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챌린지를 시작하고 처음으로 글을 쓰지 못했다. 2주 동안 잘했는데... 한 번 놓으면 돌이킬 수 없게 될 것 같으니 정신을 바짝 차려야겠다.
드디어 우리나라 넷플릭스에서도 <더 라스트 댄스>가 공개됐다. 5월 11일의 일이다. 원래 첫 공개는 4월 19일이었는데 우리나라에선 영등위에 심의 신청을 늦게 해서 20일 넘게 미뤄졌다. 심지어 한국어 자막은 이미 등록돼 있어서 VPN 우회를 하면 남의 나라 넷플릭스에서는 한국말 자막으로 볼 수 있었다(미리미리 일 좀 하지 뭐하고 있었던 거야 대체). 여기서 한술 더 떠서 5월 11일부터 일주일에 2편씩 올라간단다. 원래 한 주에 두 에피소드씩 공개되는 형식인 건 맞는데 그건 4월 19일에 선공개했을 때 기준 아니냐고. 이미 8화까지 나온 판에... 현기증이 난다.
참고로 미국에선 ESPN을 통해 먼저 방송된 후 7월이 돼서야 넷플릭스에서 공개되는데 다큐멘터리인데도 시청률 대박을 치고 있다. 우리나라를 빼고는 거의 모든 나라의 스포츠가 올 스톱된 지금, 그 공백을 최종 은퇴한지 17년이 된 조던이 메꾸고 있다. 역시 이 양반은 대단해...
<더 라스트 댄스>(The Last Dance)라는 제목은 시카고 불스의 97-98 시즌의 테마인 'Last Dance'에서 따왔다. 해당 시즌 이후 불스는 리빌딩이 확정된 상태였고, 감독인 필 잭슨을 비롯해서 스카티 피펜, 데니스 로드맨 등 왕조를 이끌던 메인 선수들의 불스에서의 마지막 시즌이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인물, 농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인물이자 스포츠 전체를 통틀어도 손에 꼽히는 GOAT(Greatest Of All Time) 마이클 조던의 2차 은퇴 직전 시즌이다. 'Last Dance'는 필 잭슨 감독이 팀의 첫 미팅에서 선수들에게 나눠 준 핸드북의 제목이다.
97-98 시즌 전까지의 정보를 말하면 당시 시카고 불스는 90-91~92-93 시즌까지 3핏(3연속 우승)을 이뤘고 95-96, 96-97 시즌 리핏(2연속 우승)을 이룬 역사상 최고의 팀 중 하나였다. 그러나 선수들은 점점 나이를 먹고 계약이 만료되어 가는 시점에서 팀은 시작부터 삐걱거리는 상태였고 곳곳에서 위기설을 얘기하고 있었다.* (*는 적다보니 너무 길어져서 뒤로 미룬다. 궁금한 사람만 읽으시길)
그리고 이 다큐멘터리는 97-98 시즌의 불스 이야기를 중심으로 마이클 조던의 커리어와 시카고 왕조를 돌아보는 내용이다. 농구 몰라도 조던은 아는 사람이라면 보기를 권한다. 사실 마이클 조던은 커리어 자체가 기가 막힌 스토리텔링을 자랑하는 영화이기도 하다.
1982년 NCAA 결승에서 조던이 결승 버저비터를 넣는 장면. 저때 NCAA는 3점 제도가 없었는데... 번역 좀 잘하자 제발
다만 넷플릭스의 소문난 자막은 역시나다. 자막은 진작에 만들어 놓은 거니까 그동안 검수라도 좀 하지. 농구의 농자도 모르는 사람이 만들었는지 기초적인 것부터도 다 틀린다. DPOY(Defensive Player of the Year, 올해의 수비수 상)를
그 념을 잘 모르고 번역도 있다. 단순히 그해 최고의 수비수로 번역하는 등...(단순히 '최고의 수비수'라는 칭호와 수상자는 개념 자체가 다르니까). 그중 압권은 1982년 NCAA 결승전에서 마이클 조던이 극적인 버저비터를 터뜨린 부분이다. 이때 번역에선 "3점"이라 한다. 근데 그 당시 NCAA에서는 3점 룰이 없었다. 보면 경기장에 3점 라인도 안 그려져 있고 심지어 대충 봐도 3점 라인 바깥이 아닌 미드 레인지 점퍼인데 뭘 보고 "3점"이라고 자신있게 번역한 건지. 자잘한 오류와 인터뷰 대상 정보 번역 생략은 일일이 적기 손 아프다. 그냥 정말 대략적인 내용의 이해를 위해서 자막을 보는 느낌이었다.
이 다큐에선 인터뷰하는 사람을 철저히 해당 시대와 관련한 내용으로만 소개한다. 전 대통령 나부랭이도 예외가 아니다.
*그리고 그 왕조의 중심에는 마이클 조던이 있었다. 불스가 우승 못한 두 시즌 동안 조던은 농구계를 떠나 야구에 도전하고 있었다. 사실상 데뷔 때부터 리그 최고의 선수였던 조던은 MVP, DPOY까지 다 이뤘지만 '배드보이즈' 디트로이트 피스톤스에 번번이 막히며 우승을 하지 못했으나 91년 마침내 피스톤스를 물리치고 난 이후부터는 우승길만 걷게 된다. 승부욕의 화신인 조던은 3핏을 해내며 사실상 농구에서 이룰 수 있는 모든 것을 이뤘고 더 이상 도전할 것이 없는 상태였다. 그러다 아버지가 노상강도를 만나 사망하게 되자 은퇴를 선언하고 아버지가 어린 시절 농구와 함께 권하던 야구 선수로 전향하게 된다. 그러나 성적 부진과 함께 마침 일어난 야구 선수 노조의 파업 때문에 시즌이 연기되자 다시 농구계로 돌아온다.
그러나 대비를 완전히 못한 채 94-95 시즌 막바지에 복귀한 조던은 온전한 컨디션이 아니었고 플레이오프에서도 결정적인 턴오버를 범하며 오랜만에 탈락의 아픔을 겪는다. 사실 말이 쉽지 야구하다가 농구로 종목을 갑자기 바꾸고 바로 옛날 실력이 나오는 건 불가능한 일이다. 특히나 야구와 농구는 전혀 개념이 다른 스포츠가 필요한 근육과 힘도 완전히 다르다. 실제로 시즌이 끝나고 조던은 예전의 몸 상태를 되찾기까지 혹독한 훈련을 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