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907
타이핑 전적이 오래다. 몇 년 만년필을 잡았다. 볼펜을 쥔다. 저항으로 뻑뻑하다. 턱턱 걸린다. 손 글씨는 삐뚤빼뚤하다. 낯설다. 밤잠 쉬이 들지 않는다. 집착하지 않으려 애쓴다. 수면 위생 떨어진다. 하오 늦은 카페인 탓이다. 괜찮은 카페 발굴한 덕이다. 단골 삼을 공간 없었다. 선곡 탁월하다. 며칠 죽치며 작업해도 무난하겠다.
<수국부터 장미까지> 마무리가 아쉽다. 매끄럽고 힘찬 구두점을 찍고 싶다. 무심한 듯 세심하게, 쉬운 일처럼 담담하게. 어렵다. 성급한 완결주의자다. 완벽주의 대척점이다. 대충 마무리한다. 다시 들추기 싫다. 무엇을 어떻게 하고 싶은가. 질문도 답도 불투명하다. 다행인 구석을 찾는다. 진창 구르는 비참은 그친다. 약 공장, 약 자판기, 약싸개 노릇 탈출한 덕이다.
이념은 짐작보다 중요하다. 능력 갖추면 약사 일을 관두고 싶다. 미학 비평이 궁금하다. 관련 서적 읽고 싶다. 내일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광주에 간다. 아주 집중하려, 연락 수단 최소로 한다. 노트와 볼펜을 가방에 담는다. 지금 노트와 베니스 비엔날레를 거닐었다. 처음부터 다시, 그건 언제나 옳은 주문이다.
240303
1. 처음부터 다시, 그건 언제나 옳은 주문이다. - 한강, 작별하지 않는다
2. 무심한 듯 세심하게, 어려운 일도 쉬운 일처럼 담담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