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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묘연한삶 Nov 04. 2022

성공은 엄마의 의무다

10배의 법칙


최근에 계속 가보고 싶었던 밑미홈의 '감정의 방'에 혼자 다녀올 기회가 있었다. 45분이라는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 동안 나의 감정을 들여다보는 공간이었다. 따스한 조명, 잔잔한 음악, 공간을 메우는 좋은 향의 차 한잔과 읽을거리들. 몸도 마음도 지친 워킹맘들에게 꼭 필요하고 느꼈던 모든 것들이 갖추어져 있는 꿈의 '19호실'이었다.


스스로의 감정과 생각,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을 정리하고 싶어 퇴사라는 카드를 무기로 만들어낸 3주라는 귀한 휴가 기간. 스르르 모래처럼 사라진 휴가 첫 주 목요일 평일 낮, 앞에 놓인 단순하지만 색깔별로 묶인 감정카드들은 마치 무슨 말을 들어도 다 맞는 것처럼 들리는 타로카드의 해설처럼 내 감정과 생각의 이정표 역할을 하기에 충분했다.




“오늘 당신의 감정은 무엇인가요?”

제일 먼저 선택한 카드는 ‘간절해’ ‘편안해’였다.

그리고 이어진 나의 감정들이 줄줄이 뽑아져 나왔다.


[신뢰]

- 존중받는 기분이야

- 자신감이 넘쳐


[기쁨]

- 편안해

- 열정적이야


[기대]

- 기대돼

- 자랑스러워

- 간절해


내 마음속 긍정적인 감정 단어들

그 속 내면에 깔린 초조해. 불안해라는 감정


그리고 거기에 이어진 나를 향한 ‘질문카드’

- 이 감정을 마주할 때, 내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요?

정서적인 것 : 시간, 여유, 언제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

물질적인 것 : 돈. 여유로울 수 있는 서브 자금



- 이 감정을 마주할 때, 내게 가장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 이 감정과 함께 떠오르는 생각이 있다면 무엇 잇가요? 혹은 어떤 생각을 할 때 이 감정이 느껴지나요?


감정은 생각과 연결된다. 나의 간절함은 '자유' 그리고 '돈' '성공'에 대한 나의 생각의 변화와 이어져 있다.





사회에 첫 발을 내딛은 지 얼마 안 된, 모아둔 돈 하나 없는 27살에 소중한 선물이 생겼고 결혼을 했다. 남편은 나름 ‘사’ 자 자격증을 따 보겠다며 결혼 후에도 2년간 소득 하나 없이 공부를 했고, 그 기간 동안 나는 기초생활수급자 수당을 받고 24시간 365일 독박 육아를 하며 수당 외 돈을 벌기 위해 아이를 데리고 회사에 나가 일을 했다. 단 1시간의 틈도 쉽게 주어지지 않든 퍽퍽한 삶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결혼을 해서 셋이 된 시점에 나는 인생에서 가장 지독한 외로움을 겪었다. 참 우스운 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번도 나는 '돈이 없음’이 내 불행의 원인이라 생각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후 처음으로 창업에 도전하려 사람들 앞에서 피칭을 하는 자리에서도 나는 끝내 심사역들을 설득할 수 없었다. 그때까지도 돈에 욕심이 없었기에 비즈니스의 수익구조를 어필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때의 창업은 그저 내 꿈 실현의 도구일 뿐이었다.


6년간 급격한 인생의 롤러코스터를 겪으면서도 끝내 일을 놓지는 않았다. 일은 나에게 단순한 일, 그 이상의 의미였다. 운이 좋았던 건지 나빴던 건지 첫 직장부터 사수 한 번 없었던 나는 모든 일을 어떻게든 주도적으로 해내고 마는 사람이 되었고, 많은 결핍(시간과 공간, 그리고 경제적 자유에 대한 강한 갈증)들의 그라운드 위에, 성공에 대한 욕망은 내가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커져 있었다.


[10배의 법칙]을 읽고 들었던 생각은, 내가 그토록 남들이 이해하지 못할 정도로 (돈이 되지 않은 일들에) 바쁘게 움직였던 시간들이 틀리지 않았다는 확신이었다. 그 모든 경험과 커뮤니티, 사이드 프로젝트에서 만난 사람을 통한 새로운 통로들이 매년 나를 달라지게 했으니까.


하루 종일 대화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는 옹알이하는 작은 아기와, 대화가 통하지 않은 좁은 세상 속에 살던 나는. 사람들이 계속해서 내 세상의 새로운 문을 열어주는 것에 놀라워하는 현재에 살고 있고, 더 넓어질 내일을 기대하며 오늘도 충실하게 살아내고 있으니까.


나는 나로서, 그리고 엄마로서 성공할 의무가 있다.






사람들은 성공을 이루는 일을 절대적 의무로 생각하지 않는다. 죽기 살기로 덤비지 않고, 꼭 쟁취해야겠다는 생각이 없으며, 굶주린 하이에나처럼 ‘나는 아직 배고프다’는 정신이 없다.


그리고 성공을 이루지 못해 이유에 대한 핑계를 늘어놓느라 남은 인생을 허비한다. 성공을 의무가 아니라 선택이라고 생각할 때 생기는 일이다.


훌륭한 부모가 양육에 대한 의무감을 지니는 것과 같은 식으로 성공의 개념에 접근해야 한다. 훌륭한 부모라면 자녀를 돌보는 데 필요한 모든 일을 기꺼이 할 것이다.


자녀의 의식주를 해결하기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자녀를 위해 싸우고, 자녀를 보호하기 위해서라면 자신의 목숨까지 내놓는다. 성공을 바라보는 자세가 바로 이래야 한다.


- 10배의 법칙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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