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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데아 Jan 31. 2019

결혼하면 어른이 된다는 말
조금씩 이해가 된다

어른이 된다는 건 어렵고 또 어렵네

나 : "아니, 남편. 내가 왜 그걸 해야 되는지 모르겠어."


남편 : "여보님, 왜 내 말을 이해 못해? 진짜 답답하다."


같은 공간에서 서로의 눈을 바라보면서 전혀 다른 얘기를 할 때는 정말 가슴이 꽉 막힐 정도로 답답해진다. 남편이랑 도저히 말이 통하지 않으니, 벽이랑 이야기하는 것 같다.


비슷한 상황에서 싸움이 반복되고 또 화해를 할 때마다 느끼지만 결혼은 너무나 어려운 것 같다.


결혼 생활이 시작되면서 생겨난 모든 것으로부터의 책임감이 생각 이상이다. 부인으로서의 책임, 며느리로서의 책임, 딸로서의 책임, 앞으로 돼야 한다고 듣고 있는 엄마로서의 책임 등등. 내가 하기 싫은 것들을 어떻게든 해내야 하는 상황이 버겁다.


이 책임을 다 하기 위해 나의 무엇인가를 포기하고 양보해줘야 하는 것이 결혼인 것 같다. 항상 나를 중심으로 생각하고 해결해왔던 문제들이 이제는 타인을 중심으로 돌아간다. 여전히 결혼 전의 태도가 배어있기 때문인지 이 상황들이 어렵고 혼란스럽고 많이 싸웠다.


여전히 타인을 위해서 인생의 중요한 부분을 양보한다는 것이 낯설고 어색하다. 그럼에도 계속해서 비워내고 덜어낼 수 있는 건 나와 같은 모습으로 어른이 되고 있는 남편을 보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그리고 이런 남편 덕분에 무겁기만 할 것 같은 결혼 생활이 즐거워진다.


여전히 서툴지만 우리는 서로를 위해 조금씩 덜어내고 양보하면서 예전보다 더 성숙한 인간이 되고 있는 것 같다. 결혼하면 어른이 된다는 말이 이런 거구나를 마음으로 느끼고 있다.


(결혼을 하지 않아도 어른이 되는 건 마찬가지인 것 같은데, 나의 입장에서는 뭐랄까 그 속도가 엄청 빠르게 진행되는 것 같다. 결혼했지만 비혼을 지지하는 사람으로서, 이건 굳이 겪지 않아도 될 과정이니 본인이 원치 않으면 하지 않아도 될 선택이지만, 결혼을 했다면 이 과정이 그리 나쁘기만 한 과정이 아닌 것은 확실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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