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가 원할 제목을 이따금씩 생각해 보자
책의 제목이 정해지기까지 수많은 후보들이 등장하고 사라졌다가 다시 재치 있게 변형이 되었습니다. 그동안 얼마나 많은 주변인 설문조사와 출판 관계자들과의 상의를 거쳤는지 모릅니다.
출판사의 편집자와 마케터들은 원고의 원형을 한 권의 작품으로 구성하며 어떻게 하면 이 책이 선택을 받을 수 있을지 고민하고 또 고민합니다. 제 책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독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제목이 될 수 있을 때까지 수많은 단어들이 후보가 되어 선택형 보기에 놓였습니다. 수많은 브레인스토밍을 거쳐서 말이죠. 이 과정에선 원작자로서의 욕심과 고집을 내려놓고 유연성을 발휘해 편집자와 마음을 합쳐야 합니다. 그들은 전문가니까요. 그렇게 해서 <지구에서 영어생활자로 살아남는 법>이라는 좋은 제목을 얻게 되었습니다.
책 제목에 대해 수많은 고민을 함께 하며 느낀 점이 한 가지 있습니다. 브런치에 글을 쓸 때 내가 놓친 부분이 있구나. 뭐였을까요? 글을 읽는 독자를 염두에 두지 않고 무조건 쓰고 싶은 글들 위주로 마구 썼다는 사실입니다.
제가 처음 제안했던 제목은 <영어만 잘하면 인생이 풀릴 줄 알았다>였습니다. 하지만 출판사에서 난색을 표했습니다. 문장의 뉘앙스가 부정적이라 의욕 있는 독자들이 선뜻 책을 집지 못할 거라는 설명이었습니다. 자조적이며 왠지 꼬여있고 독자와 거리두기를 하는 이 같은 제목을 붙이려면 이유가 있어야 했죠. 그리하여 저는 출판사의 설득에 곧장 의견을 굽혔습니다. (이후 편집 과정에서 책 속 챕터 제목으로 살렸습니다!)
브런치에 글을 쓰면서 이따금씩 생각해 보십시오. 이 글들을 모두 모아 책을 낸다면 어떤 제목을 붙이게 될까. 근사한 제목을 붙이는 것이 과연 독자와의 접점을 만드는 데에 도움이 될까. 한 번씩은 내가 원하는 것을 접고, 서점의 판매대를 지나치는 독자들이 원할 어휘들은 뭘까 고민해 보십시오. 브런치에 쓰는 글들이 조금 더 구체적이고 확실해집니다.
마침내, 2023년 1월 11일 온라인 서점에 올라온 <지구에서 영어생활자로 살아남는 법>,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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