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 삶의 현장 실전 편
그 성지가 어디냐, 바로 우리 집이다.
나이가 들고 우리를 포함해서 주변에 친한 지인들이 대부분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다 보니 만나는 사람들이 주로 가족 단위가 되었는데, 지인들의 아이가 아주 어린 시기를 지나 걷고 뛰고 어느 정도 말을 잘하게 되는 나이가 되면 자연스럽게 동물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이윽고 자기 엄마 아빠한테 강아지를 키우자고 조를 정도의 시기가 되면 우리에게 연락이 온다.
"ㅇㅇ아, 너네 집에 놀러 가도 돼? 우리 ㅁㅁ이가 강아지를 너무 좋아해서~~"
그런 경우에 보통 나와 남편은 거절하는 법 없이 아이를 데리고 놀러 오라고 한다. 이걸 계기로 겸사겸사 지인들과 오랜만에 얼굴도 보고 육아 얘기도 나누고 거의 비슷하게 반복되는 일상에서 이런 만남이 특별한 이벤트가 되기도 하니까.
그래서 아이들이 제리를 보기 위해 방문하면 우리가 제공하는 기본적인 액티비티가 있는데 다음과 같다.
1) 냄새 맡으며 강아지와 친해지기
2) 간식 주면서 강아지와 더욱 친해지기
3) 목줄을 채우고 강아지 산책 체험하기
4) 잔디밭에서 공을 던지면서 강아지와 노는 법 체험하기
5) 강아지 안고 기념 촬영하기
보통 우리 집에서 지인들이 짧으면 두 시간, 길면 다섯 시간도 넘게 머무르다 가는데 강아지에 대해 호기심 정도만 있었던 아이들은 저 코스를 밟으면 그다음부터는 강아지 키우자는 소리를 잘 안 하게 된다. 일단 강아지가 자기가 생각한 것처럼 인형 같거나 말을 잘 듣는 물건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우리 집 화장실에 놓여 있는 강아지 패드에 오줌 싼 것을 보거나, 초인종이 울리거나 소음이 들릴 때마다 왈왈왈- 짖어대는 것을 보면 더더욱 그렇다.
반면, 이런 체험을 통해 강아지를 더욱더 좋아하게 되는 케이스가 있다. 이런 아이들은 기운이 보통 센 아이들이 아니며, 앞에 아이들의 경우에는 제리와 몇 시간 정도 시간을 보내면 좀 질려하거나 강아지를 좋아했었어도 집에서 키우는 건 다른 문제라고 깨닫게 되는데, 후자의 경우에는 '할 만 한데?'라는 생각이 드는 건지 자기 집에 돌아가고 나서도 우리 집에 수일 내로 다시 오고 싶다는 의사를 부모에게 적극적으로 전달한다고 한다. 재방문 의사 200%인 것이다.
어쨌든 우리로서는 우리 집에 손님들이 와서 험블이랑 제리랑 놀아 주어서 이득이고, 저들로서는 강아지를 직접 키우지 않고서도 아이들의 니즈를 어느 정도 만족시켜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이득인 셈이라 서로에게 윈윈인 육아 이벤트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