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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호 Feb 17. 2024

분명한 눈

상덕의 모습 #3


 그는 작업실에서 편안하게 앉아 촬영에 임했다.. 나는 그런 상덕을 흑백으로 담고 싶었다. 누구보다 인자한 육성과 인상을 가진 그의 얼굴에 보다 명확한 형태와 모양을 담고 싶었다. 나는 ‘모습’에서 작가들의 자연스러운 얼굴과 표정이 담기길 바라는 마음으로 촬영에 임한다. 그렇기에 그들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작업실은 최적의 장소이다. 특별하게 오늘의 촬영이 안락하고 자연스러운 이유는 그의 배려와 친절함이 이 공간에 잘 묻어 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물에 비친 다양한 스펙트럼의 색을 빼고 흑백모드로 상덕의 모습을 담았다. 책상에 걸터앉은 자세와 편한 어깨선, 그리고 옅은 미소는 빛을 머금으며 명확한 모양을 드러내고 있었다. 상덕을 생각하면, 배려와 친절함을 먼저 떠올릴 정도로 인자하고 그윽한 표정이 배어있는 사람이다. 하지만, 그의 눈빛과 시선은 분명한 방향과 확신을 가지고 있다. 때로는 오랫동안 한 가지 일을 고수해 온 장인처럼, 때로는 자유로운 의지를 갈망하는 모험가처럼, 때로는 그 누구보다 깊은 내면의 넓이로 담담하고 당당하게 오늘의 시간을 수행하고 있다. 





 지나간 시간보다 작업에 대한 이야기로 상덕과의 시간을 보냈다. 하루가 모자를 만큼 새롭고 다양한 단어와 문장들이 가득한 하루를 보냈다. 지인을 만나면서 이토록 작업에 대한 이야기로 많은 시간을 보낸 것이 꽤나 오랜만이다. 그만큼 그가 만들어낸 신기루, 착시의 풍경과 너머의 장면들이 흥미로웠기 때문일 것이다. 어제보다, 오늘을, 오늘 보다 내일을 이야기할 때 우리는 앞으로 향할 수 있다. 올해 그와 함께 진행하게 될 다양한 이벤트와 프로젝트의 장면이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그가 보여줄 착시와 너머의 공간에 응원을 보내며, 그 어느 때 보다 뚜렷한 노을과 함께 하루가 저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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