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관 충돌의 시대
말은 정보를 전달하지 않습니다. 당신이 믿는 세계를 보여줄 뿐입니다.
그리고 요즘은 세계관들의 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거 같습니다
1. 며칠 전 도서관에서 한 노숙인 분이 도서관에 들어와
양말을 신었다 벗었다 봉지를 부시럭부시럭 했습니다.
한 시민분이 밖에서 일을 봐달라고 하자, 그 분은 말했죠.
2. "당신 뭐 됩니까" "어디 가나 서러워서 못 살겠네"
3. 죄송하게도 그 말을 듣고, 뭐 되어본 적이 없는 분이구나,
어디 가서도 양말을 신고 벗고 하다가 비슷한 얘기를 들으셨구나.
바로 알았습니다.
4. 말에는 신념과 세계와 가치관이 담겨있습니다.
"좋은 대학 가야 대기업 가나요?"에는 그런 신념이 담겨있습니다.
그리고 그 신념은 반례를 찾으면 바로 깨집니다.
"어떻게 하면 마케팅 잘하나요"에는 마케팅을 잘하는 how가 있다는
신념이 담겨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신념은 반례가 있고, 마음만 먹으면 깰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보통 잘 깨지 않습니다.
5. 정보는 같은데, 누구는 부동산이 오른다고 하고
누구는 부동산이 내린다 합니다.
오른다는 분은 살 거고, 내린다는 분은 안 살 겁니다.
6. 이렇게 생각하면 신념은 말뿐만 아니라 행동에도 드러나는 거 같습니다.
나아가 아이템에도요.
"남자는 경제력, 여자는 외모"로 필터링하는 소개팅앱이 있고
"여자만 먼저 말 걸 수 있는" 소개팅 앱이 있습니다.
"스와이프해 많이 만날 수 있는" 앱도 있고
"한명씩만 만날 수 있는" 앱도 있습니다.
"대화를 먼저 하고 얼굴을 공개하는"앱도 있고
"글쓰기로 서로를 알아보는" 앱도 있습니다.
이 앱들에는 다 나름의 신념이 있는 거 같습니다.
그리고 그 신념에 공감하는 유저들이 사용하고 있죠.
결국, 말은 단순한 표현이 아니라
우리가 어떤 신념을 품고 사는지를 보여줍니다.
그리고 그 신념은 말에서 멈추지 않고
행동, 선택, 나아가 우리가 만드는 제품과 서비스까지 번져나갑니다.
그래서 요즘은 정보의 싸움이 아니라,
세계관의 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시대처럼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