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저스트 메이크업>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좋아한다.
처음으로 즐겨본 프로그램은 아마 십 년도 훌쩍 거슬러 올라가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K팝 스타>로 기억한다. 이후, 한창 통번역 대학원 입시를 준비할 때는 다니던 입시 학원 강사가 멘털 관리를 위해 서바이벌 경연 프로그램을 적극 추천해 자연스레 애청하게 되었다. 어린 꿈나무들이 무대에서 퍼포먼스를 보인 후 심사위원들로부터 평가받는 모습이 통번역 대학원 입시 준비 과정에서 통역을 하고 (심사위원) 원장님으로부터 통역 퍼포먼스를 평가받는 과정과 몹시 흡사했기 때문이다. 통번역 대학원 입시가 가까워질수록, 무대에 선 참가자들과 함께 긴장하고, 웃고, 울고, 지나치게 과몰입을 하곤 했다.
그 이후로도 아이돌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젝트 101>은 물론이거니와 여성 래퍼들이 경쟁하는 <언프리티 랩스타>, 여성 스트리트 댄서들의 경연 <스트리트 우먼 파이터>, 하이브 엔터테인먼트의 걸그룹 발굴 프로젝트이자 지금의 걸그룹 '아일릿'을 만든 <알유넥스트>과 걸그룹 '이즈나'를 탄생시킨 <아이랜드> 등 새로운 경연 프로그램이 나오는 족족 놓치지 않고 챙겨 봤다.
어린 참가자들의 꿈을 향한 간절함과 열정을 보며, 다시 나의 프리랜서 초기에 내가 가졌던 초심을 떠올리며 힘을 내기도 했다.
그러다 얼마 전에는 어느 OTT 플랫폼에서 방영한 메이크업 서바이벌 <저스트 메이크업>이란 프로그램에 완전히 빠져, 한동안 매주 금요일을 손꼽아 기다리며 한 주를 보냈다.
이 프로그램이 앞에서 말한 다른 서바이벌 프로그램들과 다른 건, 프로와 아마추어가 함께 경쟁한다는 것.
누군가는 전설적인 아티스트에게 대결 신청을 했고, 또 다른 누군가는 유튜브 고인물에서 벗어날 수 있는 새로운 자극을 위해 나왔다고 했다.
거기다 프로그램 진행 MC는 시대와 트렌드를 주도하는 뷰티 아이콘 이효리. 나이에 구애받지 않고 계속 현역으로 활발히 활동한다는 점에서 희망이 되는 존재랄까. 그런 면에서 MC 캐스팅을 참 잘했다고 생각했다.
오랜만에 무언가에 푹 빠져 최종화까지 시청하며 느낀 점은, 프리랜서 시장에서 '나이'나 '경력'은 생각만큼 크게 상관이 없다는 점.
물론, 오랜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짬밥’이나 연륜(?)은 결코 무시할 수 없을 테고, 어느 정도 유리한 점이 있긴 할 것 같다.
하지만 <저스트 메이크업>에서 펼쳐지는 수 차례의 뉴와 올드의 대결에서 경력이 많다고 무조건 이기는 것이 아니었고, 나이가 어리다고 무조건 창의적이거나 신선한 것 또한 아니었다.
열정 또한 나이와 반비례하지 않았다.
우리가 으레 생각하는 것처럼 어리다고 더 열정적인 것도 아니었고, 수십 년 간 업계에 몸담아 온 베테랑도 절대 안주하지 않고 그 누구보다 열정적이고 간절한 모습을 보였다. 이런 모습은 프리랜서로 일한 지 올해로 7년 차인, 약간의 권태감을 느끼고 때론 '꼼수'도 조금 부려 보고 싶은 마음이 드는 내게도 상당한 자극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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