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채가 줄어든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2020년부터 말이 나왔고 이제는 현실입니다. 이유는 다양한데요,
(1) 성장 둔화
2004년부터 2010년까지는 보통 경제성장률이 3~5%였습니다. (출처1) (출처2)
2011년부터 2024년까지는 보통 경제성장률이 0~2%입니다.
2008년 경제위기나 코로나, 코로나 다음해 등을 제외했습니다.
대한민국은 이제 안정기에 접어들었습니다. 기업들도 폭풍성장할 일이 없으니, 폭풍으로 인재를 모을 필요가 없습니다.
(2) 서비스업 위주 발달
네카라쿠배당토. 유명한 말이죠. 잘 나가고 폭풍성장한 기업 특징은 개발이나 서비스 위주로 굴러간다는 겁니다. 기존 대기업들처럼 제조, 화학, 점포 위주가 아닙니다. 은행의 점포는 지난 4년 동안 20%나 줄을 정도입니다.
토스와 전통 은행 중 한 곳인 국민은행을 비교해볼까요. 2024년 사람인 기준 토스의 채용인원 530명, 국민은행은 15,000명입니다. 물론 사이즈 차이가 있긴 하지만 30배 정도는 아닐 겁니다.
스타트업, 개발로 혁신되는 일들은 필연적으로 채용인원의 축소를 가져옵니다.
(3) 스타트업 거품 터지는 중
백억단위 투자를 받았던 곳이 망해가는 사례도 많습니다. 고작 1~2년만입니다. 스타트업 전문 아티클을 쓰는 <아웃스탠딩>에서 2019년 대표 스타트업, 2020년 대표 스타트업을 검색해보세요. 지금까지 살아있는 곳이 30%도 안 됩니다. 여기서 살아남았다는 것은 적당항 우상향을 의미합니다. 하향이나 유지 정도는 제외하구요. 이걸 포함하면 절반 정도입니다. 예창, 초창, 청창사 등에 합격한 기업들도 1년 후 평가회 같은 곳에 오는 경우는 30%가 될까말까입니다. 1억 가까이를 받았는데 그 짧은 기간마저도 이겨내지 못하는 겁니다.
(4) 회사는 3수생과의 싸움
3월 모평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던 저는 중경외시 이상을 노리고 공부했습니다. 그런데 6월 모평을 보고 현실을 알게 됐죠. 3평은 고3끼리의 경쟁이라면, 6평 9평은 의치한을 노리고 온 재수생 삼수생 회사에 불만있던 서연고서성한중경외시 생들과 함께 경쟁하는 거였습니다. 회사도 마찬가지입니다.
대외활동, 기자단 같은 일들은 2,3학년끼리의 대결입니다. 회사는 3,4학년, 취준1~2년차, 경력1~3년차들과 경쟁합니다. 물론 어린 신입을 뽑아 기르자는 곳도 있습니다만, 위에서 읽고오셨듯 그런 시대는 지났습니다. 많이 없어졌다는 겁니다. 이유는 아래 GPT의 발달에서 다시 설명드리겠습니다.
(1) GPT의 발달
예전에는 잡일이라도 할 사람을 뽑아 두곤 했습니다. 경제는 성장했고, 회사에 적응하는 사람이 필요했죠. 공채 시절 적용됐던 법칙입니다. 이제는 다릅니다.
일단 기업이 성장하지 않게 됐습니다. 그리고, 잡일은 AI로 충분히 가능해졌죠. 예를 들면, 저는 코인의 노드를 돌릴 줄 압니다. 코드가 몇천줄은 필요한 노드 설치 과정도, GPT에게 물어보면 20분이면 끝납니다. GPT에게 물어볼 줄 몰랐을 때는, 블로거나 미국 커뮤니티인 레딧에까지 가서 물어보곤 했습니다. 일주일이 넘도록 해결하지 못할 때도 있었죠. 인스타그램, 구글 출신 천재 개발자들이 만든 결과물을 실행하는데 별다른 학습없이 “해줘”로 가능하게 된 겁니다. 이미지 생성? 예전에는 카드뉴스 하나를 위해 디자이너를 두는 곳도 있었습니다. 이제는 그렇게까지 하는 곳이 없죠. 미리캔버스 등 툴도 있고 AI 이미지생성은 5초면 되거든요.
