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하지 못한 글이 쌓여간다.
작가의 서랍에 주절주절 그날의 감정을 써내려간 글들이 가득하다.
감정과 생각이 너무 적나라해 누군가에게 공개적으로 보여주기는 부끄럽다.
수정을 거쳐 발행할까 싶다가 나중에 내가 다시 보고싶을 것 같아 고치지 않기로 했다.
그렇게 그대로 저장만 해둔 글이 산더미네.
29.8세 기자이자 꽃집 사장 노윤주는 무엇을 하며 사는가.
최근 큰 일신상의 변화를 겪으면서 슬럼프가 왔다.
감정이 코인 그래프 요동치듯 롤러코스터를 탔다.
신났다가 갑자기 슬펐다가 좋았다가 울었다가 난리도 아니였다.
멘탈이 정상이 아니였는데 일이 잘 될 수가 있나?
자신감도 급락했다. 기자 일을 시작하고 만 4년동안 블록체인 한 분야만 계속 출입했는데,
왜 이제 막 출입하는 사람들보다 아는 게 없을까 왜 이정도 밖에 못할까.
꽃집일도 마찬가지. 동업자인 엄마랑 숨쉬듯이 싸운 것 같다.
나는 나름대로 욕심이 그릉그릉한데, 투잡이다 보니 물리적인 시간이 없고
엄마는 내 욕심을 맞춰주기에는 체력이 안되고.
엄마랑 나는 성격이 똑같아서 서로 한 발씩 양보하고 좋은 말로 대화하는 법을 모른다.
한동안 감정의 동굴에 박혀 있다 나왔다. 추워지니까 정신이 좀 맑아지는 것 같기도.
그런데, 브런치를 너무 개인 블로그처럼 사용하는 게 아닌가 걱정이된다.
다들 테마를 잡아 유용한 글만 연재하던데 이거 뭐 이렇게 일기 써도 되는건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