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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dit orozi Apr 17. 2022

초특태고딕 내 사랑

2022. 03. 17


요즘 제 취미는 온라인 서점에서 도서 페이지 보기입니다. 책을 읽자니 아주 조금 더 각을 잡아야 할 것 같고, 아예 안 보자니 양심의 가책이 아주 약간 들었거든요. 도서 페이지를 보고 책 이름과 표지만 대충 스캔하면 마치 그 책을 이미 통독한 것처럼 포장할 수 있습니다. 요새는 봄여름가을겨울 계절별, N만 부별 (출간일 끌올) 리커버가 많아서 표지 보는 맛이 차암 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선호하는 폰트가 생겼습니다. AG 초특태고딕이라는 폰트인데요, 시원시원하니 보기 좋습니다. 홈페이지 설명에 따르면 "〈초특태고딕〉은 한글 디자이너 최정호가 만든 돋보임용 민부리 글자 원도로, … 〈AG 초특태고딕〉은 … 원도에서 볼 수 있는 과감한 굵기 보정, 인쇄 여분띠 현상, 섬세한 공간 분배를 살렸다."라고 합니다. 대충 근-본이라는 뜻이죠. 굵덕인 제 취향에 딱입니다.


굵은 폰트 특성상 크게 쓸수록 이쁩니다. 특유의 근본 가득한 굵직함 덕분인지 메시지가 강렬한 사회과학 분야에서 크게 크게 때려 박는 식으로 주로 사용되지만(단행본보다 전시회 포스터 등에서 자주 쓰는 것도 같습니다), 조금 작게 들어가더라도 충분히 이뻐 보입니다. 요샌 둥켈산스에 밀려 베스트셀러에서 잘 안 보이는 것 같지만, 전 그래도 요게 더 좋습니다. 그게 바로 갬성 아닐까요? (뱀꼬리를 달자면 '로또 1등 당첨되면 플렉스 할 아이템' 목록 3위에 있기도 합니다. 에라 모르겠다 하고 사기엔 쓸 일이 별로 없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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