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결정을 내린 후 긴 고민이 무색하게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현재 집을 팔고 4번의 답사 끝에 덜컥! 집을 계약했다. 은행 대출에 부족한 돈은 부모님 꺼 차용증을 써서 빌리고 끌고 끌어다 십원까지 탈탈 털었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후회하면서도 그러지 않으려고 노력 중이지만
하루에 한 시간 정도는 후회한다.
사실 거의 대출을 받지 않고 첫 신혼살림을 시작했던 우리는 이자를 내는 것이 이렇게 부담스러운지 몰랐다. 빠듯해진 살림은 우리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았고 종종 큰돈이 나가면서 늘 마이너스가 되어버리고는 한다.
가끔 부모님 집에 갈 때 받아오는 아들 과잣값 오만 원이 그렇게 감사하다.
그리고... 흔히 상투를 잡는다고 말하는 초고점에서 산 우리의 집값은 뚝. 뚝. 뚝. 잘도 떨어지고 있다. 어차피 겨우 한채 있는 거 아이가 클 때까지는 살겠지 하고 산거지만 낮아지는 가격에 내 스트레스는 올라가는 중이다.
참, 경기도에서 서울을 간다고 삶의 질이나 방향이 바뀌는 것도 아니었는데 나는 그냥. '서울 사는 기분' 한번 내보고자 이런 사고를 거하게 낸 것 같다.
나는 내가 허영심이 없는 줄 알았다. 그런데 내심 나도 결혼하고 서울 사는 친구들이 부러웠나 보다. 은근 경기도에 사는 게 밀려난 것 같았나 보다. 누구나 하나씩 있다는 백도 없고 뭐 좋은 차가 없어도 내 처지에 맞게 살면 그만이지 하고 잘 산 것 같은데. 그 억눌렸던 허영심이 집에서 튀어나올 줄이야... 차라리 샤넬백이나 질러버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