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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옷시옷 1화] 스타트업 제발 창업하지 마!

스타트업 스토리텔러

안녕하세요. 시옷시옷 입니다. 이 영예로운 공간에서 제 창업스토리와 앞으로의 여정을 기록하려고 합니다. 



스타트업 단어가 너무 Fancy 하다. 그래서 더 끌린다. 영상 하나 보고 시작하자. 

https://www.youtube.com/watch?v=CJYmu6xmOKk

보는데 꼬 끝이 찡하다. 밑에 댓글은 우주의 흔적을 남긴 위인의 족적을 기리기 보단, 일찍 죽은 이유를 드민다.


영상에서 증언하는 손정의 님의 간증? 이 스티브 잡스의 집념을 잘 드러낸다. 우리는 정녕 저런 집념을 탑재해야 스타트업을 시작해야 할까?


나는 총 3번의 창업을 했고, 1번은 망했고, 또 한 번은 팽 당했고, 지금은 창업 3년 만에 누적 매출 150억 원 법인의 대표다. 야구에서도 3할 타자는 매우 훌륭하다. 대부분의 성공한 사업가는 3번 이상의 창업에서 성공을 맛본다. 


많은 예비창업자, 대표님(이미 창업을 해버리신)들이 물어올 때마다 내 대답은 늘 '그렇다' 다. 그런데 생각보다 주변에 승승장구하시는 대표님들 중에서 그렇게 집념은 없어 보이는 경우가 간혹 있다. 숨겨진 인고의 시간을 얼마나 보내셨는지는 전혀 알 수 없다. 겉으로만 봐서 보이지 않는 게 많지만 그럴 경우가 있다. 


나도 이런 사례에서 헷갈릴 때가 많았다. 최근 인상 깊게 읽은 '행운에 속지 마라 - 나심 탈레브 저'는 투자에 대한 인사이트가 메인이지만 나는 사업도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6268664

참고로 굉장히 재미있으니 꼭 읽어보길 강추.


얼마 전 회사 임원과 대화 중에 이런 말을 했다. 


나 :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면 헬멧 안 쓰고 전쟁터에 나가는 거 아니에요? 데이터가 충분해야 자신 있게 예산 붙여서 밀고 나가지(총알이 쏟아지는 전쟁터에서 총알 빗발을 뚫고 뛰어갈 수 있다는 것을 표현함;;) 적당히! 감으로! 예산을 책정한다면 그 얼마나 프로답지 못한 겁니까!


임원 : 많은 기업들이 모두 과학적으로 예산을 책정하는 게 아니에요. 제가 아는 대표님들 중에는 직감에 의존해서 작은 사업이지만 성공적으로 운영하시는 대표님들이 많습니다. 


나 : 연속적으로 감으로 의사 결정한 케이스와 그렇게 유지되고 있는 케이스 단 한 곳만이라도 가지고 오세요.


내가 매우 꼰데 같다. 집념 이야기하다가 갑자기 근거, 데이터를 이야기했다. 이유는, 잘 못된 집념은 화를 낳는 경우가 정말 많다. 특히 의사결정자가 주위의 말을 전혀 듣지 않는 것만큼 더 무서운 건 근거 없는 의사결정이다. 참모진도 데이터 없이 주장하는 경우는 답 없다. 


다시 돌아와서, 저 정도 집념 없으면 사업하지 말자.

또 데이터 없이 집착할 거면 사업하지 말자. 이건 진짜 금방 돈 까먹는다.


하지만 우리에게 희망적인 건, 고객과 상품에 대한 집착(애착)과 근거, 데이터 가지고 이야기하고 의사 결정하는 습관만 있으면 스타트업 성공신화에 근접할 수 있다는 것.


어차피 저 두 가지가 없다면 창업하고 깨닫는다. 준비를 아무리 많이 했어도 이 소리를 하게 되어있다. 

"내가 준비가 부족했다."


나는 기금에서 주최하는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에 4IR 특별전형에 선정된 적이 있다. 그때 동기가 108개 회사 대표님들이다. 몇 년 안됐지만 그중 30개 정도만 남아있다. 현실이 이렇다.  


드물게 창업 시작부터 투자금을 많이 쌓아두고 시작하는 경우는 굉장히 똑똑하고 부러운 경우다. 그런데 창업 멤버 4명 이상에 기업가치 30억 원 정도 평가받고 SEED투자 10억 받고 시작했다면 그건 부럽지 않은 경우다.(다른 건 몰라도 내 회사라는 마음이 안 든다.)


스티브 잡스의 성공은 집념에 근거한 창조적 사고력이다.(손정의 님은 또 따로 리뷰하겠다)

나심 탈레브에 따르면 성공의 상당 부분은 운이다.(절반만 동의한다)


그렇다. 시장에 근거한 집념이 없다면 사업하지 말아야 한다. 주변 사람 힘들게 한다. 하지만 세상을 바꾸고 싶다는 진짜 이 동기가 있다면 꼭 했으면 좋겠다. 세상이 알아주지 않아도 의미 있는 시간이 된다. 엄청난 돈에 대한 집념으로 시작해도 괜찮다. 하지만 꼭 기억해야 할 것은 사업은 시작과 함께 비용을 지출하는 게임이다. 집념이 없다면 1년~3년 안에 생각보다 많은 돈을 잃고 끝나버리는 게임이 된다. 


마지막으로 내가 좋아하는 사진 공유하고 마치려고 한다.

쿠팡 김범석 의장과 공동창업자 윤선주, 고재우 님이다. 출처 : 아시아경제

가끔 사업이 힘들 때 꺼내보는 사진이다. 위 사진은 2010년대 초 사진인데 사용자 10만 명 정도 됐을 때다. 물론 기자가 일하는 모습 찍겠다는 요청에 어색한 것도 있겠지만, 사업가의 이면, 아무도 주목하지 않은 시절이 잘 묘사돼있다. 사업가에는 필연적이라고 생각한다. 재밌는 사실은 2017년까지만 해도 쿠팡 망한다고 모두가 말했다. 그때의 글들을 찾아보면 아직도 많이 남아있다. 하지만 그들은 망하지 않았고, 뉴욕 증시로 갔다. 이제는 전통 유통 강자 신세계, 롯데보다 큰 회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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