또 예를 들면, 엑셀이나 스프레드시트를 다루는 게 그렇게 능숙한 편은 아닌데요. 이것도 "어떤 형태의 데이터를 만들 건데, 각 항의 분류방법이나 적합한 수식을 알려줘"라고 하면 다 알려줍니다. 이전에는 이 문서작성 능력을 검증하기 위해 컴활능력을 따야 하나 말아야 하나 이야기하고 있었죠. 4년도 안 된 일입니다.
웬만한 잡일은 한 사람이서 감당 가능하게 됐습니다.
(1) 툴의 발달
HR 인사도 발달했습니다. 평가나, 채용, 성과 관리 등을 위해서는 많은 지식과 인원이 필요했습니다. 이제는 슬랙, 노션, 피그마를 쓰는 것처럼 인사쪽에서도 툴(SAAS)이 생기고 있습니다. 채용, 성과관리, 총무 등 한 명씩은 필요했던 인원들이 한 두명이서 여러 툴을 쓰는 것으로 대체됐습니다. 효율이나 효과는 더 좋아졌죠. 효율이나 효과가 좋아진 만큼, 인원들도 더 효율적으로 굴릴 수 있게 됐습니다. 애매한 성과자들, 비적응자들을 쳐내고 확실한 사람들을 채워서 조직은 더 효율적으로 굴러갑니다.
(2) 컬쳐핏 면접(면접 심층)
확실한 사람들을 만나는 방법 중 하나는 면접입니다. 그것도 가치관이 맞는 사람들이죠. 기업은 성장과 희생을 바랍니다. 반대에 있는 키워드는 조용한 퇴사입니다. 이전에는 인적성검사로 사람들을 거르려고 했습니다. 그렇지만 지원자들도 바보가 아니죠. 기업들이 좋아할 법한 선택지를 골랐고 면접에서는 말끔한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하지만 면접은 다릅니다. 정말 마인드 컨트롤이 좋은 사람이 아닌 이상, 퇴사 이유, 이직 이유, 지원 동기 등을 물어보면 약간의 흔들림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구글, 메타 이런 곳의 면접이 3차 4차 5차까지 진행됐었다 합니다. 사실 지금까지가 이상했던 겁니다. 30년 산 가족, 10년 만난 애인도 모르는데 1시간 대화해본 걸로 1년, 10년, 50년 일하는 걸 결정하는 게 말이 되나요. 마치 임원을 뽑듯 직원을 뽑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이제 효율이나 효과의 상향평준화가 이뤄져서 가치관이 정말 잘 맞는 사람들만 뽑고 싶기 때문입니다.
(3) 자체 채용페이지, 채용 브랜딩
기업들도 변하고 있습니다. 자체 채용페이지를 만들고, 공고부터 입사까지의 모든 과정을 신경쓰고 있습니다. 기업들도 까다롭게 뽑기 시작했지만, 괜찮은 사람들이 갈 곳도 많아졌기 떄문입니다. 괜찮은 이들을 붙잡기 위해서는 회사도 지원자들에게 '우리가 이만큼 채용에 신경쓰고 있다'를 어필해야 합니다.
한편 채용 페이지는 회사에 정말 관심있는 사람만 지원하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지금 떠오르는 스타트업들 이름+채용으로 페이지를 검색해보세요. 카카오 채용, 네이버 채용, 컬리 채용, 토스 채용 등.
자소설, 잡플래닛, 원티드에 없는 직무도 많이 나옵니다. 헤드헌팅으로 뽑는 경우도 있겠지만, 우리 회사 채용 페이지를 굳이굳이 검색해서 올 사람만 오라는 겁니다. 높은 허들을 두는 거죠. 애매한 사람들이 잡다한 지원서를 넣어서 인사팀을 헷갈리게 하는 것보다, 적은 지원서를 받더라도 우리 회사에 관심 있는 사람만 넣으라는 겁니다. 이렇게 하면 위에서 언급했던 컬쳐핏에서 꽤 많은 부분을 검증할 수 있죠.
결론을 말하면 더 하드코어해졌습니다. 더 소수정예만 뽑고 있습니다. 인간 중에서 몇몇 인간만 사회적으로 쓸모있다는 걸 체감하게 됩니다. 청년실업이 늘고, 사람들이 정치인들의 기본소득 주장에 열광하는 이유를 알 거 같습니다. GPT의 샘 알트먼이 홍채를 인식한 월드코인이라는 걸 만든 이유를 알 거 같습니다. 이제 툴의 발달과 효능 효율이 끝에 달하면, 인간만의 가치로 남는 게 별로 없거든요.
어려운 시대에 조금 더 힘내는 하루가 되시기를.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