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리의 모습 #1
2017년 6월 예술공간 의식주는 서교동의 한 주택에서 시작되었다. 함께 운영하는 동료들과 찾게 된 서교동 공간은 외관에서부터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의식주를 소중하게 여기고 찾아주는 많은 관객과 예술가들은 이 공간의 매력을 익숙함이라 말한다. 그래서인지 약 6년 동안의 운영을 마무리하고 안녕을 고하게 된 2023년 1월이 회상되곤 한다.
서교동에서의 마지막 전시, 임하리 작가의 개인전이 있었다. 하리는 이 공간을 전시 공간 이상으로 활용했다. 문을 열고 들어오면 맞이하게 되는 쇼케이스 공간은 그의 작업과정을 고스란히 경험할 수 있는 라이브 페인팅이 진행되고, 한 공간에는 AI 이미지 생성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었다. 그리고 맡은 편 공간은 작가의 작품이 전시되었다. 자동을 만들어지는 디지털 이미지, 그리고 이것을 도안 삼아 재설계되는 페인팅, 그리고 최종 전시장의 모습까지 하리가 이야기하고 강조하는 오늘의 이미지를 공간구성에 따라 발견할 수 있는 전시다.
전시가 진행되었던 약 2주의 시간 동안 그의 모습에서는 웃음기가 가득했다. 육아의 노고와 마음은 잠시 한편에 놓고 작가로서 이야기할 수 있는 그리고 말할 수 있는 것들을 쏟아낸 시간이었을 것이다. 사실, 이 전시 때문만이 아니라, 하리는 항상 웃음이 떠나지 않는 예술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