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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호 Aug 07. 2023

고창과 화순에서

현호의 모습 #2


   첫날 우리는 다소 어설픈 준비로 인해 피로가 쌓이기 시작했다. 고창의 고인돌공원은 입구에서부터 고인돌

이 펼쳐져 있는 곳으로 가기까지 꽤 먼 거리에 있었다. 초여름의 날씨, 내리쬐는 태양이 강한 맑은 날씨였다. 정취에 취해서였는지 우리는 수분을 보충할 수 있는 물과 당을 보충할 수 있는 그 어떤 것도 챙기지 않았다. 그럼에도 현호와 나는 고인돌이 즐비한 이곳의 스케일에 젖어 100기 이상의 고인돌을 하나하나 기록했다. 역사 교과서 첫 페이지에 등장했던 고인돌은 그간 실제로 본 적이 없다. 특히, 내가 딛고 있는 이 땅에 이렇게 무수한 고인돌이 자리하고 있다는 것은 무척이나 놀라운 일로 다가왔다. 


 

  오후 5시가 될 무렵 우리는 첫날의 여정을 마치고 고창의 숙소로 이동했다. 고되고 힘든 하루였지만, 식사를 마치고 여독을 푼 뒤 함께 간단히 산책을 했다. 도로와 인도가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고, 과거의 시간을 고스란히 보존해 온 고창읍성을 둘러보면서 처음으로 타지에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의 작업과 전시를 위해 떠난 답사이자 연구 일정이지만, 여정내내 새로운 공기과 환경으로 꾀 오랫동안 살피지 못했던 나를 돌아보고 온전히 재충전하는 시간이 되었다. 


기록하는 사람 _ 박소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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