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17. 이슈
어제 쓴 '코로나19가 이혼율에 영향을 미칠까?'라는 글이 갑자기 조회수가 확 뛰었다. 보니까 다음 모바일 어디에 잠시 걸렸나 보다. 자랑하는 거 아니다. 다행히도 이것 때문에 글 쓸 게 떠올랐기 때문이다.
나는 브런치의 메커니즘을 하나도 모르겠다. 어떤 게 많이 읽히는지에 대해서 말이다. 좋아요는 브런치 회원만 누를 수 있게 해 놔서 그것만으로는 자세한 파악이 어렵고 조회수는 글쓴이만 볼 수 있으니까. 사실 조회수 200이야 뭐 딱히 급증이라 볼 수 없지만 이보다 수치가 큰 경우도 종종 있었다.
그중 조회수 급증의 원인을 그나마 파악할 수 있었던 2년 전쯤 성남시장을 둘러싼 논란으로 영화 <아수라> 리뷰의 조회수가 늘었을 때다. <소공녀> 리뷰 때는 갑자기 조회수 몇 천이 나왔는데 그것도 그만큼 오를 만한 게 아닌 일이었고. 다른 것들은 아예 알고리즘을 파악할 수가 없다.
사실 이슈성 글을 쓰는 걸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써놓고 나중에 진상이 더 밝혀지면 내가 틀린 경우도 있고, 기타 등등의 이유도 있지만 언론사 인턴하면서 실시간 이슈 기사를 하루에도 몇 개씩 지겹도록 썼기 때문이다. 그 과정을 겪다 보면 매일 나오는 새 정보에 내가 이전에 쓴 게 맞지 않을 수도 있다. 그보다도 더 스트레스였던 건 실시간으로 바뀌는 스탠스였다. 이런 입장의 글을 썼는데 이후에는 다른 입장의 글을 써야 하고. 그리고 정말 대부분의 경우 실시간 이슈 중에 사람들의 기억에 남는 건 거의 없다. 그래서 어느 순간 신물이 났다.
또한 6개월 동안 실시간 이슈를 들여다보고 살았지만 어떤 주제가 어떤 시간에 어떤 이유로 화제가 되는지 결국 파악하지 못했다. 코로나19 같은 거는 말고. 갑자기 실검에 빵 나타나고 검색량이 증가하는 대부분의 것들은 '이게 갑자기 왜?'라는 의문만 남긴다. 아, 하나는 깨달았다. 세상엔 정말 다양한 의견이 존재한다는 것. 그리고 그걸 일일이 자세히 살피는 것만큼 쓸모없는 게 없다는 것.
앞서도 말했지만 나는 브런치 조회수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다. 거의 3주간 매일 글을 쓰다시피 했는데 반년에 네 개 썼을 때와 조회수는 별반 차이도 없다. 최근 한 물론 조회수가 많으면 기분이 좋긴 하지. 그런데 갑자기 조회수가 확 늘어나면 살짝 겁나기도 한다. 혹시 문제가 있지 않을까 해서다. 문제는 어떤 식으로든 만들 수 있으니까. 다만 그러면 내가 너무 귀찮아지고 안 그래도 없는 체력을 써야 되니까.
*내 브런치에서 정말 꾸준히 조회수를 확보하는 글은 '쓰다 보니 엄청나게 길어진 <웨스트월드> 시즌 1 리뷰'이다. <웨스트월드>를 보는 사람들이 꾸준히 있나 보다. 그런 김에 <왕좌의 게임> 리뷰나 써볼까 작년에 생각했지만 귀찮아서 안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