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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A Mar 13. 2024

밥, 일, 꿈

밥, 일, 꿈에 대한 이야기

오랜만에 경영서 중에 읽을만하다고 생각한 책을 만났다.

회사에서 팀장이 된 후에 수요 없는 책공급이 꽤나 많고

반골 기질이 있는 내겐 그다지 와닿지 않는 공자님 말씀이 많았던 터라 표지부터 빨간 이 책이 마음에 들었다. 내일신문 창립자이자 망해가던 YTN을 살려내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간 장명국이라는 분의 실제 경험에서 비롯된 이야기, 그리고 메이저였다면 택하지 않았을 길을 갔던 비주류 경영인의 이야기라 특히 설득력이 있었다.

오래된, 그래서 안정적인 회사에 다니다 보면 암묵적인 룰이 있고 그 룰에 벗어나 보이는 것들은 일단 무시하고 보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그런 회사일수록 본질이 아닌 것에 집착하게 되고 더뎌진 성장판은 영영 닫히게 되게 마련이다.

치열한 것보다는 사이좋은 것을 택하고 추진력보다는 관성이 지배하는 세계에서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이란 적당한 속도를 유지하며 앞서지도 뒤서지도 않는 것.

그 속도가 습관이 되면 그게 실력이 되고 가속해야 하는 순간에 퍼져버린다. 혀를 끌끌 차면서도 그 세계에서 걷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이 책을 읽으며 부끄럽기도 부럽기도 한 기분이었다.

내 일이 걱정이고, 회사를 걱정하는 내가 걱정이고, 회사를 애정하는 나의 미래가 또 걱정인, 회사와 애증의 관계에 있는 분들은 일독하시라. 잠깐이나마 각성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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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P

우리는 마케팅을 제1로 삼았습니다. R&D 등 제조분야를 제2로 삼았습니다.

관리부서는 제3으로 삼았습니다. 관리문제는 초기에는 중요합니다. 그러나 관리를

제1로 삼으면 성장에서 뒤처지고 경쟁에서 탈락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마케팅을 제1로 삼고 거기에 사장 등 경영진과 우수인력을 많이 배치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것이 저의 경험입니다.

74P 나의 일을 해야 내일이 있다.

나는 '지난날의 사농공상 사고에서 시장경제에서는 상이 가장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한국사회에서 영업직은 상이고 을이다.

항상 천대 멸시받았다. 누구나 자신의 직장이 망해 없어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그러려면 현재 누구나 하기 싫어하는 영업을 앞장서해야 한다.

상과 을을 기꺼이 하겠다는 마음이 들 때 '많이 벌고'가 달성된다. 벌이에 나가는 것은

바로 사람을 만나러 나가는 것이다.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는가를 사무실에 앉아서는

알 수가 없다.

벌어본 사람만이 팔리는 물건을 만들려고 한다. 벌어본 사람만이 절약할 수 있다.

81P

언론사는 공공성과 상업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함께 추구해야 하는데 언론사의

대의는 공공성이지만 언론기업이 상업성을 통해 유지되지 않으면 공공성도 훼손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구성원 모두가 공유하기 시작했다. 적자가 나고 빚이 많으면

공공성을 세울 수 없다. 상업성은 단기적인 목표인 반면 공공성은 기본적이고 장기적인

방향이다.

172P 낙하산 인사는 공수특전단이다.

평가에 따라 이듬해에 상반기 보너스를 차등 지급했다. 노조가 강한 사업장에서 보너스를

차등지급하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차등을 어떻게 설명할까.

차별은 나쁘지만 차이를 인정하는 조직이 경쟁력 있는 조직이 된다는데 구성원들이 동의했다.

획일과 평등은 다른 것이다. 획일은 하향 평준화이다. 그러나 평등은 차이를 인정하는

내용이 풍부한 하나로 나아가게 된다.

177P

을의 입장에서 높은 사람부터 만나면 될 것도 안된다는 나의 경험 원칙이 있었다.

물론 높은 사람이 반대하면 안 된다. 그러나 높은 사람이 하라 하더라도 아랫사람이 틀면

되는 일이 없다. 아랫사람은 안 된다고 말하지 않는다. 계속 연기될 뿐이다. 국장

차관보 차관 장관 이렇게 순차적으로 만나니 일이 풀렸다.

260P 4차원 사고로의 전환

나는 인류의 인식이 한 차원 높아질 때마다 그 전환의 원천에는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가 있음을 보았다. 지배적 이데올로기로 굳어진 기존의 사고틀을 깨고 새로운

시대의 변화를 받아들인다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인류 역사는 이러한 전환을 과감히 받아들인 사람과 집단만이 생존 발전해 왔음을

보여준다. 특히 약하고 작은 집단에게는 더욱 그러한 용기가 필수적이다. 외형적인 강함만

믿고 혁신이 불필요하다고 생각하여 변화를 꾀하지 않는 조직이나 외형적인 약함을 핑계로

숙명론과 패배주의에 빠져 변화를 꾀하려 하지 않는 조직은 새로운 생각으로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어낸 조직을 당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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