파타고니아 반팔을 입은, 노스페이스 패딩을 수백 명이 입은 그런 사진들. 이 플랫폼들의 매출이 늘수록 사람들은 비슷한 곳에서 옷을 산다는 건데 다들 그 짤들이 생각나지 않는 걸까?

숏 패딩이 어쩌고 개파카가 어쩌고 다들 알고 있으면서도 말이다.


AMI, APC에코백, 메종 키츠네, 꼼 데 가르송 플레이의 하트 등 사람들은 튀지 않으면서도 가격을 드러내고 싶어 하고, 적당히 패션에 관심을 가지는 티만 내고 싶어 한다. 사실 뭐 거적때기를 입고 돌아다니지 않는 이상 무슨 옷과 아이템을 하든 상관이 있겠는가. 그냥 옷을 조금 좋아하게 되면서 로고가 드러나는 옷을 입는 게 옷 입는 재미는 아니라고 생각했을 뿐이다.

일본 친구들이랑 이야기하며 느낀 건 일본 사람들은 개성 있게 못 입거나 개성 있게 잘 입는다는 거고, 한국사람들은 대체적으로는 깔끔하게 입지만 개성 있는 사람은 드물다는 거였다. 그래서 그 영향인지 괜한 반골 성향인지 무신사에서 옷을 보다가도 후기가 몇십 개를 넘어가면 그 아이템은 패스하는데 후기만 몇십 명이 적은 거면 그 아이템은 이미 몇 천명이 구매한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직 덜 큰 브랜드들 아이템을 사거나, 직구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하루는 외국 하이엔드 브랜드의 코트가 역시즌으로 80% 가까이 세일가로 올라와서 미친 듯이 고민했다.

평소 코트 가격의 3배는 되지만 디자인이 나름 유니크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2~3일 정도 구글링 하고 인스타그램에서 비슷한 옷을 찾았는데 아무도 없었다. 어느 순간 안심되기까지 했다. 이 옷은 한국에서는 평생 안 겹치겠구나.

 

나랑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이 꽤 있을 거다. 패션을 좋아하면서 개성 있는 아이템을 사고 싶어 하고 그러면서 너무 답하게 튀지는 않는 그런 브랜드와 아이템을 사고 싶어 하는 애매한 욕구.


레어템 판독기

총 판매량 및 한국에서의 판매현황.

인스타그램 같은 sns에서의 언급, 게시물 양.

패션 커뮤니티에서의 언급랑


같은 걸 분석하고 전달하는 거다.


학교로 차로 남들과 구분 짓는 게 너무 익숙한 사회인데 남과 다른 옷을 입었다는 뿌듯함도 있지 않을까.


아마 상류층에서는 보장되는 브랜드들만 입기에 통하지는 않을지도 모른다. 조금 관심 있는 사람들은 어느 순간 남들과 다른 아이템을 사는데 꽤 많은 시간을 소비하기에 그 시간을 많이 줄여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예를 들어서 지금은 유행이 지난 베트멍, 발렌시아가 등 하이엔드 스트릿브랜드들의 언급량은 3~4년전보다 많이 줄었을 거다. 발렌시아가의 자켓을 검색 후 전체 웹에서의 검색량 및 커뮤니티 언급량을 보여주면 어느 정도 사람들이 안 입는지 알 수 있지 않을까. 패션커뮤니티들에서의 언급량을 계산하면 패션커뮤니티들의 광고도 받을 수 있을 것 같고. 예전에 올린 hao라는 유튜버처럼 패션이 아니라 쇼핑 싸게 사는 방법 사이즈 계산등도 해주면 꽤 괜찮은 아이디어가 될 것 같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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