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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Victor navorski Mar 05. 2020

내 마음 속 따뜻함이 솟아나 눈물이 차오를 만큼

영화 <작은아씨들>


완벽한 엔딩이다.

어느하나 부족하지 않은 완벽한 엔딩이었다.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시간 자리에 앉아 중얼거렸다.



영화관을 나오며 집에가는 길, 전철을 타자마자 쓰고 싶은 말이 한가득이다. 이토록 멋진 엔딩을 보여줄 수 있다니. 아직 <레이디 버드>는 보는 용기를 내진 못했지만 그레타 거윅에게 경의를 표하고 싶어진다.


봉준호 감독은 오스타 감독상 수상소감으로 스콜세지의 말을 인용했다.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 그레타거윅은 가장 개인적 것을 제대로 보여주는 감독이다. 그녀가 감독이 되어 작품을 만들며 스콜세지가 말했던 ‘개인’에 여성이 차지하는 파이가 더 커졌다고 생각한다. <메기스 플랜>, <레이디버드> 그리고 <작은아씨들>까지 나의 개인적인 치부와 자랑, 지부심, 사랑, 우정 적어내려가기에는 많은 프라이버시를 스크린에서 마주했다. 그것도 서양인에게서. 그녀가 마주하게 해주었다.


작은 아씨들은 누구하나 혼자 나아가지 않았고, 모두가 서로의 도움을 받아 나아갔다. 특히 재능과 천재성, 돈과 권력, 명예와 같이 특출난 아무나 쉽게 갖고 태어나거나 또 죽을 때까지 얻지 못하는 것들만이 이들을 해피 엔딩으로 이끌지 않았다. 동료의 지지와 응원이 이들을 이끌었고, 끝에 다달았다. 특출나고 위대하다 여겨지지 않았지만, 사실은 정말이지 누구나 쉽게 가질 수 없는, 그러나 노력하면 모두가 가질 수 있는 바로 그것 동료 말이다.


주어진 상황이 여의치 않더라도, 정확히 자신을 보고, 이를 숨기지 않는다. 그렇게 바닥을 딛고 해낸 선택을 서로가 충분히 존중해준다. 조는 결혼과 가정이 꿈인 메그를 이해하지 못하지만 그녀의 선택을 존중해준다. 그리고 시간이지나 자신이 쓰고 있는 이야기가 너무 사소한 이야기가 아닐지고민하는 조에게, 에이미는 '이야기의 가치는 정해져 있지 않고, 조가 쓰는 이야기는 나에게는 가치있다'라고 자신있게 말해준다. 4명의 자매들 그리고 로라 던이 연기한 엄마와 한나까지 6명은 서로의 선택에 존중하고 지지하는 법을 보여준다.


툭출난 어떤이의 성공담이 담딘 해피엔딩 영화를 본 적이 많다. 영화를 보는 그 시간동안 그 캐릭터에 집중 했을 때, 그들과 같은 엄청난 희열을 느낀다. 하지만 영화를 보는 그 시간이 지나면, 서서히 평범한 나는 갖지 못할 그들의 특출남에, 어딘가 아쉬운 마음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아쉬운 마음은 점차 박탈감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그래서 더욱 <작은아씨들>은 나에게 완벽한 엔딩이었다. 어느 영화제에서 진행된, 유튜브에 떠다니는 영상 속 그레타 거윅의 말이 떠올랐다. 이 이야기가 지금 이 시점에 영화로 나와야 했던 이유가 있나요? 라는 진행자의 질문에 그녀는 당당하게 되물었다. Did you see the movie?


영화를 본 지금 나에게 만큼은 이 영화가 지금의 나에게 보여져야 했던(그렇기 위해서는 그레타 거윅이 만들어야 했겠지) 이유는 충분히 알 것만 같다. 영화를 본 나는, 지금 이 시점에 이 이야기가 영화로 만들어졌어야 하는 이유가 충분하다. 행복해지고 싶어졌고, 행복하게 해주고 싶어졌기 때문에.


메그, 조, 베스,에이미가 행복하고 싶어하며, 행복하려 고민하고, 그래서 행복해질 때. 그 과정 속 그들의 경험, 감정에 공감하면서 나도 그들과 같이 행복해하고, 행복하려 고민하고, 또 행복해질 것만 같다. 영화가 끝나고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기대감만이 커진다. “나도..! “


그리고 또 하나. 서로를 지지하던 4명의 자매처럼 더 행복한 나 그리고 너를 만들고 싶은 용기가 내 마음을 따뜻하게 만든다. 나도 그들처럼 행복해지고 싶은 마음을 넘어, 너를 행복하게 해주는 지지자가 되길 바란다. 누군가의 동료가 되고자하는 용기가 솓아난다.


두 마음이, 내 마음에 솓아나 따뜻함으로 눈물이 차오를 만큼.


그 뜨거울 정도로 따뜻한 감정이 가슴에 차오르며 영화가 끝이났다.

완벽한 엔딩이었다. 영화도, 오랜만에 영화를 보러갔던 나의 하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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